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화(1)2023년 10월 09일 20시 53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너, 또 밤을 새웠지."
"아, 안 했는데요."
"내 눈을 보고 말해봐."
"으......"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첼시는, 연일 자수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리본을 받은 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자수를 놓은 손수건이 두 개 더 늘어났고, 아마도 이번에는 베개의 커버 같다. 얼마 전 집사에게 새것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니 틀림없을 것이다.
"기분은 좋지만, 네가 쓰러지면 내 입에 밥을 가져다 줄 사람이 없는데?"
"...... 첫 날, 조금은 가만히 놔둬도 죽지 않을 거라고 하셨잖아요."
"호오~? 나한테 말대꾸를 하게 된 것은 이 입이렷다?"
"아얏! 아파요!"
부드러운 뺨을 살짝 꼬집자, 첼시는 과장되게 반응했다. 허둥지둥 도망치는 허리를 잡아 침대에 끌어당기자, 그녀는 그대로 푹 주저앉았다.
한결 마음이 풀린 첼시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웃었다. 이것이 그녀의 본성이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행동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그리고 조금씩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뺨에서 떼어낸 손을 뒤통수에 대고 부드럽게 끌어당기면 순순히 몸을 맡긴다.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위안 삼아서 하는 것은 알고 있어요. 저의 마력으로는 아무리 물건에 담아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하지만 뭔가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라고요."
"그래. 고마워."
가만히 내버려 두면, 그녀는 묵묵히 모든 물건에 자수를 놓을 것 같다. 베개 커버에, 잠옷에, 이불에, 시트에.
"하지만 나한테 신경 쓸 시간도 좀 가져야겠어. 지루해서 죽을 것 같아."
"깨어있어도 괜찮으세요?"
"그래요. 요즘은 이상하게 나른함이 조금 나아져서 낮잠도 짧게 자고 있어."
병은 마음에서 오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이 회복되고 있는 것일까. 점심 식사 후 첼시가 방으로 돌아온 뒤에도 조는 일이 덜했다.
"그래. 이왕이니 이 방에서 하지 그래."
"방해가 되지 않을까요?"
"지루하다고 했잖아. 나도 적당히 책을 읽거나 할 테니, 피곤해지면 둘이서 쉬자."
내 눈이 닿는 범위라면, 적당히 쉬게 해 줄 수 있다. 아무리 그녀가 젊다고는 해도, 계속 작업을 하다 보면 몸도 아플 것이다.
"제대로 어울려줘."
"오스왈드 님, 어린애 같네요."
"그래, 맞아. 그리고 날 돌봐주는 건 너다."
그렇네요, 라고 웃으며 그녀는 다음 날부터 오후에도 내 방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오랫동안 마술만이 있었던 나의 작은 세계는, 이제 귀여운 약혼녀로 가득하다.
며칠이 더 지나자, 나는 스스로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마력은 여전히 비어있었지만, 비어있는 상태로 지내는 것에 몸이 더 익숙해졌을지도 모른다. 함께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자 첼시는 기쁜 듯이 웃었다.
베개 커버를 완성한 후, 그녀는 정말로 침구류에도 자수를 놓기 시작했다. 내가 적당히 쉬게 하거나 독서를 하자며 작업을 중단시키는 바람에 속도는 느려졌지만, 이불에 달려들 날도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밤샘 작업을 방지하기 위해 방을 나갈 때는 도구를 두고 나가게 하고 있다.
"...... 오스왈드 님, 안색이 좋아지신 것 같네요?"
"그래?"
"독기의 안개가, 조금 옅어지는 것 같아요."
"눈에 익숙해져서 그런 거 아닐까?"
"음....... 그렇게 들으니, 그럴지도 모르겠어요."728x90'연애(판타지) > 성녀를 대신해서 찾아온 약혼녀의 상태가 이상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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