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화 [잡담] 천재를 증명하고 왔습니다 [쿠로네코 씨/알테마] (1)

 

"안녕하다냐~"



: 안녕하다냐~

: 이 인사 오랜만에 듣는 것 같아

: 더 많이 말해줘!



　학력왕 결정전이 끝나고 하루 뒤.

　나는 기획을 끝난 후라는 것도 있어서 잡담 방송을 하기로 했다.



"어, 오랜만이다냐가 오랜만?　에이 농담이지?"



: 정말이야.

: 마지막에 했던 거 알테마 페스티벌의 라디오 인사 때였지?

 : ↑ 참고로 그 전에도 라디오에 나왔을 때만

 : 더 많이 안녕하다냐를 말해줘!



"어~ 진짜? 더 많이 말할 줄로만 알았어. 뭐, 인사라는 건 귀찮아서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버튜버들은 자신의 이름이나 말끝을 꼬아서 '안〇〇'라고 인사하거나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정도 방송에 익숙해지면 일일이 말하기가 귀찮아진다.......

　뭔가 부끄러움과는 또 다른,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 싶은 나태한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아.



: 인사하는 게 귀찮다니, 사람으로서 끝났네.

: 그래도 인사 정도는 하라고...

: "예."는 방송시작의 신호가 아니야...

: 시청자들이 너무 오냐오냐 하니까 쿠로네코가 인사를 하지 않게 된 거야!!!!



　채팅창은 비난의 포효로 가득 찼다.

　아니, '안녕하다냐'가 그렇게나 중요한가 .......



"미, 미안. 다음부터는 제대로 말할 테니 진정해."



　특별히 인사가 필요한 자리에서는 제대로 인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내 방송에는 버튜버의 인사말이 신경 쓰이는 파벌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뭐, 오늘은 말이지. 학력왕 결정전이라는 개똥 같은... 크흠, 멋진 기획이 끝났으니 모두의 소감을 들어볼까 싶어서."



: 지금 개똥이라고 했어?

:역시 도덕 0점짜리 여자

: 다른 곳의 기획을 개똥이라고 말하는 건 좀...

: 학력왕 결정전에서 왔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 아, 처음 오시는 분 어서 오세요!　편히 즐기다 가세요!"



　역시 VTuber는 시청자 한 명 한 명의 지지를 양분 삼아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니, 이렇게 다른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찾아와 주는 뉴비는 소중히 여겨야지!



: 기획을 개똥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츠쿠짱이랑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실망했습니다...

: 아~아

: 뉴비 군이 떠났어!

: 일단 사과부터 해야겠지?



"미아아아아아아안!!!!　내가 잘못했어 ！！！！！"



　패배자 주제에 개똥이라고 말해서 정말 미안!!



: 뭐, 떠나간 시청자를 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다고

: 힘내세요~!

: 반성해라?



"우우, 정말 미안해 ......"



　이런 상태인데 지금부터 잡담을 시작해도 괜찮을까?



"이, 일단, 다들 어땠어?　발표 후 2주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좋은 성적을 거둔 거 아니야?"



: 생각보다 볼만한 내용이라서 좋았어.

: 위험한 부분도 많았지만 그렇게까지 멍청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 쿠로네코가 멍청하면 그 시청자도 멍청하다고 오해받을 수 있으니 좀 더 노력해 줬으면 좋았어.

: 도덕 0점

: 도덕심 한 조각도 없는 아싸

: 광차 문제^[각주:1]에서 전부 다 죽이지 마.



"응응, 우선 너희들 나를 칭찬할래?　그리고 사과해."



　시작하기 전까지는 멍청하다, 바보다, 초등학생 수준이라며 온갖 욕을 다 해놓고서, 막상 끝내고 보니 그 정도면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니, 애초에 나는 현직 고등학생이니까 아무리 학력이 낮아도 한도가 있잖아!

　그리고 좀 더 수고했다거나 열심히 했다고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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