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모험가 길드2021년 01월 11일 08시 20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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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궂은 메이드 이라리아가 이쪽의 저택까지 찾아왔다고 듣고, 저와 마이아는 2층으로 대피했습니다.
"".......""
미묘하게 공기가 무겁네요. 초급마법서를 계속 읽고 싶었지만, 마이아가 이라리아와 대치하는 메이야를 걱정하는 바람에 제 마음도 들뜨고 말았습니다.
마도서에는 제 1계급의 주문만 실려있었지만 지금까지 읽은 부분은 전부 언록되었기 때문에, 다음 부분도 신경쓰였지만 어쩔 수 없네요.
슬쩍 창 바깥에서 희미하게 목소리같은 게 들려와서 그쪽에 의식을 집중하자, 쓸데없이 성능 좋은 저의 기다란 귀가 창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를 포착했습니다.
"ㅡㅡ이라리아님, 안에 차를 준비하였습니다만...."
"어째서 제가 그 저주받은 아이가 있는 집에 들어가야 하는 건가욧!? 전 여기에 온 것만으로도 싫은데욧!"
".......죄, 죄송합니다."
" '그것' 의 이번 달 생활비예요. 받으세요."
"저기.....이건?"
"어머, 그 금기의 아이에겐 이것도 많을 정도예요. 불만이라도 있나요?"
이건 안되겠네요. 아무래도 이라리아는 저의 생활비를 갖고 와 준 모양이지만, 상당히 적은 모양입니다.
아버지의 심술인지, 이라리아가 슬쩍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버려둬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창문."
"어, 아가씨."
제가 창가에 올라가자, 서둘러 다가온 마이아가 숨을 삼킵니다.
밖에는 이라리아 뿐만 아니라 그녀의 호위로 보이는 -가벼워 보이는-기사도 있었는데, 둘이서 메이야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ㅡㅡ아가씨의 교육도 시키지 않겠다니 어떻게 된 일인가요."
"언젠가 팔리게 될 금기의 아이에겐 필요없겠죠. 저건, 제게 저주받은 검은 괴물을 들이댔다구욧. 이런 장소까지 제가 와준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세욧."
"그건 정령이....."
"정령이라구요? 거짓말 마세요!"
"하하하, 이라리아 공. 만일 정령이라고 해도 꺼림칙한 어둠의 정령이겠지요. 그런 것은 제가 베어버리겠습니다."
"어머, 기사님, 믿음직스러워요."
어둠의 정령? 마총의 폭발을 말하는 걸까요? 분명 어둠의 정령도 흔히 경배되고 있을 텐데, 귀족의 인식은 달랐던 걸까요? 이라리아는 왠지 갑자기 기사와 꽁냥대기 시작했는데, 뭘 하고 싶은 걸까요?
"어쨌든, 이 이상은 건넬 수 없어요. 이걸로 알아서 쓰세요. 그리고 다다음 주에, 틸크 도련님이 기사들을 이끌고 '사슴사냥' 을 나갑니다. 당신들 세 사람은 성으로 돌아와서 돕도록 하세요."
"아가씨는....."
"그런 금기의 아이를 성에 들일 리 없잖아욧! 먹을 것만 두고 가면, 하루 정도는 내버려둬도 죽지는 않아욧! 이건 주인님의 결정이에욧, 거스르는 건 용서 못해욧!"
"..........예."
"그럼, 이라리아 공. 슬슬 돌아가볼까요? 그리고 다음에 마을에서 식사라도 어떻습니까? 좋은 가게를 알고 있는데요?"
"어머 기뻐욧. '마침' 목돈이 들어왔으니, 술은 제가 사도록 해주세요."
"하하, 그건 기대됩니다."
꽤 유쾌한 사람들입니다. 머릿속이 분홍색으로 되어있는 그녀들이 담소를 나누는 걸 커텐의 뒤에서 보고 있던 저는, 약간 열린 창문을 통해 그녀들을 가리키며, 입 속으로 작게 중얼거립니다.
