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 아펠토프트 창관의 문앞에서(3)
    2023년 10월 16일 20시 38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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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하셨겠네요, 클라스 님은."

    「그렇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은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가족끼리 사이가 좋았던 만큼 마음속으로는 아마도."

    "...... 클라스 님은 아직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뜨지 않으셨나요?"

    "클라스 님은 여자를 만난 적이 없습니다."

    "네?"

    "철저하게 멀리하고, 눈에 담지 않기로 결심하신 겁니다. 카밀라의 저주로 죽어가는 여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

    "......"

    "지금은 저택에 틀어박혀 책과 함께 살고 계십니다. 나이를 먹으면 바뀔 거라고,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크나큰 착각이었습니다. 포도주를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이 포도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아무런 장애 없이, 오늘도 클라스 님은 책과 함께 살아가고 계십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슈테트의 피와 재능가 끊어질까봐 저희가 이렇게 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선대께서 이를 위해 남겨주신 금화를 써서."

    "...... 클라스 님이 포도주의 맛을 알도록."

    "...... 바로 그렇습니다."



     3대째 내려오는 카밀라의 저주는 사라지고, 포도주의 맛을 익힌 클라스 도련님이 [포도주 한 잔 더] 라고 말을 꺼내도록.

     그렇구나. 아주 쉽게 이해가 되었다.



    "12월의 보름달이 뜨는 밤에 제가 죽으면 3대째 이어진 카밀라의 저주가 사라지고, 후처를 맞이해 해피엔딩. 그런 줄거리군요."

    "예."

    "그냥 금화 100냥을 주지 않고 아무 여자를 속일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저희한테도 뒷맛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요. 돈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그래서 그들은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적어도 [죽어도 좋으니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일을 부탁하기 위해. 그러는 편이, 남은 자들의 마음이 편하니까.

     올슈테트는 돈을 써서라도 누군가 죽어줘야만 한다. 올리비아는 죽어도 좋으니 돈을 원한다. 서로가 원하는 바다.



    "12월까지 저택에 있는 것이 선금에 해당하는 일, 그리고 클라스 님께 사랑받고 죽어서 카밀라의 저주를 끝내는 것이 성공보수에 해당하는 일이라는 것이겠네요?"

    "예."



     올리비아는 미소를 지었다.



    "그런 일이라면, 제가 최선을 다해 클라스 님을 농락하겠어요. 부인이라고 하셨는데, 호적에 올려야 하나요?"

    "그래야 당당하게 밖에다 발표할 수 있으니까요. [결혼했다. 하지만 아내가 죽었다] ...... 카밀라의 삼대에 걸친 저주는 이제 끝났다. 그래야 다음이 올 수 있거든요."

    "그렇군요."



     금화 100냥. 나쁘지 않은 이야기.

     아니, 그 창관에서 걸레처럼 취급당하고 반쯤 죽어서 강물에 던져질 예정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좋은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그럼 12월까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토비아스 님, 코니 님."

    "잘 부탁드립니다."

    "......"

    "왜 그래, 코니?"

    "아뇨......"



     코니의 얼굴을 보며, 올리비아는 빙긋이 웃었다.



    "[첫 번째 포도주가 이렇게 좋으면, 오히려 딱하게 되었구나, 클라스 님]이라고 생각하셨나요?"

    "혹시 독심술의 면허를 가지고 계신지?"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어른들의 술수를 보고 자랐거든요. 저는 올리비아 아셀. 제가 가진 모든 기술을 가지고 클라스 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니,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넘어갈 거라 생각하는데요."

    "그러길 바라야겠지만요."

    "오, 이제 곧 도착합니다."



     큰 저택의 문이 열린다.

     전통이 느껴지는, 벽돌로 지어진 아름다운 저택.



    "올슈테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세상이여 안녕히. 그렇게 올리비아는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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