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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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01월 27일 03시 23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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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651eh/38/





     [그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의 숲에서 가장 커다란 고블린로드가 포효하자, 수 천에 달하는 고블린과 홉고블린이 파도처럼 진군한다.

     하나하나는 레벨5도 안되는 약한 개체지만, 수라는 건 가장 단순하면서 강한 폭력이기 때문에, 군대개미가 대형곤충에 모여드는 것처럼, 쥐 떼가 야생견을 습격하는 것처럼, 고블린들은 리자드맨과 오우거의 촌락을 습격하여 희생을 입으면서도 토벌하였다.

     

     [그가?]

     대장격인 홉고블린 한 마리가, 절벽 위에서 뭔가를 발견했다.

     고블린은 잡식이어서 시체든 뭐든 먹는다. 이 절벽을 넘어간 곳에 마족의 촌락이 있으며, 홉고블린은 오우거처럼 질긴 고기보다 바로 '저 엘프' 같은 부드러운 고기를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바람에, 절벽 위에 뭐가 있었나 따윈 바로 잊고 말았다.


     "ㅡㅡ [Dragon Breath] ㅡㅡ"


     절벽 위에서 쏘아진 진홍의 광선이, 칼날로 휘두르는 것처럼 대군을 선으로 그었고, 광선을 받은 대지는 마그마처럼 녹아들며 폭염을 분출했다.

     [그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고열의 여파에 태워진 고블린들이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고, 혼란과 공포에 휩싸여 외치는 고블린들 속에서, 고블린로드는 광선이 쏘아진 절벽 위에, 진홍의 드레스를 입은 한 소녀의 모습을 확인했다.


     무릎 길이의 스커트와 길고 검은 머리가 화염의 열기에 펄럭이자, 기다란 귀가 보였다.

     아직 어린 검은 머리의 하프엘프. 하지만, 절벽 위에서 이쪽을 내려다보는, 정돈된 무표정한 외모가 들여다보는 그 금색의 차가운 눈동자에, 고블린로드는 '강자의 위압' 을 느끼고 한발 물러서고 말았다.

     [고..... 고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런 자신에게 분노를 느끼고, 고블린로드는 포효하였다.

     왕인 자신이 겨우 한 명의 엘프에게 떨다니 있어선 안되는 일이다. 단 일격으로 수 백의 동포를 몰살시킨 무서운 적이지만, 이런 대마술을 몇 번이나 쓸 수 있을 리가 없다.

     고블린로드의 포효를 듣고, 마법의 피해로부터 도망치던 고블린들이 일제히 절벽으로 내달렸다.

     수는 겨우 한 명. 이 만큼의 고블린을 상대한다면, 저런 가느다란 엘프 따위 몇 초 만에 고깃덩이로 바뀔 것이다.


     "ㅡㅡ [Blast] ㅡㅡ"


     다시 쏘아진 대마술ㅡㅡ그냥 단순히 파괴를 흩뿌리는 폭파의 충격에, 모여서 달려들던 수 백의 고블린이, 주변의 나무들과 함께 찢어발겨지는 듯 날아가 버렸다.

     그걸 아무 감정도 보이지 않고 차갑게 내려다보며, 조용히 한 손을 올린 하프엘프는 가느다란 손끝을, 딱, 하고 울렸다.

     "가라, 포차."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소녀의 등 뒤에서 늑대의 실루엣을 한 칠흑의 용이 나타나서, 포효를 한 후 고블린의 무리를 덮쳤다.

     약한 자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용의 포효. 가공할 속도. 가공할 힘. 가공할 모습. 입에서 불을 뿜으며 검은 거체가 폭풍처럼 고블린들을 쓸어버렸고,

     [고가아아아아.......]

     순식간에 고블린로드의 거체가 암흑룡의 턱에 씹혀 부숴지자, 그 광경을 본 남은 고블린들은, 꿈에서 깨어난 듯 공포에 울부짖으며 원래 왔던 길로 도주하였다.