" [Aero Cutter] "
저의 영창에 자그마한 돌풍이 일어났고, 예리한 '칼날바람' 이 정확히 이라리아의 '허리띠' 만을 절단했습니다.
""...........어?""
미묘한 위화감에 두 사람이 소리를 내자, 그것과 동시에 이라리아의 롱스커트가 발목까지 스윽 하고 떨어집니다. 나이스샷.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이라리아공!?"
이라리아가 새빨간 속옷을 숨기려고 손으로 가렸고, 양아치 기사는 동요하면서도 그 시선은 이라리아의 하반신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히이이! 또 금기의 아이의 저주가아아아아!!!"
"아, 자, 잠깐."
이라리아는 하반신이 노출된 채 도망쳤고, 기사도 당황해서 이라리아가 남긴 스커트를 줍고는, 약간 달리기 괴롭다는 듯 그녀를 쫓아가 버렸습니다.
......빨간 T백 팬티네요. 화려하네요.
"정령의 가호가......"
아니라구요.
나중에 마이아가 뭔가 중얼거리긴 했지만, 이건 그냥 바람의 속성마법입니다.
바람의 제 1계급 공격마법, 에어로커터입니다. 약간 두꺼운 갑옷을 입는 것 만으로도 튕겨나는 마법이지만, 저라면 틈새도 노릴 수 있습니다.
세살배기의 상태여도 이 정도라면 쓸 수 있는 모양이어서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또, 금기의 아이의 저주 (폭소) 라네요.
순조롭게 악역영애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만, 메이야 가족을 들볶는 것 보다 저에게 악의를 향해주는 편이 차라리 편합니다.
그건 그렇고, 방치는 어쨌든 돈은 문제네요...... 그러고 보니 저는 게임 안의 통화를 갖고 있었는데 뭔가에 쓸 수 있을까요?
"메이야, 이거."
왠지 놀란 얼굴로 바깥에서 돌아온 메이야에게, 저는 가방 안에서 꺼낸 500엔 동전 정도의 '1크레딧 코인' 을 건넵니다.
"어머, 캐롤 아가씨, 숨겨진 방에라도 떨어져 있었나요? 이건 다른 대륙의 은화인데요."
"대에류욱?"
들어보니, 이 세계에는 세 대륙이 있고, 이 은화는 커다란 범선으로 반년 정도 항해한 곳에 있는, 먼 곳의 '이스벨 대륙' 의 공용은화라고 합니다.
왜 메이야가 알고 있냐고 물어봤더니, 수 년 전에 그 이스벨 대륙에서 상선단이 와서, 그 은화와 금화로 교역을 하고 있었다고 해서, 메이야도 한번 봤던 기회가 있었다고.
이스벨 대륙은......원래의 VRMMORPG의 무대였지요? 진짜로 장소를 틀렸네요, 할아버지.
이쪽의 대륙이나 저쪽의 대륙이나, 기본적으로 국가마다 통화가 있습니다만, 대개는 대국이 주조한 '공용통화' 를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이 케니스타 왕국과 그 주변국은 케니스타가 주조한 통화가 공용통화네요.
그래서 제가 갖고 있는 이스벨 공용통화 말인데요, 교환비는 같은 케니스타 은화1개라고 합니다.
저기, 1크레딧이 1은화?
"캐롤 아가씨. 그 은화는 이전의 영주님이 아가씨께 남겨준 물건이에요. 소중히 써주세요."
".......에."
저, 게임 초기부터 플레이했기 때문에 3억 크레딧 정도 있는데요?
뭐, 뭐어, 이쪽의 대륙에선 현재 왕도에 있는 대형 상회에서만 쓸 수 있으니 문제는 없겠네요. .....여, 역시, 게임의 돈을 현실로 쓴다면 안되겠지요. 이건, 어쩔 수 없게 될 때까지 봉인해두지요.
하지만, 돈은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선 VRMMORPG를 하던 시절, 돈벌이의 국룰이었던 '모험가 길드' 로 가보기로 할까요.
