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생은 1주년 기념이 있고 1기생도 여러 가지 행사를 앞두고 있다 하니,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들 VTuber들은 이런 관계자들의 힘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 한가해졌으니 평소처럼 사무실로 향했다.
어차피 한가한 누군가가 소파에서 쉬고 있을 거라는 느낌이다.
오늘은 누가 있을까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자,
"아, 미나토다."
거기 있었던 것은 아카츠키 미나토였다. 음~ 이건 SSR.
참고로 꽝일 때 뭐가 나오냐면 아이바 쿄스케 혹은 이자요이 사쿠야다. 전자는 얼굴이 쓸데없이 좋아서 같은 공간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어색하고, 후자는 단순히 시끄럽다.
"코요이? 회의 끝났어?"
"응. 3D를 보여줬어."
"그래. 근데 1주년 기념으로 공개하게 될 줄은 몰랐네."
"응."
알테마 페스티벌이 끝난 후의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는 당분간 3D화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때 이미 3D에 대한 이야기 자체는 운영진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하지만 완성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해서, 어느 시기에 공개할 것인가를 운영진이 제작사 측과 협의 중이었다고 하는데, 무슨 미친 짓을 했는지 1주년 기념일에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것이 운영진의 폭주라면 몰라도, 3D 모델 제작자 측에서 제안한 것이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한 달 남짓한 시간 안에 여러 가지 준비를 마쳐야 하는 상당히 빡빡한 스케줄이 되어 버렸다.
"미나토도 회의 끝났어?"
"음, 나는 아직......"
어딘지 모르게 어눌한 말투로 말하는 미나토.
"? 그런데 왜 사무실에 있어?"
설마 땡땡이?
"아니, 도망치고 있다고나 할까, 뭐랄까....... ......"
"도망? 누구한테서?"
내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미나토 씨~!"
그때 사무실 문이 활짝 열렸다.
"켁."
"정말이지, 미나토 씨가 도망 다니다니 당신답지 않잖아요. 자자, 체념하시고 이쪽으로 오세요~"
"그러니까! 3D 테스트는 하겠지만 당신 앞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그런 말 하지 말고 진정하세요 진정. 아, 쿠로네 씨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눈앞에서 미나토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란을 피우고 있는 자는 카미시로 시죠였다.
그녀는 싫어하는 미나토를 어떻게든 사무실에서 끌어내려고 이런저런 수법으로 설득하려 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짓을 하는 걸까 .......
"저기요, 뭐 하시는 거예요?"
"잘 물어보셨습니다! 사실 2기생의 3D 모델 선행 테스터로 미나토 씨가 뽑혔거든요. 그런데 이 여자도 참 부끄러워하며 스튜디오에 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지 뭐예요."
"딱히 거부하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것도 아니야. 맡기야 하겠는데 굳이 당신이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
"어, 하지만 모처럼 보는 미나토 씨의 새 모습이잖아요~"
"그런 부분이 싫어!"
아~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레슨이 시작되기 때문에 지금 안에 여러 가지로 시운전을 해 두자는 식의 이야기인가.
장비는 1기생의 공개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아마 모델 쪽의 점검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우연히 만난 연기자이며 어른인 미나토에게 부탁한 것 같다.
하지만 왜 저렇게 거부하는 걸까.
딱히 카미시로 시죠의 앞이라 해도 신경 쓸 것도 없을 텐데.
"왜냐면, 3D는 그걸 쓰는 거잖아, 그거!"
그렇게 말하면서, 미나토는 카미시로 시죠 양이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가리켰다.
그건.......,
"아, 모션 캡처 슈트!"
왜 스튜디오에서 꺼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검은색의 매끈한 슈트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것으로 실제 신체의 움직임과 3D 모델의 움직임을 동기화시키는 거네.
"어쩔 수 없잖아요~ 3D로 움직임을 제대로 잡으려면 이런 옷을 입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