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잠입2021년 01월 14일 23시 33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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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 도착.
그 보고를 받은 자는 시에레였다.
신전 안에서 잡무를 처리하던 그녀에게 찾아온 신성기사-분장한 마물-의 보고를 받은 그녀는 긴장한 분위기를 내며 바깥으로 달려나갔다.
약간 높은 신전의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신도의 정문. 그곳에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청과 백의 갑옷에 꿀꺽 침을 삼켰다.
드디어, 이 날이 다가왔다.
왕국기사가 신성기사의 인도를 받으며 나아간다. 대열과 보폭이 일정했고, 예리한 안광을 내뿜는 기사의 모습을 보려고 주변에 인파가 생겨났다.
그곳에 불한당이 없는가 하고 선두에서 나아가는 원정부대의 대장, 바스톤・두에는 기마의 위에서 가능한 천천히 주변으로 시선을 둘러보았다.
방황하는 시선에 비춰진 것은 아제라이교의 옷차림을 따라 흰 천을 두른 남녀노소. 하지만 그 목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 문신이 차별없이 새겨져 있는 걸 숨기지도 않고 노출하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이상하다. 그 한마디로 끝난다.
'주법의 종류일까. 지금 여기서 그걸 조사하면 너무 눈에 띄겠지.'
신도에 무언가가 일어났다. 그건 틀림없을 것이다.
방심하지 말고 나아가자고 옆에 선 부대장에게 눈짓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다시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 중에, 회색의 꾀죄죄한 망토를 입은 집단을 발견했다.
눈에 띄는 은색 머리와 얼음장같은 눈매. 그리고 집단이 짊어진 흉흉한 무장. 누구냐고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들에게도 눈으로 예를 하고 서로를 확인하자, 은발의 여자는 고개를 끄덕인 후 무리를 데리고 뒷골목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잘 잠입했는가. 자, 어떻게 될런지.'
부디 목숨만큼은 보전하고 싶다고, 믿지 않는 신에게 마음 속으로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다.
"그럼, 제 1단계는 무사히 클리어했구나."
망토로 몸을 감춘 집단은, 조금 들어간 장소에 있는 작은 주점의 한 켠에서 테이블을 에워싸고 있었다.
머리에 쓴 두건을 벗으면서 짐을 내리며 휴식하는 와중에, 아직도 로브를 푹 눌러쓴 한 아이가 아직 진정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됐어 리아. 얼굴을 드러내도 괜찮으니까."
그걸 듣고 아이가 후드를 벗자 예쁘게 묶여진 머리카락이 목가에 찰랑 내려왔고, 흘러나올 듯이 커다란 진홍색 눈동자가 벨트로이를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그도 유혹에 넘어간 것처럼 미소지었는데, 그 분위기를 방해하려는 듯한 헛기침이 들렸다.
"자, 무사히 신도로 잠입했으니 이쯤에서 작전회의를 해볼까."
미라・사이파. 벨트로이・바제스. 포울・데르피. 리발・오드・슈트라이프. 마리안느・폰・프란루쥬. 그리고 필미리아.
예정 외의 한 명을 더한 그들은, 기사단의 도착에 맞춰서 여행자를 가장하여 마을에 잠입하였다.
"쓸데없는 짐이 늘었지만, 하는 일은 변함없다. 마을의 모습을 조사한다."
"아우, 죄송해요. 저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말에 가시가 있는 미라의 말에 몸을 웅크리는 필미리아를 놓치지 않고 벨트로이가 달래줬다.
마물의 습격을 받았을 때, 필미리아의 처우 때문에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아이라고는 해도 지성을 가진 고위마족. 이후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여기서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라에 대해, 베트로이가 정면에서 대립. 마물이라 해서 악이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벨트로이가 책임지겠다고 말하여 대화가 일단락지어졌지만, 미라로서는 지금도 아직 불신감을 떨쳐버리지 않은 모양이어서, 약간 심하게 대하는 부분이 있다.
