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1부 382화 죽음의 오찬회에 어서오세요!(1)
    2023년 10월 23일 18시 40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여보!? 꺄아아아악!"



    쨍그랑! 잔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남편이 눈앞에서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 암브로시아 부인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녀의 손에서 술잔이 떨어지자, 두 잔이 깨지면서 바닥에 유리조각과 술이 흩날린다.



    "모두 움직이지 마라! 호크!"



    "알고 있어요!"



    이그니스 님의 호통에 당황한 일행이 모두 움직임을 멈춘다. 이그니스 님은 야수용의 특대형 냅킨으로 입을 가리는 즉석 가면을 만들어, 바닥에 쓰러져 피투성이가 된 채 입을 벌리고 신음하는 박스터 씨에게 달려가서, 가슴과 목을 긁어대며 난동을 부리는 그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나도 마찬가지로 어린이용 냅킨으로 얼굴 아랫부분을 감싼 채 서둘러 두 사람에게 달려가 해독 마법을 걸었다.



    "호크 골드의 이름으로 명한다! 빛이 있는 자에게 치유를! 독이라면 해독! 저주라면 저주 되돌리기! 그리고 뱃속에 있는 것들은 모두 저기 있는 쓰레기통으로 전이!"



    "다, 당신들! 도대체 무슨 짓을!?"



    "뭐야 이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



    "뭣!? 무슨 일이야!?"



    "아직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미스터 박스터에게 독을 먹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모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라! 그리고 기분이 나빠진 사람은 즉시 신고하도록!"



    "기분이라면 최악이야!"



    "멍청하긴! 그런 뜻이 아니야!"



    그전까지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돌변했다. 모두가 눈앞에서 벌어진 믿을 수 없는 사건에 놀란 나머지, 서둘러 들고 있던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혹시 내 잔에도 독이 들어있는 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 왜 이런 일이라며 겁먹는 사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외치는 사람. 반응은 다양하다.



    암브로시아 부인은 남편이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눈을 크게 뜨고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떨고 있다.



    "좋아! 상태가 안정되었습니다!"



    "잘했다, 호크! 헬만 의사! 그를 진찰해 달라! 아내 분은 부인을 돌봐주고!"



    "아, 알았다! 도구가 없어서 간단한 것만 할 수 있지만!"



    "알겠어요!"



    "뭐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다들 진정해! 다행히도 그는 목숨을 건졌다! 동요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당황하지 말고 다음 지시를 기다려라!"



    이그니스 폐하가 일갈에, 스승과 바인 부부를 제외한 모두가 벌벌 떨며 몸을 움찔거렸다.



    "라이벤투스 공. 미안하지만 서둘러 경찰에 신고를 부탁할 수 있을까? 그리고 구급차도 준비해 주고."



    "알겠습니다!"



    스승의 말에, 노급사 라이벤투스가 달려가려고 했지만.



    "자, 잠깐만!"



    잘 안 나오는 음성으로 애써 가로막은 사람은, 다름 아닌 박스터 씨였다. 해독의 마법이 작용한 탓인지 아직 목이 뜨겁고 숨이 막힐 듯하지만 차분함을 되찾은 것 같다. 그는 피가 묻은 입술을 떨며 외쳤다.



    "이런 사건이, 콜록!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면! 하아하아! 빛나는 미식가 마스터즈의 권위에 흠집이 생긴다! 라이벤토스! 경찰은 없다! 구급차도! 이건 명령이다!"



    "미스터 박스터! 하지만......!



    "시끄러워! 쿨럭! 독이 어째서! 복어 독으로 죽을 뻔한 적도, 버섯 독에 죽을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냐! 부탁합니다, 황제 폐하! 제발 경찰을 부르지 말아 주십시오!"



    박스터 씨의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열변에, 장내 분위기는 매우 긴박하고 위태로워졌다. 그럴 만도 하다. 즐거워야 할 회식 자리가 순식간에 끔찍한 살인사건의 현장이 될 뻔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그의 길드 마스터로서의 각오에 가슴이 감동했는지, 아니면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는지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