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가 참 좋구먼~"
페르 할아버지가 허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정말 그래요."
마르 할머니도 먹이를 섞으며 차분히 대답한다.
할머니의 오랜 친구라고 하는 이 부부는, 산토라리아 목장의 든든한 직원들이다.
"아가씨, 준비는 됐네. 슬슬 그걸 해보게."
"...... 그래."
할아버지의 말에, 산드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이구, 여보가 해야지!"
"아니, 내가 할게. 두 사람은 모두의 점심 준비를 부탁해."
"그래?"
마르 할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산드라는 창고에서 끈적끈적한 마물 가죽으로 덮인 수레를 꺼냈다.
수레에는 사람 허리 반쯤 되는, 커다란 철제 톱니바퀴가 달린 장치가 실려 있다.
삼시 세 끼 밥 먹기 전에 꼭 하는 이 행위를, 산드라는 가장 싫어했었다.
목장에서 한가로이 지내던 와이번들이 수레를 끌고 온 산드라를 쳐다본다.
'그르르르'하고 위협적인 소리를 내는 것은 어린 수컷인 라고.
어린 노체를 품에 안으며 날개를 펼친 것은, 어미인 에라.
모두 숨을 죽이며 굳어 있다.
수레 위의 장치에 달린 핸들을 돌린다.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갸아' 하는 작은 비명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산드라는 장치를 창고로 끌고 가서, 또다시 마물의 가죽으로 덮어씌웠다.
그러자 그들의 점심을 들고서 페르 할아버지와 마르 할머니가 달려온다.
싫은 일이 끝나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자, 와이번들이 몰려든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기어를 돌리는 할머니 옆에서 눈물을 흘리는 손녀를, 할머니는 쓰다듬었다.
[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무서운 재앙이 저 아이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 말밖에 들을 수 없었다.
사육사와는 다른 꿈을 꾸는 손녀에게, 할머니는 작업의 설명은 했어도 그 이상의 의미는 알려주지 않았다.
좀 더 제대로 물어봤으면 좋았을 거라며, 산드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할머니의 양육법은, 할머니의 손에 의해 몇 권의 책자에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다.
꼬리는 와이번이 어릴 때 마비 효과가 있는 잎사귀를 잠시 물에 적셔 붙인 후 잘 드는 칼로 단번에 잘라내어 연고를 발라둔다.
계절, 컨디션 변화마다 필요한 대책, 임신한 암컷에 대한 대응법, 먹이 배합을 바꾸는 방법
수십 년의 경험을, 세밀하게, 세밀하게, 사랑을 담아서
어쩌면 손녀에게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알기 쉽게 적혀 있었다.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야?]
물어봐도 대답해 줄 사람은 더 이상 없다.
할머니의 기록을 따라가면서, 산드라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 두툼한 수첩에 눈물을 떨어트리며, 산드라는 할머니의 마음을 더듬어갔다.
"이번 품평회에는 몇 마리를 내놓을깝쇼?"
빈 사료통을 치우던 펠 할아버지가 물었다.
"타블라, 파블로, 파로 세 마리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페르 할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해?"
"동감입니다요. 나머지는 아직 좀 이르지요."
"마르 할머니는"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다행이다. 고마워. 오늘 협회에 신고하고 올게."
품평회는 연 4회
목장이 '육성이 끝났다'고 판단한 와이번으로 몇 가지 시험을 거쳐, 그 모습을 구매자가 보고 구매 신청을 하는 자리이자 각 목장의 육성 능력을 겨루는 승부의 장이기도 하다.
산트라리아 목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좋다.
온순한 성질, 사람에 대한 순종성, 그 속도와 정확성은 물건이나 손님을 태우는 수송 및 호위용으로 와이번을 찾는 고객의 취향에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