***
이 대륙에는 각종 '길드' 가 존재하고, 그 중 하나가 '모험가 길드' 다.
하지만 '모험가' 를 직업으로 봐줄 수 있느냐 묻는다면 미묘하다.
모험가 길드는, 단순한 '거래창구' 에 불과하다.
이건, 모험가 길드의 모체가 '상업길드' 이고, 모험가 길드에서 사들인 소재를 상업길드에서 판매하기 위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모험가란, 그냥 마물소재를 팔아서 생계를 이을 뿐인 무뢰한들이다.
모험가의 목숨은 싸구려이고, 마물 때문에 죽어도 자기책임이며, 길드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아르세이데스 변경백령의 마을에도 모험가 길드는 있다.
다섯 군데의 거래 접수가 있을 뿐인 간소한 창고같은 장소에는, 대낮부터 싸구려 술을 마시며 소란을 피우는 녀석도 있다.
모험가를 자칭하는 자는 크게 나누어 두 부류다.
그 대부분이 생계를 이어나갈 뿐인 무뢰한이긴 하지만, 그 중에는 전 용병과 몰락한 기사 등 전투훈련을 받은 자도 있었는지만 그런 자들은 거의 없었고, 그 때문에 일당쟁이들과 똑같게 보이는 걸 싫어하여 화려한 갑옷과 독특한 모습을 하게 되었다.
모험가 길드는 하루종일 영업하고 있기는 하지만, 심야에 팔러 오는 모험가는 별로 없었기 때문에 두 곳만 열려 있었던 거래 접수처 중 한 곳에서, 중년 남자는 한가한 듯 나오는 하품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그, 토마스는 상가의 3남으로 태어나서 상업길드에서 일한지 15년이 되었는데, 이 모험가 길드의 근무는 소위 '한직' 으로 분류된다.
그 때, 모험가 길드의 현관이 열리고, 신선한 밤의 바깥공기와 함께 독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끄는 여모험가가 들어왔다.
조용해진 모험가 길드를 이상하다는 듯이 둘러보던 그 소녀는, 토마스가 있는 접수까지 똑바로 걸어왔다.
"여기, 모험가 길드인가요?"
"네, 네에. 그래요."
접수의 토마스는 이때 처음으로 그 소녀가 엘프라고 눈치챘다.
검은 머리이니 아마 하프엘프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멋진 칠흑의 머리는, 설령 하프라고 해도 있을 수 있는 건가.....
"길드에 등록하고 싶어요."
"어, 등록 따윈 필요없어요. 그냥 사고 팔 뿐이니까."
"카드같은 건 없나요?"
"회원증 말입니까? 신분증명이 필요하다면 다른 길드를 추천하겠어요."
"그럼, 그쪽에서 제시하는 물건은 아무 것도 없는 건가요?"
"네, 그래요. 마물소재와 마소가 많은 곳에 사는 약초라도 갖고 와주세요. 얼마든지 사들일 테니까."
"음. 알겠습니다."
소녀는 좋은 환경에서 자랐는지, 토마스의 건성인 설명을 들어도 정중하게 머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여, 토마스를 놀라게 하였다.
이 소녀는 단순한 철부지일지도 모른다. 이야기로만 모험가를 들은 아이는 영웅과 모험가를 같이 취급하며 기묘한 동경심을 가질 때가 있다.
그 결론에 도달한 토마스에게서, 눈앞의 소녀에 대한 초조함이 사그라들었다.
이런 철부지 소녀를 보니, 생면부지의 사이였지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당신, 일단 뭔가 알고 싶다면, 뒤의 상업길드로 가세요. 여긴 당신같은 예쁜 소녀가 올만한 곳이ㅡㅡ"
"어이, 거기 너, 꽤 기합이 들어간 모습을 하고 있잖아!"
주의를 주는 게 늦었는지, 술이 들어간 모험가가 참견해왔다.
하필 오늘 이 거한이 있다니 소녀는 운이 나쁘다.
"여기선, 다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요?"
