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 궁병의 외투―아르쥬나크로슈
    2021년 01월 12일 21시 59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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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651eh/13/





     "알았냐, 날 무사히....."

     "무슨 일이 있었나요?"

     어차피 틸크는 제대로 된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하인 쪽으로 말을 걸어봅니다.

     "어, 저기, "

     잘 보니 제 이사를 도와줬던 사람도 있네요. 젊은 여성만 세 명. 그 중 한 명이, 제 모습을 보고 주저하면서 입을 엽니다.

     역시 같은 흑발금안의 하프엘프라 해도 '캐롤' 이라고 인식하지 않네요.

     "실은......"

     "어이, 날 무시하지 마, 불경하다고!"

     "예예."

     "우왓, 큭."

     시끄러운 틸크를 등 뒤에서 끌어안듯이 입을 가립니다.

     반쯤 귀족에게 세뇌된 바보같은 오빠지만, 저도 막돼먹진 않았기 때문에 부모와 달리 아이를 다그치거나 하지 않습니다.


     하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업길드에서 들은 와이번이 나왔다고 합니다. 역시 플래그였던 건가요......?

     그건 그렇고 산 쪽에서 나왔다고 그 은삐까 지미가 보고했을 터인데, 어째서 숲 쪽으로 온 거지? 라고 생각했더니.


     "실은 그, 은색의 화려한 갑옷을 입은 모험가같은 사람들이, 와이번에게 손을 대고서 도망쳐 온 모양이라서요."

     "아아~......"

     그렇구나. 쓰러트릴 수 없는 적을 끌고 다닌다. 소위 '트레인' 이라는 거네요. 그래서 눈에 띄는 차림의 저를 약간 경계하고 있었네요.

     "수고하셨네요."

     "아, 아니요."

     그건 그렇고 그 지미는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와이번에 손을 댄 건 그렇다 치고, 그걸 끌고 다니며 도망을 치다니, 혹시 그들의 레벨은 그렇게 높지 않은 걸까요?

     "......"

     대충 들었기 때문에 틸크를 놓아주자, 입이 막혀있어서 숨쉬기 어려웠는지, 얼굴이 귀까지 새빨개져서 당황하며 저에게서 거리를 벌립니다.


     "아, 아인 주제에, 좋은 냄새로 날 홀리려 해도, 그렇게는 안된다고."

     "..........."


     냄새? 매일 제대로 욕조에서 비누를 쓰고 있으니, 냄새라고 할만한 건 없겠지만, 약초와 허브를 채집하고 있었으니 그 냄새가 옮은 걸까요?


     "저, 저기, 모험가 씨, 도련님을 영주님의 저택까지 호위해드릴 수 있을까요? 지금은 계약금이 없지만, 저택에 도착한다면 영주님께서 사례를 해주실 테니까요."

     "흥, 너 같은 연약한 아인녀가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 너라면 내 호위를 하게 해줘도 좋다고!"

     "........"

     그 아버님이, 금기의 아이와 같은 하프엘프 모험가에게 사례금을 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 뿐인가, 트집을 잡아서 노예로 만드는 게 보통일 것입니다.

     "보수는 필요 없어요. 마을까지의 호위라면 괜찮아요."

     "정말인가요."

     "하지만, 저의 말은 들어주세요."

     "물론이에요. 틸크 도련님, 이 하프엘프 모험가 씨가 받아줬어요."

     "아인이 나의 호위를 하다니. 영광으로 생각해."

     "........."

     "죄, 죄송합니다......"

     하인들이 위축된 채로 사과해줬습니다. 위축되어도 귀족이네요. 내버려두는 편이 좋을까요?


     일단 출발입니다. 여기서 걷는다면 저녁 전에는 마을에 도착하겠지요.

     "다른 호위들은?"

     도중에 상처 입었던 몇몇 기사와 만났긴 했는데, 분명 그보다 많이 데려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물어보니.

     "그게....."

     "그런 녀석들은 안될 놈들이야. 날 두고 도망쳤으니까."


     처음엔 하급기사와 병사가 와이번에 돌격했다고 합니다만, 그들이 꼬리 휘두르기 한번에 날아가 버리자 남은 상급기사와 상급하인들은 전략적 후퇴해야 한다 등을 말했는데, 결국 틸크보다도 먼저 도망쳤다고 하네요.

     와이번이 그 기사들을 쫓아갔기 때문에 평민 하인들은 그 틈을 타서 틸크를 데리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어이, 피곤하다. 그리고 배도 고파졌고."

     "죄송합니다, 틸크 도련님. 짐은 전부 마차에 있었기 때문에....."

     "뭐라고, 지금 바로 갖고 와."