방해꾼이라고 자각한 탓에 사람의 눈을 피하는 경향이 많은 그녀를, 마리안느는 끌어안아서 무릎 위에 올리고, 상냥하게 머리를 빗어주었다. 그 상냥함에 필미리아는 굳은 표정을 풀며 응석부리듯이 마리안느의 가슴에 머리를 맡겼다.
정신적 치유를 원하는 듯이 필미리아에게 모이는 시선을 보고, 여왕님 기질의 미라로서는 자기가 중심에서 벗어난 것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단정한 얼굴을 찌푸리며 예의없게도 탁자에 한쪽 팔꿈치를 대었다.
"그래서, 팀을 나눌 겁니까?"
분위기가 나빠진 것을 눈치챈 리발이 말하자, 뾰로퉁해져 있던 미라가 멤버를 둘러보며 "그렇군." 이라며 작게 중얼거렸다.
"나누게 되면, 남녀로 나눕니까? 아니면 혼성으로?"
"혼성이 되겠지. 리아의 신변을 돌보는 건 벨트로이의 역할이니까."
"그럼, 벨과 나와 리아가 어때."
"이상적인건 저와 바제스와 리아가 아니겠나요? 개개인의 전력으로 판단하면 이게 적당한 것 같아요. 미라・사이파와 바제스는 같이 있을 수 없으니, 리아를 포함한다면 마술을 쓸 수 있는 제가 추가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아~ 미스・프란루쥬. 그거라면 남자조와 리아, 그리고 여기사 두 명으로 나눠도 되지 않아?"
"바보인가요 데르피. 당신들에게 리아를 맡기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각하입니다."
"요즘 우리를 부를 때 무시하는 어조룰 쓰게 되지 않았나?"
팀을 나누려는 이야기가 되어도, 중심에 있는 건 리아다.
도중부터 참가하였음에도, 마스코트적인 존재로서의 지위를 이 며칠 만에 쌓아올린 그녀는 꽤나 인기가 많았다.
표정, 몸짓, 목소리. 어느 것도 사랑스러운 필미리아에게 모두가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단결하기 시작했다고 알아챘지만, 역시 소외감을 느끼는 미라. 당연히 불만은 쌓여갈 뿐이었다.
그녀가 보기엔, 어째서 이렇게나 필미리아를 감싸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확실히 귀엽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마물이다.
팀의 분배로 소란을 피우는 멤버들을 보고, 일단 필미리아와 조금 거리를 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기자신이 제일인 그녀였지만, 임무에 지장이 생길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그만해라. 벨트로이, 넌 포울・데르피와 마리안느・폰・프란루쥬를 데리고 가. 난 리발・오드・슈트라이프를 쓰겠다."
"네? 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괜찮으십니까?"
"어차피 원래 2대 3으로 나눌 셈이었다. 계집 하나 더해봤자 변하는 건 없어. 알았나, 어쨌든 정보를 모아라. 그리고 어떻게든 메모나 뭔가로 남겨. 아마도 바레일・오다가 만든 것이 작용할 거다."
미라의 말에, 제각각 품에서 자그마한 보석을 꺼내들었다.
이것은 심홍색의 다면체. '대화재' 바레일・오다가 마술을 해석하여 만들어 낸 안티매직쥬얼이다.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는 듯하고, 방해마법을 막을 정도.
이 효과의 정보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바레일 왈 "기억의 변경은 피할 수 없겠지만 무언가에 기록하는 건 가능하겠지. 이게 지금의 최선이다." 라고 하였다. 검증도 못한 채 이 날을 맞이하였기 때문에, 바로 실전에서 효력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저씨, 수상하던데."
"기르다 죽은 고양이의 이름으로 조수를 부른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우와."
