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공개하는 거니까 내 마음대로 할래! 이것 봐, 앉아있는 것도 3D만의 특징이야. 미소녀가 앉아있는 모습도 귀한 거 아니야? 응?"
다소 도발적인 말을 하자, 채팅창은 더욱 가속도가 붙는다.
대부분 화를 내거나 반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쿠로네코짱은 어째선지 오히려 웃으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 잠깐 쉬는 김에 방금 전의 게스트 코너로 돌아갈까 해서 그래. 그, 나는 신세 진 사람들이 많이 있잖아? ...... 야, 친구 없다고 하지 마! 엄청 많아!"
여전히 활기차고 즐거워 보이는 시청자와의 대화다.
그것은 언제였을까, 내가 동경하던.......,
"하지만 그 사람은 스튜디오에 없단 말이지. 미리 연락도 하지 않았으니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을지도 모르고. 일단은 방송을 보라고 얘기해 뒀지만. 뭐, 일단 전화를 걸어볼까?"
쿠로네코짱이 말을 마친 순간, 내 컴퓨터의 디스코드 통화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상대방을 확인하니, 거기에는 쿠로네코 씨라는 글자가 있었다.
"그건, 치사해. 쿠로네코짱 ......"
그날 했던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만약 내가 정신이 팔려서 이 방송을 보지 않았다면 그녀의 전화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고, 분명 우리의 관계는 오늘 이 순간에 끝났을 것이기 때문에.
혹은 설령 알아차렸다고 해도 이 전화를 무시해 버린다면, 앞으로 다시는 쿠로네코 씨와 쿠로네 코요이와 관련된 일은 없을 것이고, 그녀는 지금처럼 빛나는 미래를 걸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지만, 여기서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모처럼의 무대에서 그녀에게 망신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내 본심에 어긋나기 때문에, 약간의 망설임 끝에 전화를 받았다.
"쿠로네코짱."
"응, 나야."
"...... 전화를 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어."
"서프라이즈랄까?"
태연한 그녀의 말투에,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망설였던 내가 바보였던 것 같다.
"자, 그럼 스페셜 게스트인 타치바나 아스카 씨입니다! 박수~"
"저기, 타치바나 아스카, 입니다. 갑자기 불려 와서 정말 놀라서, 저기 그, 실례가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
"아스카짱, 딱딱해. 자, 웃어 웃어."
그렇게 말하지만, 그런 이별이었는데 지금까지 단순한 시청자로서 보던 방송에 불려 나가다니. 긴장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야.
혹시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게스트에 시청자들도 실망하면 어쩌나 하고 겁에 질려 채팅창을 들여다보니, 내 등장에 놀라는 청취자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쿠로네코 씨라면 타치바나 아스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지 긍정과 환영의 목소리가 대부분이라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대체 언제부터 필요 이상으로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시청자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겁을 먹게 된 걸까.......
"나에게 있어서 아스카짱은 최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가 처음 사귄 VTuber 친구이기도 해. 그래서 오늘은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아, 아하하, 하지만 세라 씨나 나츠나미 씨도 있잖아?"
나는 제대로 웃고 있는 걸까?
"응, 마츠리 씨나 유이도 친구라고 하면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선배와 동기고 내가 뭘 하지 않아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처음부터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건 아스카짱이 처음이야"
"........."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여명기에는 데뷔만 해도 사람들이 알아보는 시기였는데, 나만 성장하지 못해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합방하며 관계를 맺은 버튜버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