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번의 사육사 中(1)2023년 10월 21일 05시 49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품평회 당일
판매자의 대기실에서 세 마리의 안장을 최종 점검하고 있자,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산드라"
"......"
대답도 않고 무시했다.
"오늘은 우리 집 최고의 녀석에 내가 타게 되었다고."
"어머, 불쌍하게도. 그리고 함부로 들어오지 마."
"너에게 시합을 신청한다. 내가 이기면 나와 결혼해라!"
"싫어."
산드라를 가리키던 다비드가 멈칫했다.
"...... 왜?"
"받을 이유가 없는걸. 나는 오늘 그 아이들의 최고의 모습을 손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왔어. 그게 끝이야. 당신 따위는 아무 상관도 없어."
"...... 승부를 받아들여"
"거절하겠습니다~"
재빨리 떠나려는 산드라의 어깨를, 다비드가 잡아당겼다.
"만지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돼?"
"알프레드는 상사의 딸과 결혼한다고 하더라."
"......"
산드라는, 싫어하는 옛 친구를 오랜만에 똑바로 쳐다보았다.
자신의 말이 산드라에게 충격을 줬다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싱긋 웃었다.
"들었다고. 상사의 딸이 그 녀석에게 반했다더라. 수직적 사회인 비룡사 업계에서 어떻게 윗사람의 말을 거절할 수 있겠어. 안 됐구나, 산드라. 이걸로 그 녀석도 출세 가도를 달리겠지.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비룡사의 꿈도, 좋아하는 남자도 다 떠나가고 네 손에는 영세한 목장만 남았지. 학교 제일의 수재가 몰락했구만. 딱하구나, 산드라. 내가 위로해 줄까?"
"멋대로 상상하지 말아줄래? 그리고 만지지 마."
"흐음."
다비드는 산드라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뭐가 즐거운지 실실 댔다.
"손수건 있냐, 산드라. 예쁜 눈망울이 다 젖었다고...... 너무 섹시해서 더 울게 만들고 싶을 정도야. 뭣하면 가슴도 빌려줄게. 이봐, 외롭지?"
열기를 띤 큰 몸에 밀려서 벽에 밀착된 산드라는, 가슴을 떠밀었다.
"그만해."
"...... 내 것이 되도록 해, 산드라. 그 녀석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너를 버렸어. 응? 부탁이야, 내 것이 되라고. 내 아내가 되도록 해. 그놈이 아니라 나를 좋아하라고. 나는 제대로, 상냥하게, 너만을 계속 소중히 여길 테니까."
"그만하라고 했잖아!"
"뭐 하는 거야."
입구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 알프레드 ......"
"뭐 하고 있어, 다비드. 산드라를 놔."
벽에 밀착된 산드라가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한 알프레드가 표정을 바꿨다.
"...... 죽여버린다, 다비드."
분노의 기운에, 잠시 다비드가 움찔하며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그는 억지로 웃어 보였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엘리트 비룡사님. 괜찮은 혼담이 깨질 텐데도?"
"무슨 소리인데?"
"상사의 딸과 결혼한다지? 축하해."
"거절했어.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니까."
알프레드는 가만히 산드라를 바라보았다.
"거절했어. 지름길도 후원자도 필요 없어. 나는 자력으로 출세할 거야."
"......"
여전히 산드라의 몸에 감겨있던 다비드의 손을, 알프레드가 떼어냈다.
괜찮냐는 물음에, 산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프레드가 있는 쪽의 몸만 따스했다.
"...... 너희들은 항상 그래."
다비드가 떨쳐낸 손을 잡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맨날 찰싹 달라붙어 있기는.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놓고. 다른 인간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하고! 모여서 비룡사 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똑똑한 녀석들은, 다른 녀석들이 얼마나 상처받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겠지!"
"네 제멋대로 피해망상이다, 다비드. 설령 그렇다 해도 여자에게 억지로 접근해 울게 만드는 남자가 남의 마음을 생각하라고 하는 게 더 이상해. 그런 식으로 하니 좋아하는 여자에게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다. 조금은 생각해 봐."
다비드는 얼굴을 붉히며 말끝을 흐리더니, 벽을 발로 차고서 사라져 버렸다.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 남자는 몸만 커다란 아이야. 정말 멍청한 녀석. 정말 지긋지긋해."
알프레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서 산드라를 바라본다.
"정말 괜찮아, 산드라?"
"응, 아무 데도 안 다쳤고, 와이번을 타면 대부분 잊어버리니까."
"여전하네."
알프레드가 웃는다.
"품평회를 보러 왔어?"
"응. 선배와 동기들도 함께. 이번에 와이번의 보유량을 늘린다고 하더라."
"그래? 좋은 아이가 있으면 좋겠네. 우리 애들은 전투에 적합하지 않아서 뽑히지 않겠지만, 연기는 봐줘."
"알았어. 잘해봐."
"그래, 와줘서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왠지 요즘 정말 끈질기거든."
산드라는 다비드가 만졌던 곳을 톡톡톡 두드렸다.
"네가 손이 닿는 곳에 있으니 참지 못하는 거겠지. 제발 앞으로는 이런 곳에 혼자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 꼭 가야 한다면 다른 사람이나 와이번을 데리고 가. 저 녀석의 집은 분명...... 음, 잠깐 생각해 볼게."
혼자 고개를 끄덕이고서
생각을 하네?
왜 저러는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며 밖을 내다보니, 하늘이 뚫어질 듯한 푸른 하늘이 보여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순식간에 그녀의 마음이 하늘로 날아간 것을 알아차린 알프레드는, 산드라의 옆모습을 보고 곤란하다는 듯이 웃었다.728x90'연애(판타지) > 와이번 사육사 산드라의 눈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이번의 사육사 下(1) (0) 2023.10.21 와이번의 사육사 中(2) (0) 2023.10.21 와이번의 사육사 上(4) (0) 2023.10.21 와이번의 사육사 上(3) (0) 2023.10.21 와이번의 사육사 上(2) (0) 2023.10.21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