- 6 계략2021년 01월 27일 07시 26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7769bh/56/
둘만의 대담에 다른 자는 끼여들지 않는다, 고 알드윈은 말했었다.
흰 벽의 아름다운 응접실로 이동하니, 정작 알드윈이 말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부터의 일이 아닌 왕국의 역사였다.
"ㅡㅡ에 의해, 우리나라는 전란의 세상을 끝내고 이 대륙을 통일한 것이다."
"과연. 그런 역사가 있었는가. 그래서, 그 후 어떻게 패전한 국가를 통합했는지는 알고 계신지?"
"으, 음.....초대 리페리스 왕구 앙그랄・리페리는 새로운 귀족제도를 만들어, 적이었던 나라의 왕족을 우대한 것이다."
"그렇군. 정말 총명한 왕이었구나."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에스텔드 바로니아의 왕은 깊은 관심을 나타내었고, 오히려 재촉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이 태도에 알드윈은 내심 당황하였다. 카론의 목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자신 쪽에서 카론에게 물어볼 수도 없어서, 알드윈은 이 계책의 성패를 판단할 수 없는 채 시간만 지나갔다.
반면 카론은, 알드윈의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하며 듣고 있었다.
카론 자신은 솔직하게 알드윈과 교우를 깊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제안은 바라던 것이었다.
"초대 국왕은 가열찬 인물이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왕이었던 자들은 납득할 리가 없다. 역시 힘을 쓴 것인가?"
"초대 국왕의 시대에선 결국 보듬어지지 않았다. 결국 귀족은 장식에 불과했고, 실권은 전부 리페리스가 장악해 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2대 국왕인 안즈랄・리페리가ㅡㅡ"
더욱 말하자면, 알드윈은 카론이 알고 싶어했던, 왕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아는 인물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건 아무리 시간을 들인다 해도 배우고 싶은 것이었다.
당황하는 알드윈과 흥미로워 하는 카론.
이 두 사람의 기묘한 모습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마술사에 의해 도청도시를 방해하는 마술장벽이 펼쳐져 있었고, 엄중한 경비체제가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핵심이 되는 응접실의 입구를 지키는 자는 미라와, 고양이귀 여우꼬리의 수인이었다.
"흥흐흐흥~ 흥흥흐흥."
한가함을 달래기 위해 손가락으로 군모를 빙글빙글 돌리며 콧노래를 부르는 에레미야는, 오른쪽의 벽에 등을 기대면서 손만 보고 있었다.
왼쪽에 선 미라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회담의 경호를 진지하게 하면서도, 에레미야를 측량하고 있었다.
"저기~"
에레미야의 발 끝으로 시선을 떨어트렸던 미라가, 소리에 반응하여 바로 고개를 들었다. 에레미야는 군모를 바라보는 채였고, 미라에게 눈길을 주지도 않았다.
"이 다음에 밥 나와~?"
"그래, 재상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흐음~ 맛있는 게 나오려나아."
"아마도."
"우리들의 성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어?"
"......글쎄, 어떨지."
"흐응~"
듣고 싶은 일은 들었다며, 에레미야는 다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저기저기."
".....이번엔 뭐지."
"용자라는 건 더 없어~?"
미라는 조금 생각했다.
그리고, 딱히 상관없다고 판단했다.
"이 나라에 있는 자는 지금 나 뿐이다. 알드윈 왕의 혈연 중에 용자가 있지만, 모두 외국으로 시집갔다."
"음~ 안 돌아와?"
"안 오겠지. '화관' 아르아・세레스타는 성왕국, '작염' 레무리아는 카무히로 갔다. 네놈들 덕에 어디에도 전문을 못 보내는 이상, 어떻게든 해서 눈치채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음~ 우리들 나쁜 짓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그 생각은 마물인 것과 관련은 없다. 카론에 대한 신뢰와도 별개다. 그것이 국가 간의 관계성이라고 미라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그럼, 그 외엔 어떤 용자가 있어?"