       *


     "............."

     제 7계급 최강의 화속성 격멸마법, [드래곤 브레스] 를 처음으로 현실세계에서 써봤는데, 말도 안되는 마법이네요.

     고블린이 약하긴 하지만, 이거 하나로 4천 정도의 군세 중 3~4할이나 무력화되었네요? 그 후의 [블래스트] 와 포차의 추격때문에 도망치고 말았지만, 이제 이쪽을 공격하려는 생각은 안 하겠지요.

     스스로 한 일이지만 그 결과에 놀라고 있자, 화염 속에서 달리며 놀고 있던 포차가 저의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캐롤, 난 힘냈다. 난 강해]

     "응."

     잡아온 커다란 고블린을 저의 앞에 놓고서, 포차는 가슴을 펴며 득의양양하게 꼬리를 젓습니다.

     아니, 이런 커다란 고블린을 받아도 곤란한데, .......팔리려나? 하지만 포차가 칭찬해 달라고 하고 있어서, 목 주변의 털을 쓰담쓰담 해주었습니다.


     "저, 저기.....캐롤님."

     "응. 끝났어."

     포차에게 포상을 주고 있자, 마족 장로와 전사장인 하리가, 절벽에서 보이는 현지의 참상에 거무스름한 피부를 창백하게 만들며 말을 걸었습니다.

     이번 일도 매번 있는, 고블린 습격을 탐지한 장로의 '부탁' 을 받은 것이었는데, ......어라? 저는 언제부터 '마녀' 가 아니라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그것도 마녀 '공' 이었는데, '님' 이 되었고.....뭐, 상관없나.

     "그럼, 고블린의 마석을 모아."

     저도 공짜로 일해줄 생각은 없습니다. 마석을 전부 모으게 합니다.

     "알았다. 모두!!"

     """오우!"""

     모습이 남은 사체만 쳐도 천 마리 이상 있으니 주저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하리가 소리를 내자, 마을에서 남녀노소가 전부 찾아와서, 모두 미소지으며 대응해줬습니다.

     왜 저럴까요? 호감도가 올라간 것일까요?


     저는 몇 시간 전, 자애의 여신을 모시는 교회에서, 금서라고 불리는 오래된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내용은 정말로 '금서' 였네요. 딱히 세계를 멸망시킬 만한 위험한 마술이나, 봉인된 위험한 존재가 쓰여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평범한 마족의 역사서였습니다.

     읽어보니 단순한 역사서였지만, 마의 숲 부근이 원래 마족의 토지였으며, 마족은 야심있고 거친 민족이 아니라 매우 문화적인 민족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 나라에서 가르치는, '마족이 돌연 침략전쟁을 걸어와서 인족의 영토를 빼앗았다' 라는 역사가 수상해집니다.

     이 나라의 귀족에게는 위험한 서적이네요. 이런 것이 불태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은, 당시엔 아직 정상적인 사람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의 교회의 상층부는, 어찌할 수 없지만요.

     그것 뿐만 아니라, 목적이었던 마법문자를 몇 가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사용한 [드래곤 브레스] 도 그에 의해 언록된 주문 중 하나로, 그 외에도 MP자동회복과 속도상승같은 자기강화형의 주문이 언록되었기 때문에, 물리전투 면에선 VRMMO시절과 꽤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마석도 다 모은 모양이니 돌아갑니다. 3할 정도 수수료로 마족에게 넘기고, 남은 천 개 정도를 받아둡니다.

     .......포차가 좀 더 칭찬해 달라고 하는 모양이어서, 커다란 고블린도 함께 가방에 넣어두지요. 애완동물의 버릇을 들이려면 혼내는 것만이 아니라 칭찬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며칠 후, 왕도의 모험가 길드에 마석을 팔러 가면서 덤으로 판 커다란 고블린이 상위종이었던 모양이라, 소재에 꽤 좋은 가격이 붙었습니다.

