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견뎌왔기 때문에, 타치바나 아스카도 분명 괜찮을 거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타치바나 아스카는 대단하다.
그런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녀의 친절함에 기대어, 무엇보다도 지금의 관계를 깨뜨리는 것이 싫어서 그런 민감한 화제를 피해왔다.
릿카짱도 남의 악의에 약한, 평범한 여자였을 뿐인데.
그러니 이 모든 것은. 내 자초지종.
"하지만 쿠로네코짱은 너무 눈부셔. 마치 진짜 태양처럼 다가서면 불타버릴 것 같아. 타치바나 아스카가 쿠로네코 씨에게 접근하는 건 너무 주제넘은 짓이었어."
"그런......."
사람이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데에 자격 따위는 없다,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누구나 할 수 있는 얄팍한 말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것을 인정하고서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생각나는 대로 어떤 말을 던지든 그녀에게 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다시 입을 다물게 한다.
"그래서 타치바나 아스카는 은퇴합니다. 꿈을 위해 은퇴하고, HackLIVE의 신인 VTuber로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해. 이번엔 개인이 아니라 기업으로서. 쿠로네코 씨와 대등하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사실 타치바나 아스카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개인 버튜버가 감히 기업 버튜버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안티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녀석들은 대부분 개인 버튜버를 깔보며 무슨 말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에서 기업이 되면 어느 정도 불만은 막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자쿠라 릿카가 기업 소속이 된다고 해도, 유명 버튜버의 환생은 곧장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고정 안티들은 변함없이 공격해 올 것이니,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그것을 모르는 릿카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만큼, 어리석은 선택에 매달릴 만큼 그녀는 한계가 달한 것 같다.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원할 정도로.
"핵라이브가 제시한 조건은 단 하나. 지금의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VTuber로 데뷔하는 것. 그 외에는 자유롭게 활동해도 좋다고 했어. 그리고 그룹에 소속된 사람들도 대부분 원래는 개인이나 기업 소속이었어."
"나도 알아 ......"
유명 버튜버를 쉽게 만들어내는 방법은, 전생이 강했던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성장 가능성을 모르는 아마추어를 채용해 처음부터 키워내는 것보다, 방송 경험이나 영상의 포스팅 경험이 있는 사람을 스카우트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가성비가 좋다.
그래서 지금은 꽤 많은 기업 그룹에 전직 니코니코동화 작가나 스트리머, 개인 버튜버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다.
말로는 초보자 환영을 표방하면서도, 그중에는 지원한 우타이테나 스트리머 출신을 여럿 채용하고 있으니 그런 전략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HackLIVE의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는 방식은 시대에 적응한 궁극의 합리주의라고 할 수 있다.
"사실은 타치바나 아스카 그대로였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회사 측의 조건이었으니 어쩔 수 없어. 저쪽도 자신들이 준비한 몸으로 성장하는 편이 기업으로서 묶어두게 할 수 있을까. 나도 크리에이터니까 그 마음은 알아 ......"
조금은 쓸쓸한 표정으로 릿카가 말했다.
타치바나 아스카는 그녀가 하나부터 손수 만든 몸이기 때문에, 애착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을 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각오가 크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