"......네놈, 정보수집을 할 셈인가? 꽤 서투른 대화법이구나."
"어? 뭐가?"
무표정인 채 미라는 말문을 잃었다. 마물들은 왜 이렇게 머릿속에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 거냐고.
곧바로 이 고양이여우가 특수한 것 뿐이라고 결론짓고, 다시 생각하고 난 후 입에 담기로 결정했다.
"이걸 말해도 기억하지 못할 것 같으니....."
"지금 뭔가 안 좋은 걸 말하지 않았어?"
"기분 탓이다. 하지만, 그렇군.....나도 전부 잘 아는 건 아니다. 용자 따윈 얼마든지 있다. 그 중에서 특출난 녀석은 셀 수 있을 정도지만."
"흐음.....그 세계와 비슷하구나. 그래서그래서?"
"제국이 제일 용자가 많다. 유명한 자는 '연옥', '마옥', '천옥' 의 삼옥장이다."
"촌스런 이름~"
".........성왕국에는 조금 전에 말했던 '화관' 아르아・세레스타. 그리고 '용포' 프리드. 마술국에는 '폭포' 이산・단하트와 '예검' 에드가・브로이츠. 카무히에는......'작염' 레무리아, '파군' 오우카・토크자, '육부' 쥬자・죠브, '상극' 겐류자이, '앵재' 헤르나스・쇼리, 그리고ㅡㅡ"
"다 기억할 수 없어~. 그리고 카무히 너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잖아. 난 카무히와의 교역에 종사한 일이 몇 번 있어서 전해들은 것 뿐이다. 애초에 외국한테 비장의 수를 드러내는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음~ 뭐, 그럴지도? 하지만, 그런가아. 그렇게나 많구나."
"그만큼, 위대한 용자님이 애낳기에 힘썼다는 말이다."
"흐음~....."
콩콩, 하고. 방의 안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와서 대화가 끊겼다.
미라와 에레미야는 바로 문의 손잡이에 손을 대고 좌우로 천천히 열자, 안에서 양국의 왕이 나란히 나왔다.
"그럼, 알드윈 왕. 다시 나중에."
카론은 기분 좋아보였는지, 알드윈에게 산뜻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고 나서 에레미야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남겨진 미라는 알드윈의 얼굴을 바라보았는데,
"......모르겠군."
그렇게 중얼거리는 모습에, 도대체 방 안에서 뭘 했는지 물어보고 싶어지는 걸 참는 것이었다.
◆
분노한 모습으로, 라그롯은 성 안을 팔자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마물의 사육사 주제에, 이 나를 무시하다니......!'
알현실에서 입은 수치는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라그롯은 여동생이 알드윈에게 시집가기 이전엔 기사단에 속해 있었다. 무의 재능은 별로 였지만, 그만큼 내무 면에서는 다른 사람 이상으로 하는 편이었다.
그 무렵엔 마물에 의한 피해가 끊이지 않아서, 많은 기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 중에는 라그롯의 친구도 포함되어 있어서, 소식을 들었을 땐 울면서 서류의 처리를 했었다.
밉다. 미워서 견딜 수 없다. 그 괴물들이 태연히 성을 흙발로 걸어다니다니 용서할 수 없다. 고분고분한 모습 따윈 거짓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 날을 위해 착착 준비를 진행하였다. 누구에게도 알 수 없도록, 같은 증오를 품은 자들과 함께.
모퉁이를 지날 때, 주변의 사람이 없는 지 확인하면서 품에 숨겨두었던 작은 상자를 거머쥐었다. 그러자, 마력에 반응한 상자는 은색으로 빛나며, 라그롯의 몸을 휘감으며 주변에서 그 모습을 숨겼다.
바레일이 남긴 유산 중 하나이며, 미약한 마력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이 작은 상자는 마력탐지에 반응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어서, 그 발동을 확인한 자는 없었다.
