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
    2023년 10월 14일 20시 11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







    "요즘 약혼녀는 만나고 있나?"



     학생회실에서 일하던 중, 캐롤라인이 불쑥 말을 꺼냈다.

     질문을 받은 케이오스는 고개를 어색하게 들었다.



    "어째서 그런 질문을?"

    "아니, 예전에는 때때로 약혼녀와 다과회 약속이 있다고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말이 전혀 없고 항상 내 곁에 있는 것 같아서."



     캐롤라인의 지적에, 케이오스는 문득 하던 일을 멈췄다.



    (어라? 그러고 보니 언제 마지막으로 니콜과 차를 마셨더라?)



     기억이 나지 않아서, 케이오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편지도 보지 못했고......)



     예전에는 니콜로부터 정기적으로 편지가 왔었는데, 최근엔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케이오스의 약혼녀라면 얼마 전 시내에서 봤어. 혼자 쇼핑하러 온 것 같았는데."



     학생회 회원인 후작 영식이 말했다.



    "나는 서점에서 두 권의 책을 열심히 살펴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말을 걸어봤다. 학생회라고 하니 안심했는지 '어떤 책을 살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었지. 한 권은 예전에 케이오스한테 빌려서 읽은 것이니 그에게 부탁하면 빌릴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줬지만."



     백작 영식도 그렇게 말하며 케이오스의 얼굴을 슬쩍 들여다보았다.

     케이오스는 벌레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니콜이 책을 빌리러 온 적은 없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약혼녀를 너무 등한시하지 마라."

    "......예."



     캐롤라인이 나무라자, 케이오스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은 캐롤라인의 주변이 너무 바빠서 니콜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캐롤라인과 이웃나라 왕세자의 약혼이 성사될 것 같은 것이다. 왕세자라고 해도 캐롤라인보다 열세 살이나 많지만, 왕족의 결혼에서 그 정도의 나이 차는 흔한 일이다.

     만약 캐롤라인이 이웃나라로 가게 되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나라에 있는 동안은 캐롤라인의 도움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니콜이 혼자서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이 신경이 쓰인다. 정말 혼자 돌아다니는 거라면 위험하다. 왜 혼자서 시내로 가는지 한 번 물어봐야겠다.

     케이오스는 그렇게 결심했다.



     그러고 보니, 곧 꽃 축제가 다가온다. 작년에는 흰 꽃을 선물했다. 예쁜 꽃이라서 캐롤라인에게도 한 송이씩 건넸던 것이다.

    (올해도 같은 꽃이면 될까?)

     꽃의 종류는 잘 모르겠고, 니콜이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흰색이라면 싫어할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작년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케이오스는 일에 집중했다.





    ***





    "그래. 이대로라면 케이오스 님은 내 몫의 꽃도 준비해버릴지도 몰라. 작년처럼."



     문득 깨달은 니콜은 중얼거렸다.

     일부러 니콜의 몫까지 준비하게 하는 것도 미안하니, 올해는 필요 없다고 거절하자.

     그렇게 생각한 니콜은, 오랜만에 케이오스에게 편지를 썼다.

    728x90

    '연애(판타지) > 혼자는 익숙하니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0) 2023.10.14
    5  (0) 2023.10.14
    3  (0) 2023.10.14
    2  (0) 2023.10.14
    1  (0) 2023.10.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