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대화를 나눈 지 이틀 후였다. 늦은 오후, 나는 여전히 자수에 몰두하고 있는 첼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약간 졸음이 몰려와서 살짝 졸았다. 5분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다음 순간 눈을 떴을 때, 그리움에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 첼시."
"네, 뭔가요?"
일어났다며 고개를 든 그녀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흘러내려 눈가에 닿는다. 본인은 방해가 된다는 듯이 치워버리려 했지만, 내가 손끝으로 가리키자, 살랑거리는 작은 바람이 일어났다.
"............ 오스왈드 님, 방금."
"응."
방금이라고 다시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작은 바람은 자연현상으로서는 신기한 움직임으로, 그녀의 작은 귀에 머리카락을 걸었다.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를 만큼 내 약혼녀는 둔하지 않은 모양이다.
흐느끼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순식간에 내게 달려온 첼시가, 나를 끌어안고서 펑펑 울고 있다. 다행이다, 기쁘다며 계속 우는 그녀를 안아주면서, 나는 처음으로 네게 안긴 것이 더 기쁘다고 생각했다.
"일어나도 괜찮으세요?"
"그래. 전혀 도와줄 수는 없지만........"
"후후"
어느 날, 가끔 단 것이 먹고 싶다고 하소연하자 첼시가 "만들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휴식이라는 이름의 티타임에서, 그녀가 먹고 있는 시판 과자를 나눠주자는 정도의 마음으로 했던 말이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그래도 사서 먹는 게 더 맛있죠?"라고 말하는 그녀를 설득하여 주방에 서게 했다.
"......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 것 같은데."
"아직 시작이에요."
파운드케이크를 만든다고 한다. 아까까지 묵묵히 버터와 설탕을 섞고 있던 첼시가, 다른 그릇에 달걀을 깨뜨린다. 잘 녹인 그것을 버터에 조금 넣고 섞고, 또 조금 넣고 섞는다.
"한꺼번에 넣으면 안 되는 건가?"
"조금씩 섞지 않으면 분리되어서요."
"흐음."
섞는 것 정도는 내가 대신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쉬고 있으라는 말만 들었다. 마력도 체력도 회복된 정도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순순히 그 말을 들어주었다. 전성기였으면 마법으로 몇 시간이든 섞을 수 있었을 텐데.
아무튼, 내 도움 없이도 첼시는 파운드케이크를 완성했다. 차를 준비하여, 모처럼의 기회라며 정원의 테이블로 향한다.
"...... 어때요?"
"응, 맛있어. 가게에서 파는 것보다 더 맛있는데?"
"다행이다."
약혼녀의 수제라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촉촉한 이 파운드케이크는 정말 맛있다. 오랜만에 마당에 나와서 그런지, 햇살과 상쾌한 바람까지 더해져 기분이 좋다.
"과자 만드는 걸 좋아했구나."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요......"
홍차를 마시던 첼시의 손이 멈춘다. 방금 전까지 평온했던 표정이 흐려져서, 무심코 이름을 불렀다.
"첼시?"
"...... 아, 아뇨, 음....... 언니가 자주 만들어 달라고 하셔서요."
"...... 그렇군."
기분이 단번에 가라앉는다. 오랜만에 릴리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의외로 힘든 일이지만 열심히 만드는 것 같아서 취미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강요를 받았다면 그다지 즐거운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미안.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은."
"아! 아니요, 그...... 입에 맞는다면, 먹어주세요. 앞으로도."
오스왈드 님께 만들어 드리고 싶다면서 곤란한 표정으로 웃는 모습을 보고, 내심 분노를 느낀다. 뭐가 못난이냐. 강한 마력이 없어도, 첼시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곤란한 표정이 아닌, 진심 어린 미소로 사람을,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마력이 그립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는 성녀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마법을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