라그롯은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용히 걸어서, 하나의 문을 지나갔다.
그곳은, 등불이 없는 좁은 나선계단이다. 급경사이며 손잡이가 없어서, 벽에 손을 대면서 조심스레 돌계단을 내려갔다.
성에 몇 군데 존재하는 숨겨진 통로 끝은, 지하에 있는 어느 방. 지금은 돌아가신 위대한 마술사의 방이며, 조수였던 여자의 간청으로 그대로 두게 된 방이었다.
무거운 철문을 밀자 청결함이 느껴지는 흰 벽과 바닥이 시야에 펼쳐졌고, 조금 후 난잡하게 배치된 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어이, 어디에 있나!"
약한 반향이 치는 말에 대답은 없었고, 그 대신 방의 한 켠에서 미세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가까이 가보니, 바닥에 펼쳐진 무언가를 마도구로 손보고 있는 백의의 여자가 등을 굽히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귀기서린 표정으로, 눈동자에는 라그롯 이상의 증오를 불태우고 있었다.
"어이!"
라그롯의 노성에 놀라는 일은 없었고, 여자는 나른한 움직임으로 마도구를 세우며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다크서클이 생긴 야윈 얼굴로 얕게 웃었다.
"아, 재상님이었나요. 무슨 일로?"
"진척은 어떻게 되었나. 이미 그 괴물들은 이 성에 들어왔다고! 만일 알아차리기라도 한다면ㅡㅡ"
"괜찮아요. 바레일님께서 만든 방은 완벽하니까요......"
심한 냄새가 나는 주근깨의 소녀였지만, 바레일의 조수를 하고 있었던 만큼 마술의 실력은 확실하다. 이곳의 정비를 해내는 것도 그녀밖에 없다.
"그걸 사용할 수 있으면, 이쪽의 승리는 확실한 것이 된다. 사이파 가문의 바보같은 여자가 사라지는 것 만으로도 전망만 하던 자들의 각오도 다져지겠지."
"저희들 만으로도, 가능한데요?"
"흥!"
라그롯이 원하는 것은, 이 나라의 조타다.
지금까지는 용자 두 사람이 방해했지만, 이제는 제거되었으니 방해자가 사라졌을 터였다. 미라・사이파가 기사단장에 취임한 것은 기정사실이었지만, 문제는 그녀가 마물의 나라를 편드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에 찬성하는 기사와 귀족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기사의 명예' 라고 불리고는 있지만, 극렬한 성격 때문에 주위에서 싫어하고 있던 사이파 가문의 딸에게 찬성하는 자가 나타나는 것을 상정하지 못했고, 거기다 용자에게 있을 수 없는, 마물에 대한 협조적인 생각. 지금 제일 방해가 되는 것이 그녀였다.
이 나라에서 사라져준다면 암살이든 뭐든 좋다. 그걸 마물의 나라 때문으로 해버리면 어떻게든 된다.
"어쨌든 서둘러. 그 장치가 완성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돼. 하지만, 정말로 협력을 해주는 거겠지?"
"보수를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이니, 그 마물들이라 해도 눈치채지 못해요."
"........파티까지는 끝내라."
그렇게 말을 남기고, 라그롯은 다시금 투명마술의 장치를 작동시켜서 방을 나갔다.
기척의 행방을 신경쓰지 않고, 세빌은 작업에 몰두한다. 수중에 있는 건 붉은 보석이 박힌 자그마한 반지. 과도한 장식은 없어서, 언뜻 보면 수수하기까지 보인다.
하지만, 보석을 끼운 자리의 밑에 숨겨진 복잡기괴한 마술의 식이 새겨져 있어서, 주사기처럼 도구로 찌르면 반응하여 바닥에 흐르는 연기를 발생한다.
