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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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22일 12시 22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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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택으로 돌아온 레오루드는, 곧바로 실비아에게 미스릴의 일을 상의하기 위해 집무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제아트의 내정에 관여하는 문관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중심에는 실비아가 큰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문관들은 정리한 서류를 차례로 실비아에게 가져다주고, 몇 가지 질문과 지적을 받으면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광경을 한참 바라보던 레오루드는, 문관들의 줄이 끊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실비아, 잠시 괜찮을까?"

    "레오루드 님. 돌아오셨군요."

    "그래. 맡기기만 해서 미안."

    "아뇨, 괜찮아요. 아내의 역할은 남편을 지탱하는 것이니까요. 후후, 그래도 아직 약혼녀지만요."



     장난스럽게 웃는 실비아의 모습에 레오루드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문관들의 흐뭇해하는 시선을 의식하여 얼굴을 붉히고 헛기침을 하며 모른 척했다.



    "크흠! 뭐, 결혼식은 조만간 반드시 올릴 테니 ......"

    "빨리 하시는 게 좋아요. 여자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비추천하니까요."

    "뭐야앗!?"



     뒤에서 슬쩍 튀어나온 이사벨을 본 레오루드는 깜짝 놀라 얼빠진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다.



    "죽일 셈이냐!?"

    "웬일로 방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놀라게 하려고 한 것뿐이라고요."



     장난이 성공했다며 귀엽게 윙크하는 이사벨.

     그것을 본 레오루드는 지친 얼굴로 중얼거린다.



    "오랜만에 짜증이 났어 ......"

    "레오루드 님. 약혼녀인 제가 있는 앞에서 당당하게 바람을 피우지 말아 주세요."

    "지금 주고받은 대화가 도대체 어디가 바람이냐고, 대체 ......"

    "그리고 이사벨. 레오루드 님을 놀려도 되는 것은 저만의 특권입니다. 앞으로는 자중하세요."

    "저는 이제 레오루드 님의 부하가 아니니 실비아 님의 명령에 따를 수 없어요!"

    "저는 레오루드 님의 아내이니 당신의 주인이에요!"

    "아직 약혼녀잖아요. 방금 전 스스로 그렇게 말했잖아요?"

    "크윽! 자기가 결혼했다고 건방지게 굴기는!"

    "후후후후, 억울하다면 결혼을 해보시던가요."

    "결혼은 이미 확정됐는데요~!"

    "하지만 언제 할지는 미정이잖아요. 그걸 과연 확정이라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레오루드 님이 다른 여자를 데려올지도 모르잖아요."

    "그, 그럴 리 없어요!  레오루드 님은 성실한 분이시니까요! 뭐, 사실은 저만으로 충분하다고 말씀해 주셨고요."



     실비아는 자신의 발언이 부끄러운 지, 얼굴을 붉히며 머리카락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어머머, 뭘 부끄러워하시는 거죠? 그런 상태라면 부부가 된 후에 고생할 텐데요?"

    "아는 척은!"

    "알고 있고 말고요. 저는 진짜 유부녀니까요."



     우쭐대는 이사벨에게, 실비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사벨의 말이 옳아서, 이제 막 약혼녀의 신분으로 레오루드와 몇 번의 만남을 가진 정도에 불과한 실비아로서는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크으으......"



     이를 악물고 노려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실비아.

     더 이상은 시간 낭비인 동시에 자신에게도 피해가 갈 것 같아서,  레오루드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거기까지. 이사벨, 더 이상은 하지 마. 지금은 중요한 이야기가 있거든."

    "알겠습니다. 이번엔 이 정도로만 해둘게요."



     레오루드는 다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자 넌더리가 났지만, 이사벨은 자신의 밑으로 오기 전까지 실비아의 시종이었다.

     방금 전의 대화를 보아도 둘이 사이가 좋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비아도 진심으로 비난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레오루드는 그렇게 짐작한 것이다.



    "실비아. 할 말이 있는데. 지금 괜찮지?"

    "네. 일도 얼추 끝났으니 괜찮아요."

    "맞습니다. 레오루드 님을 대신해 왕녀 전하께서 일을 잘 처리해 주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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