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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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24일 00시 02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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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프의 솔직한 의문에 가볍게 웃으며, 러브는 이렇게 답했다.



    "아까 네가 말한 대로야. 머리가 텅텅 비어있어서 그래."



    "아하~"



     납득한 다프는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그런 대화를 듣고 있었는지 아닌지, 엘리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충직한 시종과 시녀는 성심성의를 다하여 엘리스에게로 향했다.



    "저기, 러브? 토레스 님이 쓰시는 헤어 오일을 쓰면, 머리카락에 아주 윤기가 난대. 어느 제품을 사용하시는 걸까나? 그리고 오웬 님이 전하께 추천한 홍차는 향이 아주 좋다고 하던데, 한번 마셔보고 싶어."



    "예, 엘리스 님! 바로 조사해 보겠습니다."



    "저도 토레스 님과 오웬 님의 시종에게 슬쩍 물어보겠습니다!"



    "어머, 다프. 두 분이 사용하는 물건을 알고 싶다고 한다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나?"



     살짝 얼굴을 붉히는 엘리스에게 다프는 빙긋이 웃어주었다.



    "그런, 엘리스 님에 한해서 그런 일은 없습니다! 괜찮아요, 재주껏 알아낼 테니 안심하세요."



     다프가 믿음직스럽게 약속을 하자, 엘리스는 수줍은 듯이 얼굴을 가리며 부탁한다고 작게 중얼거렸다.



    "다프 이지, 그리고 러브 이지. 이런 곳에 있었구나."



     그때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프와 러브가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블레인 전하와 그의 측근 후보인 마법사단장의 아들인 라이트 리버럴, 기사단장의 아들 맥스 워드가 서 있었다. 학교 내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것을 보고, 주변 탁자 위의 영애들이 소리 없는 환희의 비명을 지른다.



     다프와 러브는 서둘러 인사를 하였고, 엘리스도 자리에서 일어나 숙녀의 인사를 했다. 특별히 아름다운 몸짓도 아닌, 평범한 인사다.



    "학교 안은 평등해. 다들 편하게 있어. 라스 양, 좋은 소식이 있다. 네 시종과 시녀에게, 다음번 과외 실습에 참가할 수 있는 허가가 나왔다."



     블레인 전하의 말에 자세를 되돌린 엘리스가, "어머" 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학교에서 1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과외 실습은 로메오 왕국 내 서쪽에 있는 소나의 숲에서 실시하는 마수 토벌 실습을 말한다.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학원 내에서도 상위 성적자만 참여할 수 있으며, 여기에 참여하면 실력자로 인정받아 학교 졸업 후 진로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다프 이지와 러브 이지는 첫 참가이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조가 되었다."



     브레인 전하의 말에 주변이 술렁인다. 첫 참가라는 이유가 붙었지만, 전하와 함께한다는 것은 참가자들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학생이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다. 그만큼 다프와 러브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다프. 평소에 단련한 성과를 보여봐라."



     맥스가 상쾌하게 웃는다. 다프와 여러 차례 검을 주고받으며, 그 실력을 높이 사고 있다.



    "러브 양. 당신의 코치는 저입니다. 당신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온화한 미소를 짓는 자는 라이트다. 그는 러브의 마법의 재능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어 한다.



    "매우 영예로운 일이네요. 잘했어, 다프, 러브."



     조용히 축하의 말을 건네는 엘리스의 모습에, 블레인 전하는 내심 감탄했다. 라스 가문의 사람은 원래 온화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시종과 시녀의 활약을 조금도 시샘하지 않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다프와 러브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지만, 내심 과외 실습이 귀찮다고 생각했다. 다프와 러브의 졸업 후의 진로는 누가 어떤 조건으로 권유하든 라스 가문의 엘리스를 모시는 것 하나다. 그것은 라스 가문으로부터도 확답을 받았고, 엘리스에게도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흔들릴 여지가 없다. 따라서 과외 실습에 참여하는 것은 다프와 러브에게는 의미가 없는 일이다. 실습 기간 동안은 엘리스의 곁을 떠나게 되니 그것도 싫었다.



     어떻게든 실습을 피할 수 없을까 머릿속으로 궁리를 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엘리스는 빙그레 웃었다.



    "다프와 러브의 노력이 인정받게 되어서 정말 기뻐. 열심히 하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는 주인의 말에, 다프와 러브의 마음은 순식간에 결정되었다.



    "물론입니다, 엘리스 님! 제가 가장 큰 녀석을 잡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머, 다프. 제일 큰 놈은 당연히 내 것이야. 엘리스 님! 제가 반드시 이기겠어요!"



     콧김을 내뿜으며 의욕을 불태우는 쌍둥이의 모습에, 엘리스는 기대가 된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들이 말을 걸었을 때보다 엘리스의 말에 쌍둥이의 의욕이 솟구치자, 블레인 일행은 조금은 재미없어했다.

     하지만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것은 좋은 일이라고 억지로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과외 실습을 통해 이 충성스러운 쌍둥이를 휘하로 끌어들이자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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