안티매직쥬얼을 직접 건네주러 왔던 바레일과 조수인 세빌을 떠올리고, 세빌이라 이름을 댄 여성을 첼미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되자 뜨악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실력은 확실하다. 겉치레로 대현자라고 불리는 게 아니니까. 미친 할배로만 보이고 조수에게 추파를 던지는 변태이며 마술에 미친놈이지만, 실력은 확실하다."
"미라......부대장각하.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으셔도."
"말할 수 밖에 없잖아. 여러 의미로 선을 벗어났으니까."
벨트로이의 질린 표정에 태연히 대답하는 미라. 악의 따윈 조금도 없다.
"어쨌든, 행동은 오늘 안에 시작한다. 숙소는 각자 확보해. 내일 아침 기사단은 교황과 면담할 거다. 그 사이 정보수집을 하고, 정오에 다시 여기서 만나자. 질문은 있나?"
계획을 확인하고, 질문이 들리지 않는 걸 확인한 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셨습니다~!"
마침 때를 기다린 듯 웨이트리스의 기운찬 목소리와 함께 식욕이 돋는 향기가 다가왔다.
김이 오르는 대량의 요리가 놓여진다.
누구냐 술을 시킨 놈은. 하며 미라가 약간 화난 듯 말했지만, 그런 자신의 앞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맥주잔이 놓여져 있는 걸 보고 모두 쓴웃음을 지었다.
"미라 대장......"
"흥. 식사를 끝내면 곧바로 임무라는 걸 잊지 말도록."
지금만큼은 눈감아 주겠다며 위세를 부리며 말하고 있지만, 단순히 자기도 마실 구실을 만들었다고만 들린다.
맥주잔에 손을 대고 자연스레 건배를 기다리는 모습이 되자, 자기가 중심이 된 분위기에 빨리도 취해버렸는지 잔을 들어올리며 드높게 선창을 하였다.
"신도의 미래에 건배!"
"어이 갑자기 재수없는 소릴!"
"으쌰 먹자 먹어!"
"아, 어이 포울! 그건 내가 주문한 거라고!"
"시끄러 빠른 놈이 이긴다~!"
"포울도 리발도 조금 진정해. 사람이 없다고 너무 소란스럽다고."
"리아, 뭔가 먹고 싶은 건 있니? 언니한테 말해보렴?"
"고, 고마워요. 마리......언니."
"........"
"봐라 벨트로이・바제스. 코피를 흘리는 기괴한 여자가 있다고. 말세로구만."
의미를 알고 있으면 위험한 목소리와 함께 화기애애한 식사시간으로 바뀌었다. 지금만큼은 잠시 동안의 안식을 즐기는 일행이었다.
◆
신전에서는, 공국과 왕국의 불화도 전쟁도 상관없이, 평소대로의 일상이 흐르고 있었다.
양국에 의해 통행금지상태가 되었다는 점도 있어서, 이 나라만큼은 기묘할 정도로 평온하였다.
이런 마을에, 왕국의 기사단이 방문하였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이해하지 못한 채, 눈 먼 신도에는 환영의 무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양국의 스파이가 들어왔어도 상관없다. 정말로, 전쟁의 무대로 선택되었는가 하고 의문으로 생각할 정도로 평온했다.
하지만, 당연히 긴장감을 품은 자들도 있다.
방문한 기사단과 미라 일행. 암약하는 공국. 에스텔드 바로니아에서 파견된, 신성기사로 분장한 마물.
그리고, 여기에도.
흰색만 늘어선 마을 주택가의 바깥. 인적이 드문 뒷골목에서, 한 방울의 먹물처럼 어울리지 않는 남자가 담장 위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멀리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격리당한 것처럼 조용해지는 뒷골목에서 미동도 안 하는 기묘한 남자.
우리들의 왕, 카론이었다.