     뭐야 이 방자한 도련님은. 니 멋대로 굶주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거스를 수 없는 하인들이 돌아올지 어떨지 고민되기 시작되었기 때문에,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점심식사를 하지요. 조금이라면 있어요."

     "진짜냐."

     제 점심과 저녁식사지만, 그 사과같은 배가 맛있어서 추가로 몇 개 사놓았으니, 점심 분량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죠.


     "뭐야, 샌드위치냐. 고기가 없다고."

     갑자기 틸크가 불만을 말하면서 손을 뻗으려 했기 때문에, 그 손을 탁 하고 쳐서 제지했습니다.

     "무, 무슨 짓이냐."

     "먼저 손을 씻자?"

     "난 배가 고프다."

     "관계없어요."

     전 한 손으로 생활마법 '유수' 로 물을 내면서, 틸크의 손을 쥐었습니다.

     "도, 도련님."


     탕!


     "방해하지 마."

     """......."""

     틸크를 거머쥔 저를 본 하인들이 그걸 말리려고 했기 때문에, 브레이크 리볼버를 하늘에 쏴버려서 낸 소리로 조용히 시켰습니다.

     상냥한 하인들이지만 귀족의 자제를 혼내지 않는 그녀들은 교육 상 좋지 않습니다.

     "손을 씻자?"

     ",,,,,,,"

     이번엔 놀란 얼굴로 조용히 손을 씻는 틸크.

     "참 잘했어요."

     "흥."

     머리를 쓰다듬자 화가 난 건지 틸크가 새빨간 얼굴로 손을 뿌리칩니다. 이렇게 하고 있으니 응석 부리는 동생을 혼내는 누나 같아서 조금 즐겁네요. 강제로 했긴 하지만.


     "그럼......"

     "기다려."

     갑자기 샌드위치를 베어 먹으려던 틸크의 손을 재빨리 붙잡아서 말립니다.

     "손은 씻었다고!"

     "먹기 전에 '잘 먹겠습니다' 라고 해야지?"

     "뭐야 그건."

     "신에게 기도해도 좋지만, 만들어준 사람과 먹을 것에 감사하는 거예요."

     ".......흥, 아인에겐 이상한 풍습이 있구만."

     제가 가만히 바라보자, 틸크는 눈을 돌리면서도 신같은 무언가에게 기도하고 나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저택에서 말하고 있다구요. 세 살이기 때문에 '자 머께쓰니다' 가 되어버리지만.

     제가 '헤르메스의 단검' 으로 배의 껍질을 벗긴 후 잘라서 나눠주고 나서 먹고 있자, 정말 배가 고팠었는지 틸크는 샌드위치를 먹는 걸 금방 끝냈습니다.

     "다 먹었으면 또 손을 씻어야지?"

     ".........흥."


     다 먹었으면 출발입니다. 제가 선두에 서서, 늑대와 마물같은 것이 다가오면 마총을 쏴서 격퇴합니다. 10미터나 떨어지면 거의 맞지 않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어이, 아인녀, 그건 '마총' 이지, 알고 있다고! 그거 나도 써보게 줘봐."

     ".....좋아요."

     저한테서 떨어지면 10초 후에 사라지기 때문에, 제가 틸크의 등 뒤에서 덮치듯이 하였는데,

     "가, 가까워."

     "집중해."

     탕탕탕 하고 갑자기 세 발이나 연사합니다.

     "히익."

     "이건 위험한 거야. 몸이 작으면 위험."

     손을 겹친 것 만으로 쏘아졌기 때문에, 반동이 전부 팔에 온 틸크가 저린다는 듯이 마총을 떨굽니다. 이것도 교육입니다.

     "각오도 없이 무기를 들면 안돼. 손을 내밀어. '힐' "

     "........."

     제가 팔을 치유해주자, 틸크가 온순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지쳤어."

     다시 당분간 걸어가자 틸크가 죽는 소리를 냅니다. 저도 우쭐해져서 약간 설교했더니 당분간 조용해졌네요. 하지만 8살 귀족 아이가 울퉁불퉁한 길을 세 시간이나 걷는 건 힘들지도?

     "내가 안아줄까?"

     "돼, 됐다, 난 귀족이다. 여자에게 안겨지는 건 수치다!"

     "그래."

     다시 귀가 새빨개진 틸크가 당황하여 고개를 젓네요. 화났나?  노력하겠다고 말한다면 죽을 기세로 노력하게 놔두지요.

     

     "아, 아인녀, 너라면 이제부터도 내 호위로 고용해줘도 된다고."

     마을이 가까워져서 여유가 생겼는지, 틸크가 갑자기 그런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 건, 스스로 벌고 나서 말해주세요."

