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쿠로네코 씨는 고민하던 타치바나 아스카에게 용기를 준 사람이며, 내가 여기까지 인기를 얻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이며, 무엇보다도 나에게 있어서는 첫 번째 친구다.
그래서 그런지 나 때문에 그녀의 평판이 떨어지는 것은 나 자신이 용서할 수 없었다.
개인 버튜버니까, 구독자 수가 적으니까, 무엇보다 쿠로네코 씨 덕분에 인기를 얻었으니까.
그 때문에 그녀가 불합리한 비방에 노출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나 역시 기업 버튜버로 환생해 그곳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그녀와 쉽게 놀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심한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매일 비방에 시달리고, 소중한 친구들까지 끌어들이는 현재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지도 모르는 미래에 한 가닥 희망을 거는 것이 정말 나쁜 일일까?
"저기, 아스카짱의 눈에는 오늘의 내가 어떻게 보였어?"
"귀여웠어."
"정말?"
"응, 상상 이상으로. 정말 노력 많이 했구나. 반짝반짝 빛나서 마치 공주님 같았어. 역시 쿠로네코짱은 대단해."
"에헤헤, 그렇지? 나도 오늘까지 정말 노력했다고 생각해. 그것도 모두에게 최고의 나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야."
수줍은 듯, 그래도 확실한 자신감을 목소리에 실은 채로 그녀가 미소 짓는다.
1년 전의 그녀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 그래서, 나 여러 가지로 생각했어."
하지만 여태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그녀는 마치 방금 전의 대화가 그저 전초전일 뿐이고 이제부터가 본론이라는 듯,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까지의 일이나, 앞으로의 일"
시청자들이 당황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시야의 가장자리에 비친다.
지금까지는 이른바 'ㅁㅇㅁㅇ'의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둘만 아는 이야기가 시작되자 당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도 어딘지 모르게 무거운 분위기라면 더더욱.
"쿠로네코짱."
"아스카짱의 말도 알겠고,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역시 싫은 건 싫어. 이 마음은 아무리 생각해도 변하지 않아."
"찬짱. 여기서 말하는 것은 비겁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시청자의 당혹감은 더욱 확산된다.
나 자신도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설마 정말 속내를 드러낼 줄이야.
지금 이 시점에 SNS나 게시판을 보면, 분명 안티뿐만 아니라 팬들도 이런저런 추측으로 여러 가지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왜냐면 이건 원래는 우리 둘이서만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1주년 기념 공개방송이라는 화려한 무대에서 시청자들 앞에서 해결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그녀는 .......
"말했잖아?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고. 여긴 내 방송이야, 누구도 불평하지 못하게 할 거야."
"........."
"그런데, 아스카는 어째서 버튜버가 되고 싶었던 거야?"
"어째서 ......?"
"그래, 이유."
그야, 뻔하다.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
나의 활동 이념. 시작의 마음.
그것은,
그것은 ──
"어, 라 ......"
항상 마음속에 가득 차 있었을 텐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디를 찾아도 찾을 수 없다.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눈앞에 있는 소녀의 미소만이 있을 뿐.
ㅡㅡ아아, 그렇구나.
언제부턴가, 내가 활동하는 목적은 쿠로네코 씨가 되어 있었다.
그녀가 웃어준다면, 기뻐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그 옆에 있을 수만 있다면 개인 버튜버 따위, 타치바나 아스카 따위를 버리고 기업에 들어가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