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꿈의 형태 8(1)
    2023년 10월 12일 20시 04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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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분명 대장님인 것 같아요!"



     마도탑에 들어서는 순간, 평소 자주 들리던 목소리가 들려서 그쪽으로 다가갔다. 테이블을 둘러싼 에디와 몇몇 마법사들, 그리고 릴리가 있었다. 나를 발견한 모두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손으로 가볍게 제지하면서 릴리를 바라보자, 그녀는 살짝 볼이 붉어졌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서 대화에 끼어들었다.



    "오스왈드가 뭐라고?"

    "그게, 에디가 시내에서 대장을 봤다더라고요."

    "머리가 푹신푹신한 귀여운 아이랑 함께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머리가, 푹신푹신 ....... 릴리를 힐끗 쳐다보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마 여동생이겠죠."라고 말했다.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면 좋은 일 아닐까?"

    "그렇기는 한데 ...... 얼굴의 독기도 없는 것 같아서요."

    "뭐? 벌써 독기가 사라진 건가."

    "그게, 편지에 그런 말은 안 적혀있어서요......"



     "말을 걸지 그랬냐."라는 동료의 말에, 에디는 "그냥 마차에서 봤을 뿐입니다!"라고 아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스왈드의 마력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3주 정도 지났을까.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에 마도부대의 분위기도 많이 누그러졌다. 릴리는 여전히 이곳을 방문하고 있어서, 나도 그 타이밍을 노리고 상황을 살피러 왔다.



    "독기가 사라지면 연락을 줄 거라 생각하는데요."

    "그냥 나가기 위해서 마법으로 보이지 않게 하고 있는 거 아닐까?"

    "그렇게까지 회복됐으려나?"

    "사실 독기는 사라졌지만, 좀 더 쉬고 싶어서 조용히 있는 것일지도 몰라."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설마 대장님이 그럴까."



     그럼 슬슬 병문안을 가보자며 대원들이 떠들고 있는 옆에서, 릴리는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 릴리?"

    "제가 갈게요, 문병."



     고개를 들면서 내뱉은 그녀의 말에, 모두들 대화를 멈췄다. 그녀가 예전에 오스왈드의 약혼녀였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여동생의 일에도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고 짐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 괜찮겠어?"

    "네."



     평소처럼 대답한 그녀를 나중에 불러내자, 작은 목소리로 "여동생을 못 본 기간이 너무 길어서 슬슬 한계가 왔거든요."라고 말하는 그녀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래, 평소대로다. 그래도 무슨 일이 생기면 말하라고 하자, 그녀는 안심한 듯이 웃었다.







     이틀 후였다. 릴리 쪽에서 시간을 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현재 응접실에 있다. 방에 들어오고 나서는 조금도 웃지도 않고, 당연히 볼을 붉히지도 않는 릴리가 신경이 쓰여 메이드에게 차를 준비하게 하고 사람을 물렸다. 미혼 남녀가 밀실에서 둘이서만 있는 것은 솔직히 칭찬할 일이 아니지만, 그녀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 어쩔 수 없다.



    "...... 오스왈드는 어땠지? 병문안을 갔다며?"



     긴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내가 묻자, 릴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여동생이 ......, 그 애는 천재일지도 몰라요."

    "...... 응?"



     오스왈드의 상태를 물었는데 여동생의 이야기가 돌아온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약간 오스왈드가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 번 입을 열자 물꼬를 트는 듯이 말을 쏟아낸 릴리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그녀의 여동생 첼시의 힘으로 오스왈드가 호전된 모양이라는 것이었다. 마력이 많이 돌아왔고, 독기도 약해졌기 때문에 언젠가는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어쨌든 첼시는 자수를 통해 성마법과 치유마법을 동시에 정착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마법은 나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저 놀랄 따름이다.



    "대단한데."

    "저도 정말 놀란 나머지. ...... 오스왈드 님이 그동안 본성을 숨겼다는 일은 별로 상관없어졌답니다"

    "뭐? 본성을 숨긴 거였나."

    "첼시한테는 평범하게 대했던 것 같지만요."

    "호오......"



     두 번이나 놀라고 있자, 오스왈드의 이야기를 할 때 일부러 굳은 표정을 짓던 릴리의 표정이 갑자기 부드러워졌다.



    "......제대로, 챙겨주고 있었더군요."

    "다행이네."

    "네."



     부드럽게 미소 짓는 그녀의 어깨는, 이제야 비로소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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