오늘까지 여러가지를 할 예정이었다. 모의전이 어느 정도로 완성되었는지 확인하거나, 왕국과 공국에 보낸 고양이의 정보를 정리하거나, 최근 모집하지 않고 있던 군의 강화를 해볼까 생각하거나, 완전 잊고 있었지만 욕조에 들어가야 하지 않은가 하고 생각하는 등, 여러가지로.
그런데. 그런데.
"어떠냐 카론, 나라의 바깥은 신선하지 않느냐?"
"웃기지 마."
카론의 옆이며 담장 위에 서서, 만족스러운 듯 미소짓고 있는 자는 마찬가지로 검정색 일색인 마물.
최근 얼굴을 맞대게 된 후로 왠지 성가신 일을 강제로 갖고 오는 여자, 제15단 단장인 구치나시히메.
네 개의 진홍색 손톱을 기른 털복숭이 야수의 손과 여우의 귀를 가진 아인의 모습으로 변신한, 회명백호라고 하는 랭크 10의 마수종.
이 자리에 카론을 들쳐 업고서 데리고 온 장본인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이제부터 전쟁이 일어나려는 곳에 있을까 보냐! 난 방으로 돌아간다! 라며 전이를 시험하기를 일곱 번. 루슈카 일행에게 보호되기를 7번. 미소 짓는 구치나시히메에게 붙잡히기를 7번.
이틀에 걸쳐져 펼쳐진 도주극 끝에, 체념의 경지에 도달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카론을 데려오려고 그라도라를 필두로 한 구출부대가 편성되었지만, 중요한 날이 찾아온 탓에 어쩔 수 없이 단념. 돌바닥을 바라보는 카론의 눈에 생기는 없었다.
"구치나시, 이제부터 신도에서 뭐가 일어나는지는 알고 있겠지."
"물론. 바보들이 이권다툼을 한다지 않느냐? 카론이 그 어부지리로 손을 잡으려 하는 것도 알고 있고."
"......뭐 됐어. 그럼 왜 여기에 데려왔어. 날 격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셈인가? 반역으로 간주해도 난 상관없다고."
"아~ 그건 지금은 내버려 두고."
"어이."
"자, 내가 따라왔으니 괜찮다. 그냥 제 15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게 아니니라."
임명한 것은 나였는데, 라고는 말하지 않도록 한다.
"돌아간다는 선택지도 있잖아."
"뭐~? 그런 아까운 짓을. 모처럼 그 여자한테 전부 떠맡기고 왔으니, 1주일 정도는 체류해도 괜찮지 않겠느냐~"
"되겠냐고!"
1주일이나 지낸다면 확실하게 휘말려 버린다. 그것보다 오늘 내일 안에라도 휘말릴 것 같다.
쿠치나시히메를 홱 노려보면서도, 왜 노려보는지 몰라서 고개를 갸웃하는 구치나시히메의 모습에, 빈약한 인간의 위협으로는 의미가 없다는걸 알고서 다시 고개를 숙인다.
그 이전에, 이게 왕의 취급인가?
구치나시히메의 행동은 다른 마물과는 너무나 동떨어졌기 때문에 정말 안심할 수 없다.
구치나시히메 자신도, 이 행동은 왕의 의지를 무시한 행위라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그 때문에 처형당하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강제적인 수단을 쓰는 건 카론이 이 세계에 붙들린 것과도 관계가 있다
애초에, 카론은 현실과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생활스타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에스텔드 바로니아에 없을 때도 있다. 그것도 부재가 아닌 말 그대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카론이 없는 사이, 시스템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물들은 왕이 모습을 감추는 일에 여러 추측을 세웠다.
그것들은 결국, 왕에게 있어 안식이란 이 성에 없다는 뜻을 의미하지 않느냐 하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 세계에 카론이 붙들린 이상, 현실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이 성에서 안식을 얻었다거나, 안식의 땅이 사라졌다의 어느 쪽으로 추측되었다.
루슈카는 호의적인 마음에 전자라고 받아들였지만, 구치나시히메는 달랐다.