     반대로 마석은, 커다란 건 제가 쓰기 때문에 작은 것만 팔려고 한 때문인지, 그렇게 확 와 닿진 않았네요. 평소처럼 팔면 전부 대금화 5닢은 될 것 같았지만, 이렇게까지 수가 많으면 가격이 낮아지고 마는 모양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낮아지지 않을 양만 모험가길드에 팔고, 남은 것은 마술사길드에 팔기로 합니다. 가방이 있기 때문에 전부 팔지 않아도 문제는 없으니까요.


     "아, 마녀 씨, 어서오세요."

     "응."

     여전히 남직원들은 꺼려했기 때문에, 제가 방문하자 여직원이 대응해 줍니다.

     "오늘은 무슨 일인가요?"

     "매입 부탁해요."

     제가 자그마한 마석을 쫙쫙 내놓자, 평소의 그 언니는 그 양에 조금 놀라면서 조금 눈썹을 찌푸렸습니다.

     "이 정도의 양이라면, 우리 쪽에서 사들일 수 없겠네요. 조금 쪼개져 있어도 실험에 사용하는 데에 문제없지만, 너무 작으면 실험에 쓸 수 없으니까요."

     "그랬나요."

     그건 그렇네요. 저도 스스로 사용하는 커다란 마석은 남겨두었으니까요.

     "이 마석이라면......"

     언니는 수첩같은 것을 꺼내어 뭔가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술학교 안의 연구동이라면, 학생이 수업에 쓰기 때문에 자그마한 마석이라도 사줄 거라 생각하는데요? 소개장을 써줄까요?"

     "......부탁할게요."

     왠지 귀족과 관련될 것 같아서 성가신 느낌도 들었지만, 판매로를 개척해두고 싶었기 때문에 부탁해 둡니다.

     이 언니에게는 신세를 많이 졌네요. 제 모습은 변함없지만, 신세지고 난 후로 벌써 5년이나 되었습니다. 언니는 슥슥 소개장을 써서 저에게 상냥하게 넘겨준 후, 작게 한숨을 지었습니다.

     "마녀 씨. ......어딘가 좋은 남자 없을까요? 제가 부양해도 좋으니까요."

     "......."

     벌써 5년이나 지났으니까요.


     그럼, 약간 떠넘겨지는 느낌이 들지만, 이번엔 마술학교입니다.

     그런데 모처럼 써주게 했지만, 소개장은 학교 내에 외부인이 들어가기 위한 것이어서 학생인 저에겐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이었네요.

     그래도 간이 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기대어 쓸데없이 넓은 학교 안을 나아가고 있자.

     ".....어딘가요, 여기."

     멋지게 길을 잃었습니다.

     

     "앗, 캐롤."

     ".......어?"

     갑자기 이름을 불려서 돌아보자,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야위고 비실비실한 키 큰 소년이 놀란 표정으로 절 보고 있었습니다.

     "엘프는 그다지 변하지 않으니, 바로 알았어."

     ".........."

     누구였더라.......? 어딘가 기억에 날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요.

     제가 소년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자, 소년은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금 자기소개를 해줬습니다.

     "조금 변했으니 모를려나? 난 마로야."

     "......아아앗."

     생각 났습니다. 예전에, 마술사 길드의 정원에서 만난 병약한 남자아이입니다. 지금도 건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요. .....그의 일은 그다지 기억나지 않네요. 정신에 강한 충격이라도 받았던 걸까요?

     "마로는 커졌네."

     "키만 보면 그래."

     전에는 키가 비슷했는데, 지금은 상당히 차이가 나버렸습니다.

     "캐롤 어디로 가? 이 주변은 자세히 아니까 내가 안내할게."

     "응."

     모처럼이니, 친절을 받아들이죠. 하지만.......전, 그에게 '이름' 을 알려줬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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