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에서, 조슈아는 지금 측근으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언제나 우유부단한 건 나이며, 이 친구는 무엇이든 손쉽게 결정해 버린다.
"...... 먼저 가도 된다고 했는데도 야근을 함께 하는 것도, 사랑일까?"
"예? 좀 시끄러운데요?"
"사랑인가 봐."
"시끄럽다구요, 야근수당을 위해섭니다. 됐으니 얼른 사인해 주세요."
싸구려 이기심에 웃으며, 나는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이 속내를 털어놓아도 될지도 모르겠다,
"대체로 당신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 건 릴리 님뿐이니까요."
"뭐!?"
"마도부대는 물론이고 메이드까지 모두 알고 있다구요."
"거짓말이지 ......"
과연 어떨까요? 라며 조슈아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것보다 직접 말하는 게 더 호감이 갈 거라 생각하는데요~?" 하는 조롱 섞인 목소리를 듣느라, 그날의 야근은 평소보다 조금 더 길어졌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사흘 후다. 마도탑으로 향하는 길에 마침 에디와 마주쳤다. "오스왈드 님께서 보낸 편지입니다!" 소중하게 들고 있는 그것을 부대장에게 전해주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평소와 같은 방에 들어가서, 나는 릴리와 다른 대원들 곁으로 갔다. 에디는 부대장실로 향했다.
"이웃 나라에 남아있다는 오래된 사례도, 확인해 보니 그냥 전승일 뿐인 것 같아."
"그렇죠 ...... 저쪽은 애초에 마수 같은 건 거의 없으니까요......."
"전하, 항상 무리한 부탁을 드려 죄송합니다"
"아니, 쓸 수 있는 인맥은 쓰는 게 맞으니까."
"감사합니다."
그렇게 오늘도 좀처럼 진척이 없는 연구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팡' 하고 부대장실의 문이 열리더니 에디가 튀어나왔다. '시끄럽다'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지만, 에디의 범상치 않은 모습에 모두가 그를 주목한다.
"대, 대장의 ......, 대장의 마력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답니다!"
평소 큰 목소리가 조금 떨리고, 그 소리가 울려 퍼진 실내가 잠시 조용해졌다. 곧이어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에디에게로 달려갔다.
"독기는!? 부상은 어떻게 되었어!"
"그, 그건 아직 ...... 하지만 조금씩 마력이 돌아오기 시작해서, 서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아, 다행이다. 자연치유일까, 이유는 모르고, 독기가 남아 있는 이상 아직은 기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전진은 전진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에디 일행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 바로 근처에서 의자가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이, 이봐 ...... 괜찮은가?"
대원 중 한 명이 의자를 넘어뜨리면서 바닥에 주저앉은 것 같았다. 옆에 있던 사람이 등을 받쳐주자,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다행이다, 다행이다"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그 손 사이로 울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조금 놀라고 있자, 다른 대원이 내게 귀를 기울인다.
"오스왈드 님께 치유 마법을 걸었던 사람이 그입니다. 성마법보다 먼저 치유마법을 썼기 때문에 독기가 남아버린 게 아닌가 하고 계속 자책하고 있어서요."
"...... 그랬나."
"그가 즉시 치유 마법을 걸지 않았다면 실명할 가능성도 있었고,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수가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 역시 아직도 신경을 쓰고 있었군요."
그렇게 귀띔을 해준 대원은 울고 있는 동료에게로 달려갔다.
릴리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방을 둘러보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가까이 있어야 할 그녀가 어디에도 없었다. 급히 귀를 기울이자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복도로 나가 발소리를 따라가 보니, 어느새 탑을 내려와 안뜰에 멈춰 섰다.
"...... 릴리"
고개를 숙인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내 서투른 마법을, 보여 줄까?"
두 팔을 벌려 보이자, 그녀는 바로 뛰어들었다. 나의 서투른 마술이 그녀의 눈을 적신 것은, 역시 오후의 햇살 속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