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로 열어보는 두 사람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멀리 떨어진 봉투 크기의 선물에 손을 뻗는다.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봉지를 뜯어 꺼내자, 거기에는 먼저 R-18이라고 적힌 글자와 피부를 드러낸 쿠로네코 씨의 일러스트가 ......,
"이거 내 동인지잖아! 게다가 야한 것!"
: WWW
: 토끼와 여우는 정상적 선물인데 야한 것들만 받는 고양이...
: 평소의 방송이 너무 그쪽에 치우쳐서 그런 거 아냐???
: 평소의 행실이란 중요하구나.
"쿠로네코 씨가 기분 좋아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네요."
"동인지 쪽이라구! 표지의 내가 야한 얼굴만 하고 있을뿐이니까!"
"음, 조금 전에 방송에서 궁금하다던 화장품이 왔구나."
나도! 좀 더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원하는데요!
이래서는 밤의 생활만 윤택해질 뿐인데!!!
개봉할 물건이 다 떨어질 즈음 선물 타임이 끝나고, 약간의 수다를 거친 뒤 오늘의 메인 코너가 시작되었다.
개인 버튜버에게 인터뷰ㅡㅡ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인터뷰를 받는 쪽이지만.
사전에 모집한 개인 유튜버 중 몇 명을 뽑아서 운영진이 준비한 디스코드 계정으로 인터뷰를 하겠다는 운영진... 너 제정신이야 ......? 라고 의심하고 싶은 기획이다.
누구가 인터뷰할 것인지는 운영진이 미리 상대방에게 연락을 취했다고는 하지만, 어떤 말을 할 것인지는 전혀 듣지 못했다.
압도적인 소통 능력이 요구되는, 완전히 쿠로네코 씨를 엿먹이기 위한 기획이다.
"에~ 이 기획은 누구와 컨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희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 대본 같은 것도 없어서 진짜 방송사고가 날지도 모르니 뒤로 가기를 하려면 지금이 적기입니다 ......"
: 공식 방송에서 뒤로 가기를 권유하지 마.
: 괜찮겠어?
: 벌써부터 긴장돼.
: 지원자가 엄청나게 몰렸다고 들었어.
"개인 버튜버가 정확히 몇 명인지 모르겠지만, 매일같이 데뷔하고 있으니깐. 꽤 많이 지원했다고 스태프가 그러더군요."
"일단 이번에는 공식 방송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있느니라. 탈락자의 절반 이상은 기준 미달인 것 같다지 뭐냐."
개인 방송에서 그런 기획을 한다면 모를까, 공식 채널을 이용하는 이상 평소보다 사고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데뷔한 지 일주일이라든가 현재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 너무 튀는 활동을 하는 사람 등은 심사에서 탈락했다.
특히 많았던 것은, 적당한 캐릭터를 준비해 신인 버튜버라고 주장하며 알테마의 방송인와 대화를 하려는 식의 사람들이다.
캐릭터야 개인의 취향이니 상관없다고 치더라도, 한 번도 방송을 하지 않은 채널이나 처음 트윗 이후 업데이트가 없는 트위터 계정을 응모 페이지에 올리는 배짱만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비웃는 말이지만.
"에~ 첫 인터뷰어는 릴리스 리림 ..... 미쳤나!?"
: WW
: 처음부터 사고
: 알테마 군....
: 어이 스태프!
"그럼 바로 릴리스 씨에게 연결해 보겠습니다!"
"잠깐, 그만하는 게 좋아요!!"
"? 하지만 이미 연결해 버렸는데요."
"아!?"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할 건지 정하지 않으셨는데......"
: 괜찮겠냐, 이 기획
: 너무 막무가내다
: 이쪽도 곤란하다고...
"자~ 여러분의 오ㅡㅡ"
"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시끄러어어어어어어!!!!
: 고막이 터졌어!
: 위험한 단어가 들린 듯한 기분이 ......
: 귀가 징징거려
아니,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이 사람은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평소에 트위터에서 보는 언행으로 대충 짐작할 수 있지만, 생방송에서는 삐 소리가 들어가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