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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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15일 21시 31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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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캐롤라인 공주로부터 차를 마시자는 이야기가 왔다.

     백작영애인 니콜이 공주에게 초대받을 이유야 단 하나다.



    "케이오스 님을 이웃나라로 데려갈 테니, 나보고 포기하라고 하는 걸까?"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은 니콜은 이야기의 흐름을 상상하며, 학교 정원의 정자로 향했다.



    "잘 와주었다, 니콜 양."



     캐롤라인은 당당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답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당당하고 청아한 기운을 뿜어내는 눈부신 존재다.



    "먼저 당신에게 사과하고 싶다. 내가 소꿉친구인 케이오스에게 의지했던 탓에, 당신에게는 불쾌감을 주었겠지."

    "아뇨, 그런......"



     갑작스러운 사과에 니콜은 당황했다.

     물론 예전 같았으면 불만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캐롤라인 님의 곁에 있는 것이 케이오스 님의 행복이니, 저는 방해할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 이웃나라로 데려가도 괜찮다는 뜻으로 말했지만, 캐롤라인은 어째선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다물었다.



    "...... 니콜 양은 이웃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있다고 들었다만?"

    "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요."

    "왜 배우려고 하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캐롤라인의 물음에, 니콜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웃나라의 책을 읽고 싶어서요."

    "그럼 이웃나라에 가기 위해서가 아닌 거구나?"



     그 말을 듣고 니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근 떠도는 이상한 소문이 떠올랐다.

     니콜이 케이오스를 쫓기 위해 이웃나라 언어를 배우고 있다는 소문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캐롤라인은 불안해졌을 것이다. 혹시 니콜이 쫓아다니며 두 사람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안심하세요. 저는 케이오스 님을 붙잡거나 따라갈 생각은 없답니다. 언제든 파혼해도 상관없고요."



     '딸깍' 하고 캐롤라인 님의 컵이 소리를 냈다. 별일이다. 완벽한 분인데 웬일이람.



    "약혼...... 파기할 생각이었나?"



     왠지 초조해 보이는 캐롤라인의 모습에, 니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결혼은 해주면 고마울 것 같다. 괜찮은 귀족의 자녀들은 전부 약혼자가 있다. 지금 파혼해 버리면, 니콜에게 오는 구혼은 다 문제가 있는 사람들뿐일 테니까.



    "저로서는 위장결혼이라 해도 결혼하는 게 제일 좋지만요."

    "뭣......"

    "저는 이 나라에서, 케이오스 님은 이웃나라에서 살면 되지 않을까요. ......뭐, 그건 너무 저만 좋은 이야기지만요."



     니콜은 부끄럽다는 듯이 웃으며 넘어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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