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속2023년 11월 08일 17시 53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프지 않도록, 귓구멍 안쪽에서 조심스럽게 귀이개를 움직인다.
"...... 아프면 말해야 해?"
"그, 그래, 응."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어렵다.
몇 번 직접 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남에게 하는 건 처음이다.
정말 어렸을 때 엄마가 해줬던 것을 떠올리며 하고 있지만, 역시 귓속은 잘 보이지 않고, 자기한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음... ......"
"......"
얼굴을 가까이 대고 속을 들여다본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귀이개를 움직였다.
...... 하지만 감기 걸렸을 때부터 생각했지만, 이런 것도 의외로 좋은 것 같다.
앙~ 해주며 죽을 먹이거나, 귀청소를 해주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즐겁다.
"...... 이제 되었으려나? 마무리로 이 푹신푹신한 것을 넣어서 ......"
청소를 다 끝냈으니, 마무리로 반대편에 붙어 있는 솜 같은 것을 넣는다.
옛날 어머니는 이렇게 하셨던 것 같다.
"...... 좋아, 이제 한쪽은 끝. 이제 반대편을 돌아봐."
"...... 아, 아뇨, 그건 정말로 좀 ......"
다른 쪽도 하려고 하자, 왜인지 마코토가 또 저항하기 시작했다.
...... 왜 저럴까.
귀이개가 불편했던 걸까?
"저기, 혹시, 아팠어?"
"그, 그런 건 아니지만....... ......"
그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 당황한 표정을 보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그럼 왜?"
"............ 그, 반대쪽을 바라보면 얼굴이 유우 쪽을 향하니까."
얼굴이 내 쪽으로?
"......"
그 말을 듣고서야, 마코토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얼굴에 피가 조금 모이는 느낌이 든다.
지금 마코토는 내 배에 머리 쪽을 향하고 있는데, 반대쪽을 향하면 얼굴이 내 배 쪽을 향하게 된다.
그러면 마코토의 얼굴에 내 배와 가슴이 닿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귀를 청소할 때 몸이 앞쪽으로 기울어버리기 때문이다.
"...... 으"
...... 역시 그건 부끄러운 일인 것 같다.
지난번의 이불 사건도 있고, 스스로가 강요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할 수 없지.
"...... 그래ㅡㅡ"
그래서 마코토의 의견에 진심 어린 동의를 하려고 입을 열었다.
바로 그때였다.
"그, 뭐냐, 나랑 유우는 '절친'이니까,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마코토의 그런 말이 귀에 들어왔다.
...... '절친'이라.
"......"
알고 있다.
마코토와 나의 관계가 '절친'이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나는 마코토에게 고백한 적도 없고, 고백을 받은 기억도 없다.
그러니 그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잘 알고 있다.
...... 그런데도 왠지, 이상하게도 조금 짜증이 났다.
"......"
"유, 유우?"
마코토가 내 허벅지에서 머리를 떼어내려 하자 두 손으로 막았다.
"마코토, 반대쪽으로 돌아."
"뭐? 하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응?"
"......예."
마코토의 얼굴을 이쪽으로 향하게 한다.
그리고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귀를 후비기 시작했다.
"음... ......"
"......저, 저기, 유우?"
마코토가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한다.
지금 나에게는 닿는다 것은 상관없는 일이다.
...... 내 머릿속 일부는 진정하라고 말하고 있다.
마코토는 틀린 말을 한 게 아니니, 이렇게 짜증 내는 건 잘못됐다면서.
...... 그래도 나는 도무지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다.
"왜"라든가, "내가 이렇게나 좋아하는데"라는 말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돈다.
"......"
마코토의 머리를 누르며, 귀청소를 끝낸다.
푹신한 솜털을 넣어 마무리를 했다.
"...... 이것으로 끝났어."
"...... 고, 고마워."
그렇게 말하고 손을 떼자, 마코토가 몸을 일으켰다.
그 얼굴은 마치 화를 낸 듯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런 마코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은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다.
"그, 그럼 나는 방으로 돌아갈게 ......"
마코토가 비틀거리며 방으로 돌아간다.
열려있던 문이 천천히 닫히더니, 소리를 내며 닫혔다.
...... 조금 과했던 것일까.
그가 사라지자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 하아."
약간 자기혐오에 빠진다.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절친'이라는 말에 짜증을 내다니.
그건 그저 사실일 뿐인데.
마음대로 화내고, 억지로 진행하고.
...... 그래서, 그런 짓을 해버리다니.
문득, 방금 전의 일이 뇌리에 떠올랐다.
"......으."
얼굴이 뜨겁다. 이제야 부끄러워졌다.
방금 전까지의 나는, 마코토의 얼굴에 스스로 들이미는 짓 하고 있었던 것이다.
"......"
안 돼, 이 이상 생각해선 안 돼.
나는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쫓아냈다.
"그, 그래, 집안일이 남아있었어!"
일부러 입 밖으로 내뱉어 의식을 돌린다.
나는 뜨거워진 얼굴을 억누르며, 남은 집안일을 하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막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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