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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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25일 21시 59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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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왜 이런 숲 속 깊숙이 들어갔지? 블레인 전하."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선생님들이 달려왔다. 주저앉아 있는 맥스와 라이트에게 몇 명의 선생님들이 달려왔다. 부상과 마력 고갈에다, 실버독의 위협에 노출된 그들의 기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인솔 책임자인 슈릴 파커는 냉랭한 눈으로 블레인을 바라보았다.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학원 교사 중 최고의 실력자이며, 국가를 대표하는 상급 마술사이기도 하다. 아무리 상대가 왕족이라 해도, 제자라면 그 가르침에 가차 없는 남자다.



    "아, 아아. 미안, 슈릴 선생. 내 판단 착오였다.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종종 정해진 범위를 넘어서는 사냥을 해왔기 때문에 오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시야에 보이는 범위에는 수많은 마수의 사체가 있었다. 초보자용인 소나의 숲치고는 많은 마수지만, 애초에 숲 속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학원의 교사들이 사전에 면밀히 조사하여 토벌의 범위를 결정한다. 실습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원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하지만 매년 그 범위를 벗어나는 바보들이 발생한다. 원래부터 자존심이 높은 귀족들이 다니는 학교다. 자신의 힘을 과신하고, 토벌 실습에 뽑혔다는 들뜬 기분에 우쭐해하는 자들이 나오는 것이다. 교사들은 이를 예상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번엔 예상보다 더 큰 바보가 발생한 것 같다. 게다가 왕세자. 슈릴은 머리가 아팠다.



    "확실히 어리석은 판단이다. 리더의 판단 착오로 인해 전멸에 이르는 전형적인 예가 되겠군. 언젠가 나라를 이끄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는 것을 자각하는 게 좋을 거야. 길동무가 될 것은 이 나라 국민들일 테니까."



     그 담담한 질책은 블레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하지만 맞는 말이기에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왕족이지만 지금은 학교의 학생이다. 교사의 가르침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슈릴은 블레인 일행의 바로 옆, 피가 튄 곳을 보고 의아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주변에서 검게 그을린 마수의 시체와는 차원이 다른 마력이 느껴진다.



    "저 검게 그을린 마수보다 더한 놈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뭐가 나온 거지?"



     아직 마르지 않은 핏자국에 다가간 슈릴이, 누구에게랄 것 없이 중얼거렸다.



    "실버독의 변이종이요."



     대답한 것은 러브였다. 그 조용한 목소리에 놀라서 슈릴이 고개를 들었다.



    "실버독의 돌연변이종? 확실해?"



     다프가 고개를 끄덕이자, 슈릴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봐. 너희들 잘도 살아남았구나? 상급 마술사도 쓰러뜨리기 힘든 것을, 대체 어떻게......."



     다프가 말없이 슈릴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그 표면에 새겨진 문장을 보고, 슈릴이 눈을 크게 뜬다.



    "...... 아하, 그렇군. 알겠다. 다른 말은 필요 없고, 비밀리에 처리하지."



    "감사합니다."



     다프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기괴한 대화에 블레인은 당황한 눈빛으로 슈릴과 더프에게 시선을 보냈다. 맥스와 라이트도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슨 말하는 거냐. 슈릴 선생, 우리를 구출하고 마수를 처치한 것은..."



    "브레인 전하. 이번 건에 대해서는, 폐하께 보고하고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언급 금지입니다."



     엄한 어조로, 슈릴은 블레인의 말을 끊었다.



    "어째서?"



    "국책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릴 권한이 없습니다."



    "...알겠다."



     그 말에, 블레인은 더 이상 묻지 못했다. 왕의 재가에 필요한 일에는 왕세자라 할지라도 참견할 수 없다.



     블레인이 더 이상 묻지 않는 것에 안도한 슈릴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교사들이 맥스와 라이트를 안고 밖으로 나간다. 마수의 검게 탄 자국도 구멍을 파서 묻어둔다. 슈릴의 교사로서, 나라의 유력한 마법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이제 숲에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그렇다, 할 일은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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