'만일 안식을 빼앗겼다고 한다면, 카론은 원치 않게 성에 있다는 뜻이 되지 않겠느냐. 종적을 감추는 일 없이 잠들 때도 깨어있을 때도 업무를 짊어지고 있다니, 견딜 수 있을 리 없잖아 바보년이. 카론은 인간이거늘!'
그게 발단이 되어 전날의 소동이 일어났다.
구치나시히메의 주장과 루슈카의 주장이 부딪혀서, 구치나시히메는 대화가 안 통한다며 처벌을 각오하고 강경수단을 썼다. 루슈카도 진심을 다한다면 그걸 막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구치나시히메의 의견에 느끼는 바가 있어 놓쳐버리는 결과가 되었다.
"자, 관광이라도 하지 않겠느냐? 모처럼이니."
"모처럼이라니.....누구 때문에......"
분명 원망받을 것이다. 카론도 필사적으로 도망쳤기 때문에 예정보다 대폭 늦어 결행일 당일이 되고 말았던 것은 오산이었지만, 의도를 설명하지 않은 자신의 책임으로 치자.
웅크리며 움직이지 않는 카론의 손을 잡은 구치나시히메는 강한 인상의 얼굴을 풀고서 온화하게 미소지었다. 어쩔 수 없이 일어서는 카론을 바라보면서, 조금이라도 업무를 잊어준다면 하고 바랬다.
"........그건 그렇고, 예속의 주법이라니."
조금 기분을 전환하기로 한 카론은, 때대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에 붙여진 문신에 어이없다는 눈길을 보냈다.
고민의 씨앗이 마구 발아하는 신도에 오게 되어 직무를 잊을 수 있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바로 나타난 일거리를 본 구치나시히메가 약간 혀를 찼다.
"좋은 기분은 안 들겠구나?"
"그야 당연하지."
자기가 지시한 말이 이런 방법으로 처리되었을 거라고는 티끌만큼도 생각하지 못했고, 원로원이 하던 짓과 마찬가지 아닐까 하여 안 좋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편리하지 않느냐. 사용하는 건 칭찬받을 일은 아니겠지만, 기억을 소거하는 것보다 확실하고 쉬워지는 건 분명하다. 결국 쓰는 방법의 문제. 악용은 하지 않았느니라."
그건 그럴지도 모른다.
이해는 했지만, 그걸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걸 교정하는 것도 못하는 게 현재 상태다.
간단하게 생각해버린 자신이 나빴다. 그 한마디로 귀결된다.
"하아. 따로 고칠 방법을 생각해야 하나....."
머리를 가볍게 긁적이면서, 무심코 콘솔윈도우를 눈앞에 전개한다.
그곳에 표시된 몇 개의 점. 모든 인간과 마물이 화면상에 번호로 나타났고, 많은 수가 기사단을 구경하려고 신전 주변과 그에 이어지는 길에 분포되어 있다.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점을 눈으로 선택하자, 공국의 자들임을 바로 알게 된다. 에스텔드 바로니아 본국을 제외하고, 점점 진전되고 있는 것이 이해되었다.
힘차게 어딘가로 가려 하는 쿠치나시히메를 조금 내버려두면서 여러 점을 확인하고 있자, 자신을 중심으로 표시된 맵의 중앙으로 향하여 골목을 빙 두르면서도 다가오는 점이 두 개 있었다.
중앙으로 온다는 말은, 다시 말해 카론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어차피 시민이겠지 하며 무심코 그 점을 확인한 것은, 시야에 보이는 장소에 상대가 나타난 것과 동시.
맵에 표시된 것은.......
"오, 제 1 촌민 발견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리발・오드・슈트라이프."
"그, 그렇네요 미라 소대장각하!"
"누가 그렇게 부르라고 했나 이 바보가. 신분을 밝히면 어떻게 해. 미라님이라고 불러라 하인."
"예, 예이 미라님!"
ㅡㅡ용자.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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