"기본적으로 죽지 않는 한, 뭘 해도ㅡㅡ. 아, 아니, 당신, 빨리 도망가세요."
"이 꼬맹이가, 무시하고 있어!!"
휘두르는 거한의 손을, 소녀는 반걸음 옆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가볍게 회피한다.
"죽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 한, 길드는 보지 못한 척?"
"아니요, 그, 모험가끼리의 다툼에는 길드도 마을의 관리도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그걸 듣고ㅡㅡ"
"이놈, 이."
술이 들어가서 피가 거꾸로 솟았는지, 거한이 갑자기 소녀를 패려고ㅡㅡ
콰악.
"ㅡㅡ안심했습니다."
체중이 두 배 이상 차이나는 거한의 주먹을 한 손으로 받아낸 무표정한 소녀가 희미하게 띄우는 미소에, 토마스는 한순간 넋을 잃고 보다가ㅡㅡ소름이 끼쳤다.
".....이, 이놈.......이익."
거한이 새빨개진 얼굴로 힘을 줘보았지만, 그 팔을 거머쥔 소녀의 가느다란 손은 미동도 하지 않았고, 점점 새빨개진 거한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그, 그만둬, 부러진다......"
"이 년이!"
"놓으라고!"
거기에 거한의 동료인 두 모험가가 소리를 지르며 검을 뽑았다.
길드 내에서의 '다툼' 이라면 모험가 길드도 일일이 관여하지 않지만, 역시 무기를 뽑은 걸 보고 지켜보고 있던 경비원도 당황하여 뛰쳐나왔다.
소녀는 가까이 오는 그 두 모험가를 흘끗 보고,
"Set [Break Revolver]"
탕탕!
"그악!"
"그아아아앗!"
굉음과 같이 갑자기 다리에서 피를 내뿜으며,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는 모험가들.
토마스는 소녀의 손에 든 물건이,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마총' 이라고 간파하였다.
이스벨 대륙의 교역선 선장에게서, 대금화 수천 개로 몇 정만 구입했던 '마총' 은 국가와 마술사 길드, 제련길드를 중심으로 해석이 이루어져서, 현재는 왕국의 근위대나 장군이 고용하는 부대에 수 백정이 지급되었다.
"쿠엑."
소녀가 손을 놓자, 거한이 뒤로 물러서는 듯 엉덩방아를 찧었다.
몸부림치며 뒹구는 동료들을 보고, 새파란 얼굴로 아픈 팔을 부여잡으면서도, 증오에 찬 눈으로 슬쩍 허리의 한손도끼에 손을 뻗자ㅡㅡ
탕!
"힉."
그 순간, 다리 사이의 바닥에 총알이 튀어서, 거한은 다리 사이를 적시면서 기절했다.
그 후 소녀는, 다리를 쏜 두 사람에게 죽지 않을 정도의 '회복' 같은 마술을 걸고 난 후, 그 자리에서 놀란 채로 있는 사람들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인 후 떠나갔다.
그로부터 모험가 길드에서는, 그 가련한 용모에 걸맞지 않는 자비없는 공격과 그 특이한 모습 때문에, 그녀를 '장미의 마녀' 라고 부르며 두려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
"맞출 수 없다면, 맞는 거리에서 쏘는 되는 거예요."
그로부터 며칠 후, 꽤 먼 숲에서 발견한 약초같은 무언가와 마물소재를 환금하러 모험가 길드에 고개를 내밀자, 모험가들이 접수를 양보해주게 되었습니다.
역시 처음에 정중한 태도로 대한 것이 좋았나 봅니다. 접수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시비를 건 세 명은 모험가를 은퇴하고 노동근로자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일을 찾아서 다행입니다.
그건 그렇고 밤중인데도 처음 왔을 때보다 꽤 사람이 늘어났네요.
그러자 그 안에서 은빛으로 번쩍거리는 갑옷을 입은 기사 모습의 금발 형씨가,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습니다.
"여어, 당신이 소문으로 듣던 '장미의 마녀' 구나. 조금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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