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끄덕이는 대원들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녀의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지만, 협조하겠다는 것도 그녀를 좋아해서라는 불순한 동기이고, 은연중 눈치챈 것도 절반은 거짓말을 잘 알아채는 체질 덕분이다. 그날 얼떨결에 껴안았던 그 부드러운 몸을 잊을 수 없어서, 부디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었는데.
아니, 그, 라며 말끝을 흐리고 있자, 방울을 굴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말씀들 하고 계세요?"
"리, 릴리! 아, 별일 아니고......"
"......? 전하, 얼굴이 조금 붉으신 것 같은데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몸을 비틀어 피하는 나를 보고 대원들이 깔깔대며 웃고 있다. 부, 부끄럽다....... 혹시 내 마음도 들켜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전하께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눈치 차이기 쉬우니까,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라는 조슈아의 잔소리가 떠올랐다.
"그, 그나저나! 오스왈드의 상태는 어떤가. 조금은 마력이 회복되지 않았을까?"
일부러 화제를 바꾼 나를 눈치채지 못한 건지, 아니면 눈치채지 못한 척 한 건지. 에디가 바로 대답해 주었다.
"식욕이 조금 돌아왔다고 하는데요."
"다행이로군. 먹지 않으면 체력도 회복되지 않으니...... 누가 문병을 갔었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모두들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뇨, 아무도. 부대장이 편지만 주고받고 있습니다."
"......? 그런가."
이상한데. 다들 이토록 오스왈드를 걱정하고, 게다가 독기를 몰아낼 방법을 찾고 있는데도 말이다. 오스왈드의 저택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니, 매일같이 끊임없이 병문안을 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표정을 알아챘는지, 나이 많은 대원이 설명을 해준다.
"오스왈드 님은 마력의 흔들림으로 사람의 기척을 알 수 있거든요."
"마력의, 흔들림?"
"아우라라고 해야 할까...... 사람들은 어느 정도 마력을 뿜어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힘이 강한 마도사는 사람이 몸에 지니고 있는 그 마력으로, 몸의 움직임과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너희들도 알 수 있는가? 대단한데."
뛰어난 마도사가 사람의 기척에 예민한 것은 그런 이유였다며 놀라고 납득한다. 마력이 적은 나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대수롭지 않다며 겸손해했다.
"저희는 기껏해야 근처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정도지요. 하지만 대장님은 그 능력이 차원이 달라요.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다 맞출 수 있지 뭡니까. 몰래 과자 먹고 있는 걸 몇 번이나 들켰는지."
"그렇게나......?"
"예.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컨디션이 안 좋을 때나 여러 마력이 뒤섞인 인파가 많을 때면 취해버리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아아, 그래서였나.
"저희는 모두 마력이 강하기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표정으로 웃는 사람들은, 모두 오스왈드가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신의 마력이 그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면회를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해결책도 없이 만나러 갈 수도 없으니까요!"
"애초에 대장은 일을 너무 많이 했으니, 이번 기회에 눈이 녹을 정도로 자면 돼."
"나, 대장님이 자는 모습을 본 적 없는데...... 그 사람 잠도 자는 걸까요."
"그래도 자겠지......"
떠들썩해지는 테이블의 광경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문득 옆을 보니, 릴리도 눈을 가늘게 뜨고 웃고 있으며,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아까와는 다른 열기가 가슴에 가득 찼다.
역시 좋아하는 것 같다. 그녀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지금은 아직 말할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