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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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15일 22시 36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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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케이오스 님은 항상 캐롤라인 님을 생각하고 계시잖아요."



     니콜은 곤란하다는 듯 눈썹을 내리며 말했다. 그 표정은 질투나 불만을 품고 있다기보다는, 말 안 듣는 아이를 꾸짖는 듯한 표정이다.



    "작년에 행상을 보러 갔을 때에도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에 대한 감상은 '캐롤라인 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 '캐롤라인 님에게 어울릴 것 같다'였고, 마지막에는 '캐롤라인 님을 위해 검을 수련하는 편이 더 나았다'라고 말씀하시며 돌아가셨잖아요."



     그 말을 듣고, 케이오스는 무심코 절규했다.



     부정하고 싶지만, 작년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확실히 기억이 안 나는 것도 아니다.



    "아, 아니. 그건 ......."

    "괜찮아요. 잘 알지도 못하는 약혼녀와 함께 있는 것보다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잖아요. 저도 혼자 행동하는 게 더 편했고요."



     니콜은 케이오스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오해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자신의 말과 행동이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다르다. 캐롤라인은 지금도 남자 같지만, 어렸을 때는 정말로 남자아이 같았다. 그래서 케이오스는 거의 동성친구 같은 느낌으로 캐롤라인을 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캐롤라인은 왕녀답게 행동해야 했고, 검을 드는 것도 금지당했다. 그래서 우울해하는 캐롤라인에게 "제가 캐롤라인 님만큼 강해져서 지켜줄게요~"라며 가벼운 격려의 의미로 말했을 뿐이다.



     사실은 남자처럼 차려입고 검을 휘두르고 싶은 캐롤라인이 억지로 왕녀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딱해서 "저 남자 옷이 어울릴 것 같아', '저쪽 검과 갑옷 가게를 좋아할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길게 기른 머리를 예전처럼 짧게 자르고 싶다는 불평을 들었기 때문에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머리 장식이 눈에 들어왔고, 사실은 밖에서 뛰어놀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하기 때문에,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책이 없을까 찾아보게 되었다.



     게다가 잘 알지도 못하는 약혼녀, 아니 캐롤라인과 달리 평범한 소녀인 니콜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동성친구 같은 캐롤라인과 함께 있는 것이 더 편했다.



     그래서 그만, 편한 쪽으로 도망쳐 버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때문에 엄청나게 귀찮은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케이오스는 비로소 깨달았다.



    "니콜 ......"

    "케이오스 님은 마음대로 하셔도 좋아요. 다만 지금 파혼하면, 저는 더 이상 제대로 된 상대와 결혼할 수 없으니 가급적 결혼만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손을 맞잡고 올려다보며 '위장결혼'을 부탁하는 약혼녀의 모습에, 케이오스는 여기서 어떻게 수습해야 좋을지 몰라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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