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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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16일 06시 59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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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오스, 니콜 양."



     교류회가 시작되자, 왕세자를 데리고 캐롤라인이 왔다.



    "전하. 제 친구인 케이오스 블랑즈 후작영식와 그의 약혼녀인 니콜 양입니다. 케이오스 님은 니콜 양과 결혼하여 후작가를 물려받으실 분입니다."



     캐롤라인이 소개하자 이웃나라 왕세자 앞에서 긴장한 니콜은, 무심코 케이오스의 소매를 잡았다.

     케이오스는 자신을 의지하는 니콜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여러 가지로 잔소리를 한 끝에 "너 따위는 이미 다 필요 없어!" 라며 깔깔 웃는 니콜에게 버림받는 악몽을 꾸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니콜을 보자 마음이 치유되었다.



    (귀여워 ......)



     캐롤라인을 상대할 때는 생각지도 못한 말이 생각났다.



    "캐롤라인 공주의 친구에게 소개를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케이오스 님과 니콜 아가씨도 기회가 된다면 꼭 이웃나라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왕세자는 부드러운 저음으로 천천히 인사를 건넸다. 품격 있는 목소리와 유려한 몸짓, 정말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대로 학교 생활의 이야기 등을 나누자, 잠시 후 니콜의 긴장이 많이 풀렸다.

     대화 도중에 니콜이 이웃나라의 언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와서, 니콜은 최근 읽고 있는 소설의 작가를 언급하며 책을 읽기 위해 언어를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자 왕세자가 한 마디 거들었다.



    "그 작가의 작품은 나도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명한 작가인데, 최근 번역에 힘쓰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하더라고요."

    "그런가요. 번역된 건 다 읽었지만 ......원서는 역시 어려워서 잘 안 읽히더라고요."

    "일부러 원서로 읽으려 하다니 정말 성실하며 노력하는 분이시군요. 우리나라의 작가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그런 ......"



     부드럽게 미소 짓자, 니콜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볼을 붉혔다.

     케이오스는 볼을 붉게 물들이는 니콜의 귀여움에 충격을 받았다.



     니콜이 귀엽다. 하지만 그 귀여운 표정을 짓게 한 것은 자신이 아니다. 그 사실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니콜 ...... 이제 가볼까. 왕자 전하와 캐롤라인 님에게 방해가 될 수는 ......"

    "아니, 조금 더 캐롤라인 님의 친구로부터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괜찮으시다면, 좀 더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케이오스는 은근히 니콜을 이 자리에서 떼어놓고 싶었지만, 왕자가 그렇게 말하니 물러설 수도 없었다.

     왕자는 대화가 능숙해 캐롤라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니콜에게도 말을 건넸다. 니콜은 왕자와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거워져서, 어느새인가 케이오스의 소매를 놓고서 앞으로 나왔다.



     그런 니콜의 모습을 보고 케이오스는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케이오스와 함께 있을 때의 니콜은, 지금 생각해 보면 항상 지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화도 캐롤라인에 대한 이야기뿐이었고, 니콜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생각에 케이오스는 초조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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