     ".........."

     제가 바로 대답하자, 입술을 깨물며 조용해집니다. 그 아버님과 어머님이 아인을 옆에 놔두는 걸 허용할 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틸크는 반론당한 것이 분했는지, 뭔가 불만을 말해왔습니다.

     "너, 스, 스커트가 짧다고! 다리를 보여주다니 경박하다고, 이러니까 아인녀는 야만스럽다."

     "음."

     이건 저도 반론하지 못하겠네요. 옛날의 제가 중2였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파렴치하다고, 남자 앞에서 다리를 보이지 마."

     "여기엔 남자가 없어요."

     "나도 남자다, 난, "

     "ㅡㅡ잠깐."


     제가 갑자기 브레이크 리볼버를 들고 경계하기 시작하자, 하인들의 얼굴에 긴장이 떠오릅니다.

     제 귀에, 멀리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고속으로 다가오는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이건ㅡㅡ


     "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모, 모험가 씨, 저 녀석이 또."

     "그렇네요."

     정말 플래그도 적당히 해주지 않을래요? 상공에서 우리들을 발견한 청녹색의 거체가 거대한 날개를 펼치며 울부짖으며 위협합니다.

     "와이번....."

     게임에서 본 것보다 꾀죄죄하네요.


     "당신들, 이제 마을이 가까우니 도망쳐. 내가 막을게."

     "그, 그런 말을 해 놓고, 너도 도망칠 셈이지!"

     "그럴지도."

     "그러니 너도 함께......"


     탕탕탕탕탕탕탕탕!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서 떨어지면서, 브레이크 리볼버의 풀연사로 와이번의 주의를 끕니다. .......한발 정도는 맞아도 되는데요? 반지를 원거리 명중 상승으로 바꿨었는데, 상공이라 그런지 제대로 맞지 않습니다.


     "Set [Witch Wand] "


     이 위치드레스와 한 세트로 만들었던 전용 지팡이입니다. 파티 플레이에서 마법전을 할 때 쓰도록 편중시킨 성능이었기 때문에, 물리공격력은 금속방망이 정도밖에 안되었지만, 속성마법의 효과가 15%나 상승합니다.

     하지만, 이 성능을 얻기 위한 페널티로, 형태를 고를 수 없었기 때문에 50cm정도의 은막대의 앞에 하트모양의 장식물이 달린 귀여운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마법소녀냐.


     " [Fire Arrow] "


     "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쏴버린 수십 발의 파이어 애로우가, 정확하게 와이번의 머리에 직격하자 분노의 포효를 질렀습니다.

     "빨리 도망쳐."

     "..........."

     아무래도 틸크 일행도 순순히 도망쳐 준 모양입니다.

     제가 이 모습을 할 수 있는 것도 앞으로 2~3시간. 와이번에겐 브레스공격이 없었기 때문에, 덮쳐올 때는 상공에서 발톱으로 공격할 것입니다.

     그 때, 리질로 재주껏 베어버릴 수 있을까요? 장기전은 귀찮습니다. 뭔가 따로 고출력 무기가......앗.


     "어이, 아인녀! 역시 너도 함께 와라."

     "........어?"


     들려온 목소리에 생각이 중단됩니다. 그곳에는 도망쳤을 틸크가, 하인들의 손을 뿌리치며 돌아오는 게 보였습니다.

     이런 곳에서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는 의협심 따윈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데요? .......정말 진짜.

     "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히익."

     주의가 틸크에게로 향한 와이번의 공격에서. 온몸의 신체강화를 이용하여 틸크를 옆에서 낚아챕니다.


     "....아, 아아아, 아인녀."

     "............."

     저를 신경 써 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위기의식이 없어서 조금 화가 났습니다.

     "히엑."

     "좀 조용히 해줄래요."

     한 손으로 멱살을 쥐고 들어 올린 틸크를 아무렇게나 등 뒤로 던져버립니다.

     "앗, 너......"

     "거기서 보고 있어."

     차갑게 내뱉은 저는 '전력' 으로 전투하기 위해, 조금 전 떠올랐던 전용장비의 '커맨드' 를 읆었습니다.


     "Setup [Arjuna Cloche] all"


     제 손에 신장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거대 활이 나타났고, 저의 온몸에 짙은 녹색의 천을 많이 사용한 하늘하늘한 외투와, 그 안에 제 몸에 딱 맞는 새하얀 가죽갑옷이 둘러집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이 '가방' 이 아닌 '수납' 이라고 한다면, 위치 드레스 이외의 두 '전용장비' 도 갖춰져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이건 그 중 하나, 원거리 공격 전용 장비인 '아르쥬나크로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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