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023년 10월 15일 21시 14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니콜 양과는 요즘 어때?"
방과후의 학생회실에서, 후작영식의 물음에 케이오스는 고개를 들었다.
"특별한 일은."
없다고 말하려는 케이오스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교내에 떠도는 소문을 알고 있어?"
"소문?"
"케이오스가 약혼녀 니콜 양을 버리고 캐롤라인 님을 쫓아 이웃나라로 가버릴 예정이라서, 착한 니콜 양은 약혼남을 쫓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웃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있다는 소문."
케이오스는 절규했다. 뭐냐 그게.
케이오스는 후작가의 후계자다. 이웃나라에 갈 리가 없지 않은가.
"니콜 아가씨가 이웃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있는 건 확실해. 요즘 도서관에서 자주 보니까."
"뭐?"
백작영식의 말에 케이오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니콜이 왜 이웃 나라 말을 배울 필요가 있단 말인가. 이웃 나라 귀족들과 교류할 때는 대륙 공용어인 제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대륙에 있는 나라의 백성들은 자국어와 제국어를 익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그 나라의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그 나라로 이주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도 무방하다.
물론 후작가의 후계자인 케이오스와 결혼할 예정인 니콜에게 이웃 나라에 살 미래가 생길 리가 없다.
"왜 내가 이웃나라에 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지?"
"그야, 네가 평소부터 캐롤라인 님의 기사가 되어서 지켜주겠다고 공언하고 있었으니까."
"그건 이웃나라의 왕자와 약혼을 맺기 전의 이야기다! 나는 어디까지나 캐롤라인 님께서 이 나라에 계신 동안은 소꿉친구로서 지켜주겠다고 했을 뿐, 끝까지 따라갈 생각은 없어!"
"네 속마음이 어떻든 간에, 주변 사람들의 눈에는 네가 약혼자를 버리고 공주를 따라가는 남자로 비춰지고 있다는 뜻이야."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은 케이오스는 깜짝 놀랐다.
"케이오스."
캐롤라인이 곤란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소꿉친구라서 편하다며 너에게 의지했던 내게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너는 약혼녀와의 교류가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
그 말을 듣고 떠오르는 것은, 꽃 축제 날 혼자서 시내로 나가려던 니콜의 모습이었다.
혼자 다니지 말라고 말했으니 이제 괜찮을 것 같지만, 애초에 니콜은 왜 혼자 행동하려고 했던 것일까. 생각해 보니 행상인이 왔을 때도 혼자 시내로 나갔다고 했다.
"바쁘다는 건 알겠지만, 제대로 만나서 편지를 보내고, 쉬는 날에는 같이 지내야지. 나도 이웃나라의 왕태자와 편지는 주고받고 있다."
"...... 예."
마지막으로 편지를 쓴 게 언제였을까 생각하며 케이오스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뭐, 니콜 양은 팔찌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으니 너도 팔찌를 끼고 함께 걸어 다니면서 주변에 보여 주도록 해."
백작의 말에, 케이오스는 고개를 들었다.
"팔찌?"
"행상인 시장에서 팔던 거. 니콜 양은 항상 끼고 다니던데. 착용하면 행복해진다는 소문 때문에 연인과 함께 착용하는 것이 유행이었잖아."
케이오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팔찌가 작년에 유행했던 기억은 있다.
"우리도 작년에는 착용했었다고."
"약혼녀의 부탁이라서 안 할 수도 없었으니까."
그렇다. 이 두 사람도 분명 작년에는 하얀색 돌의 팔찌를 착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케이오스는 그런 팔찌를 가지고 있지 않다.
케이오스가 가지고 있지 않은데 왜 니콜이 가지고 있는 것일까. 케이오스가 선물한 게 아니니, 다른 남자가 선물했거나 직접 샀을 것이다......
(아니, 설마 그럴 리는)
혼자 행상인을 보러 간 니콜이 직접 샀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하지만 연인과 함께 착용하는 것이 유행인 팔찌를 혼자서만 사서 착용한다니, 그런 비참하게 느껴질 것 같은 일을 자발적으로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케이오스는 일단 니콜과 이야기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케이오스. 나도 한 번 니콜 양과 이야기하고 싶다. 케이오스의 시간을 빼앗은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겠어. 방과후에 차 한잔 하자."
캐롤라인은 그렇게 말하며 니콜과의 다과회를 계획했다.728x90'연애(판타지) > 혼자는 익숙하니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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