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 장・왕도편 캐롤 5세> 16 왕도의 생활2021년 01월 14일 20시 58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651eh/16/
"넌, 틸크와 함께 왕도의 저택에 가기로 되었다. 알았지, 틸크에게 민폐를 치면 안된다!"
"............예?"
여기서 무심코 의문형을 입에 담은 전 나쁘지 않습니다.
그 순간, 아버님의 얼굴이 새빨개지고 이마에 핏줄이 솟았는데, 진짜 냄비같습니다.
하지만 여긴 현관에 들어와서 바로 있는 공간. 절 성의 안까지 들이고 싶지 않았던 아버님은, 주변에서 많은 하인들이 보고 있는 걸 눈치채고, 아슬아슬하게 분노를 다스립니다.
혈관이 나와있네요. 너무 맛있는 걸 먹어서 혈압이 높아진 걸까요?
".....어쨌든 이건 결정됐다. 알았지!"
"예에."
태연한 얼굴과 목소리로 긴장감 없이 대답하자, 아버님이 눈을 부라렸습니다.
"빨리 나가!"
말하지 않아도 오래 있을 셈은 없습니다. 그런데 결국 노성을 지르고 말았네요.
제가 성을 떠난 후로 아버님께서 직접 면접해서 뽑았던, 신사적인 아버님만 아는 미인 메이드들이 정말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구요?
그 와이번 사건에서 2년이 지나고, 저 캐롤은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아직 2년, 벌써 2년. 최대의 사망플래그까지 앞으로 10년. 하지만 성장하지 못하면 독립도 못한다는 딜레마와, 여성향 게임의 설정에서 어떻게 15살까지 성장할 수 있었는지 이상할 정도의 세세한 사망플래그가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만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습니다.
뭐, 현재 최대의 스트레스는 틸크 오라버니지만, 역시나 죄없는 아이를 죽일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가 죄를 범하는 걸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버님인 아르세이데스 변경백의 혈압이 올라간 것은, 아마 저 때문입니다.
왕도의 사교계와 그다지 인연이 없는 변경이라 해도, 최소한 일 년에 한번은 성에 가게 되는데, 그 때 "당신들 금기의 아이의 피가 섞여있다지, 푸풋."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음주량도 늘어날 법 하네요.
그리고 모험가인 '장미의 마녀' 에게 몇 번이나 손을 대다 첩보전문의 부대가 괴멸 직전까지 내몰리는 바람에, 결국 숨기고 있던 와이번의 실태가 알려져서 정국에서 꽤 약점을 잡혔다고 합니다. 큰일났네요.
하지만 그 때문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딸인 저에게 화풀이를 하니 동정은 안 합니다.
".......하아."
"캐롤 아가씨, 괜찮으신가요......"
메이드인 마이아가 한숨을 쉬는 저를 걱정스러워 하며 말을 걸어줬습니다.
그녀도 12살이 되자 저의 전속 메이드가 되어서, 성에 방문할 때 그녀가 동반하게 되었습니다. 아르세이데스 가문엔 저의 전속메이드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따로 없었으니까요.
틸크의 성희롱에 가까운 과도한 스킨십에, 제가 그를 성과 함께 '전투기술' 로 날려버리고 싶은 걸 참고 있었던 것은, 2년이 지나 틸크가 10살이 되면 마술학교에 입학하려고 왕도에 가게 되어버리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졸업 때까지 6년 동안은 접촉할 기회도 격감하여, 전 독립을 위한 준비에 매진할 수 있을 터 였습니다.
.......뒤에서 아버님께 손을 쓴 거네요, 오라버니.
성에서 떨어진 저택까지 돌아가자, 마이아가 제 전속이 된 덕에 집안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메이야가 마중 나와 주었습니다.
"돌아오셨나요, 캐롤 아가씨....."
"예."
"저기, 실은....."
"캐롤, 늦다고! 오늘은 이 내가 진귀한 과일을 갖고 와줬는데, 정말로 넌 이 오빠가 옆에 없으면 안되겠구나!"
".........."
***
이사했습니다. 왕도에 있는 아르세이데스 가문의 저택입니다.
역시나 왕도네요. 왕도의 저택을 맡고 있던 하인들은, 귀족은 아니지만 귀족의 영향을 받아 '인족지상주의' 에 물들어버린 듯 하여, 제가 얼굴을 보인 것만으로도 싫다는 듯한 얼굴을 가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어서오세요, 틸크님."""
"모두, 수고한다. 오늘부터 신세를 지겠다. 그리고 캐롤은 손댈 필요 없다."
"""알겠습니다."""
뭐, 딱히 상관없지만요.
제 수발을 위해 메이야의 가족들이 따라와 줬고, 사는 장소도 별장이 되었습니다. 크기로는 지금까지의 저택과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엔 틸크가 같은 방에서 '감시' 할 계획도 있었다고 합니다만, 저택의 하인들이 반대하자 단념한 모양입니다. .....진심이었나보네요.
그리고 그 떨어진 저택 말인데요, 온실이 근접해있고, 아무래도 연금술의 설비도 있는 모양입니다.