바레일이 남긴 막대한 자료 중, 먼지투성이의 오래된 수첩에 기록되었던 작은 발명. 본래라면 쓸 일이 없을 미력한 전이마술이었지만ㅡㅡ.
"자~자자, 빨리 하지 않으면 때에 안 맞는다고~? 미운 상대가 저곳까지 왔으니, 느긋하게 있는 틈은 없잖아~?"
히히히히히히히.
시끄러운 목소리였다.
병실같은 하얀 방에 메아리친다. 하지만 세빌은 꿈쩍도 안 했고, 건방진 소년같은, 깜찍한 소녀같은 어린 목소리에서 나오는 신랄한 대사를 무시하였다.
그런 그녀의 옆에, 그림자 속에서 날치같이 튀어나온 검은 물체가 찰싹 달라붙어서, 슬쩍 귓가에 입을 가까이 하였다.
"어라어라어라? 좀 더 신경쓰는 편이 좋지 않겠어? 우리들의 마술과 조합하는 건 어렵지 않아? 정말로 때에 맞지 않아버리겠는걸~?"
"알고 있어."
"아니면 무서워졌다거나? 강해보이는 게 찾아와서 도망치고 싶어졌다던가?"
"알고 있어!"
힘없는 팔이 휘둘러지자, 약간 무시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멀어지다가 바로 다시 옆으로 다가왔다.
입안에서 성가신 소리를 내는 기괴한 어둠은, 카라멜같은 달달한 숨결을 내고 있었다.
"그렇게 화내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왜냐면왜냐면, 늦은 게 나빴잖아~?"
"시끄러. 방해하지 마. 그런 너야말로, 겁먹은 것처럼 숨고 있잖아."
"그런 녀석들 어떻게든 되는데? 하지만 무시당한 건 용서할 수 없잖아? 그냥 그것 뿐이라니까? 음훗후, 네 도움을 어떻게든 해주고 있을 뿐이잖아? 상냥하고 상냥한 나인걸? 그 나라가 네 스승에게 볼품없는 죽음을 선사한 건 진짜라니까? 복수해야겠지?"
"시끄러. 그래, 그래, 맞아. 바레일님은 최고의 마술사였어."
"그걸 빼앗은 상대가 저곳에 있잖아? 밉지?"
"미워. 미워서미워서 견딜 수 없어."
"음훗후, 그렇지? 그래야 하지? 효과가 잘 안 듣는 건 어째서일까? 그 스승님 때문? 뭐든 상관없지만?"
마음에 덧칠하듯이, 달달한 향기는 세빌을 잠식하여갔다.
사고를 빼앗겨서 중얼중얼 같은 말을 반복하였고, 눈은 더욱 흐리멍텅해져서 초점이 맞지 않았지만, 작업을 하는 손만큼은 지식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었다.
개체보유스킬・《사로메의 페로몬》
'큰불' 의 용자의 밑에서 갈고 닦은 재능. 거기서 얻은 마술에 대한 내성은, '대공조차 저항하지 못했던' 효력의 앞에서는 가치가 없었다.
나쁜 생각을 탐하는 혼돈의 해충은 이상할 정도로 구불구불한 몸을 비비 꼬고 있었지만, 다른 일을 떠올린 듯 그림자 속으로 뛰어들어서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미워, 미워, 미워, 바레일님을 빼앗은 마물의 나라가 미워......바레일님......"
사람이 바뀐 것처럼 작업에 몰두하는 세빌의 악랄한 말에 섞여서 희미한 구제가 섞인다.
새겨진 술식의 한 문자가 희미하게 발광했지만, 그녀로서는 고칠 수도 없었고, 망가져가는 마음의 외침을 누구에게 닿게 하지도 못한 채 잠식되어갔다.
728x90'판타지 > 에스텔드 바로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8 전이 (0) 2021.01.28 7 연회 (0) 2021.01.27 5 내방 (0) 2021.01.26 4 혼란 (0) 2021.01.26 3 기교 (0) 2021.01.25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