연금술입니다. 연금술인 것입니다. 변경에서는 밤에만 움직일 수 있어서 연금술 따윈 할 수 없었지만, 오랜 시간 쓰지 않아서 약간 어질러지긴 했어도 드디어 연금술을 쓸 수 있습니다.
VRMMO에서 서버 최초로 연금스킬 100을 달성하여 마구 벌어 들였던 저의 실력을 드디어 발휘할 수 있는 겁니다.
당시엔 사용처가 불명이었던 상급 약초를 전부 사들여서 제작한 하이엘릭서는 1개에 100만 크레딧이었지만, 만들면 만드는 대로 팔려나갔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석을 써서 합성하지만, 게임 안에선 연금기구를 써서 만들면 수와 질이 확 오르기 때문에 전용 연금설비는 필수였습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모험가로서 벌어왔지만, 상업길드에 맡긴 돈은 대금화 80닢 정도 밖에 없습니다.
대금이긴 하지만, 언제든지 마이아의 가족을 데리고 국외로 도망쳐도 좋도록 그의 몇 배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돈은 여러가지로 든다구요.
그런 느낌으로, 드디어 원치 않았던 저의 왕도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
"캐롤, 제대로 먹어. 그렇게 조금 먹으면 부드러워지지 않는다고. 오늘부터 난 학교에 갈 거니까, 식사는 아침만 같이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
빨리 가버려라입니다.
생각대로, 거리가 가까워지자......아니, 아버님의 눈을 신경쓰지 않게 되자, 틸크의 주박이 심해졌습니다.
지금도 절 허벅지 위에서 끌어안아서는, 벌꿀이 듬뿍 들어간 허니토스트를 자신의 손으로 먹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꽈 끌어안은 틸크의 왼손이 이미 제 다리를 만지자, 촤악 하고 전신에 닭살이 돋습니다.
왜 이렇게 다리를 좋아하는 건가요. 누가 좀 이 변태를 어떻게든 해주세요. 이미 여러가지로 선을 넘었잖아요......
저도 전에 제 1계급의 흑마법 [Blackout] 으로 시야를 어둡게 하여 협박해보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레지스트당했습니다.
아침 뿐인 것이 다행입니다. 어제까지는 낮에도 이랬으니까요.
틸크는 저녁식사도 여기서 하고 싶어했지만, 상급 하인들이 저녁은 저택에서 하도록 간청하였던 모양입니다.
"알았냐, 캐롤. 너 같은 아인이 바깥을 나가면 민폐다, 반드시 부지에서 밖으로 나가지 마. 계속 내 옆에 있으면 되니까!"
".........."
........몇 살이 되면 이 몸으로도 마총을 쓸 수 있을까요?
일단 완전범죄의 계획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틸크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에 '예측' 하고 있던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저기, 오늘의 식재는......"
"어머, 오늘 분량은 오늘 아침 건네준 걸로 끝이에요, 하프엘프는 풀만 먹잖아요? 풀이라면 요 근방에 많이 나 있는데요?"
"저것 때문에, 아르세이데스 가문이 얼마나 다른 가문의 웃음거리가 되었냐고 생각하지? 시골 출신인 너희들도 풀이라도 먹으면서, 그걸로 어떻게든 해."
메이야가 주방으로 식재를 받으러 가자, 기다리고 있었는지 상급시녀와 집사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이 저택에도 아인을 멸시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이 왕도는 인족지상주의가 중심이기 때문에, 귀족에 관련된 사람들은 대부분 아인을 싫어합니다.
제대로 된 자는, 온실의 재배를 도와주는 정원사 할아버지와, 주방의 허드렛일꾼 정도일까요.
" [Confusion] " (작은 목소리로)
"히야악~!"
"무, 무슨 짓이에요!?"
30대 상급시녀에게 갑자기 덮쳐버려서, 20대 상급집사가 여자같은 비명소리를 질렀습니다. 그걸 온실의 그림자에서 몰래 보던 저와 마이아, 그리고 그들의 눈앞에 있던 메이야는 놀라서 무심코 입을 떡 벌렸습니다.
제 2계급의 흑마법 [Confusion] 입니다.
제 5계급의 주문이라면 마물을 의사에 관계없이 폭주시키는 [Frenzy] 가 있습니다만, [Confusion] 은 위력이 약해서, 의지가 약한 '동물' 을 '본능' 그대로 움직이는 정도의 효과밖에 없습니다.
약간만 놀래켜줄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정말 놀라버렸습니다. 정열적입니다.
"정령님의 가호가......"
아니라구요, 마이아.
그러고 보니, 그 심술궂은 메이드인 이라리아 말인데요, 그녀는 아이가 생긴 모양이라서 시집을 갔습니다. 상대는 그 경박한 기사입니다.
저, 사랑의 큐피트라구요. 분명 그 날 두 사람에게 뭔가가 일어났겠죠. 하늘이 푸르렀기 때문에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뭐, 그런 아무래도 좋은 일은 어쨌건, 식재는 돈으로 어떻게든 한다 치고, 하인들에게 조금 자신의 입장을 알게 해주지요.
저는 '악역영애' 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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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이 틸크를 간단히 배제하지 못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긴 하지만, 악역영애의 운명에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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