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 화려한 모험가
    2021년 01월 11일 14시 23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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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651eh/11/





     "어머니, 또 침대 가에 돈이 있었어."

     "어머."

     이른 아침, 잠옷차림으로 나타난 마이아를 보고 어머니인 메이야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어머니로서 그리고 변경백 가문을 모시는 메이드로서 칠칠맞은 딸을 혼내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확인해야 할 일이 있었다.

     "또 놓여져 있었니?"

     "응, 이거 봐."

     마이아가 손으로 쥐고 있던 소금화를 자랑스러운 듯 보였다.

     지난 주부터 며칠 간격으로 마이아의 침대 가에 돈이 놓여지게 되었는데, 이번이 세 번째가 된다. 전의 두 번은 은화 몇 닢 정도였지만, 이번엔 소금화가 있었다.

     소금화는 큰 돈은 아니지만 적은 양도 아니다. 실제로, 10살의 견습메이드인 마이아의 월급보다 높은 것이다.

     "분명, 정령님이 아가씨를 위해 주신 거야."

     "정령님이........ 하지만, 선조님이 캐롤님을 위해 그랬다고 생각하니 멋진 일이네."


     지금의 귀족은 좀 그렇지만, 이 저택에 은거했던 선선대는 수인도 차별하지 않고 저택에 고용했었다. 하지만, 케니스타의 왕족이 그에게 시집온 이후로 아인종 하인은 사라졌고, 은거하던 그가 빠르게 사망한 것은 그 부인이 손을 썼다는 소문도 있었다.

     아인들도 신뢰하던 영주님이었기 때문에, 캐롤에게 그 은화를 남겨준 것을 보아 하프엘프인 그녀를 저 세상에서 딱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겠지ㅡㅡ라고 생각을 포기한 느낌으로 해석하기로 했다.


     "선선대님, 캐롤 아가씨는 저희들이 분명 지켜보일 테니, 지켜봐 주세요."

     "정령님, 고마워요!"


       ***


     "여어, 당신이 소문으로 듣던 '장미의 마녀' 구나. 조금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래?"

     "싫어요."


     금발 은삐까의 화려한 형씨의 헌팅같은 제안을 재빨리 거절한 저는, 그 옆을 지나쳐서 거래 창구로 향합니다.

     "토마스 씨, 이파리 갖고 왔습니다."

     "오오, 케세라 풀이군요. 요즘 납품이 적어졌으니 비싸게 사들이겠습니다."

     "약초C가 아니었구나."

     ".......그런 단순한 이름은 아닙니다만, 어디에 살고 있었습니까? 가까운 군생지에는 요즘, 마랑이ㅡㅡ"


     "자, 잠깐 기다려, 당신."

     접수의 아저ㅡㅡ형씨와 상담하고 있자, 그 은삐까 금발 형씨가 끼여들면서 다시 말을 걸어왔습니다.

     헌팅은 곤란하네요. 이렇게 보여도 저, 전생에서도 긴 흑발의 과묵한 여자였기 때문에 스토커가 끊이지 않았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대응에 익숙해진 것도 아닙니다.

     "일단 이야길 들어주지 않을래? 네게 있어서도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면 안된다고 들어서요."

     학교의 선생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전 특히 몇 번이나 가슴에 새겨들었습니다.

     "그렇게 긴 이야기는 아니니까. 봐, 저기 테이블에 동료가 있으니, 바로 끝날 거야, 응?"

     테이블을 흘끗 보자, 전사같은 인족남자와 마술사같은 인족여자와 도적같은 고양이수인의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수인 여자아이는 딱 봐도 동물귀가 귀여웠는데, 정말 털이 많은 게 특징입니다.

     모험가 길드에서 여성이라니 드문 일이네요. 여자 아이가 있어서 안심한 것도 있지만, 저도 처음 보는 여성모험가에게 흥미가 솟았습니다.

     "......조금만이라면."

     "그래, 잘됐다. 그럼 동료를 소개할게."

     

     저는 일단 남은 케세라 풀을 넘기고 산정을 기다리는 사이, 안심한 듯한 은삐까 형씨의 뒤를 따라 테이블로 향합니다.

     제가 걸어가자 밤중인데도 요즘 많아진 젊은 모험가들이, 자세를 낮추며 절 쳐다보는 건 항상 있는 일입니다.


     "그럼 소개할게. 이쪽의 듬직한 전사가 케니스. 화려한 여자가 마술사 마리, 이 애는 레인저인 헬가야."

     "잘 부탁해."

     "잘 부탁해, 마리야."

     "......."

     왠지 수인 여자가 노려봅니다. 그리고, 이 세계에선 도적이 아니라 레인저였네요. VRMMORPG에선 모두 '도둑기능' 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게 보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자유기사 지미. 이쪽이 '장미의 마녀' 씨. 이름은?"

     자유기사....자칭 기사라는 말이네요. 그건 상관없지만.....

     "......그런데 그 '장미의 마녀' 는 무슨 말인가요?"

     VRMMORPG시대의 '뼈아픈' 이명인 '비로드의 마녀' 를 떠올리게 하니, 그만둬 주세요.

     "모두가 그렇게 부르고 있던데?"

     "모두.........?"

     제가 주변을 돌아보자, 몇 명이 눈에 띄게 얼굴을 돌립니다. 얼굴은 기억했습니다.


     탕!

     "난 반대야! 지금까지 우리들 만으로도 어떻게든 해왔잖아."

     테이블을 치는 듯이 일어선 고양이수인 헤르가가 갑자기 소리쳤다.

     "무슨 일인가요?"

     "헬가, 진정해. 저기 마녀 씨. 우리들은 당신을 파티 멤버로 맞이하고 싶었지만, "

     "어른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그런 남자를 유혹하는 듯이 나풀나풀한 모습을 하는 녀석은, 어차피 제대로 된 녀석이 아니야."

     "당신한테는 듣고 싶지 않네요."

     헬가는 10대 후반 정도일까요. 속도를 중시하기 때문인지 꽤 경장비여서, 핫팬츠에서 (솜털이) 막 나와있는 당신 쪽이 더 파렴치하잖아요?

     "뭐라고, 이."

     "자자, 헬가도 진정해."

     갑자기 일어선 헬가를, 20대 중반의 여성, 마리가 달래면서 저에게 눈을 돌렸습니다.

     "미안하게 됐어요. 저희들, 당신이 회복마법을 쓸 수 있다고 듣고 다음 일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전 2속성이지만 흙과 불속성만 쓸 수 있어서요. 하지만.....하프엘프라 해도, 그런 '동화속 마녀' 같은 복장으로 정말로 '제대로' 마술을 쓸 수 있을까요?"

     마리는 저의 모습을 빤히 보면서, 시험하는 듯한 시선을 향합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도 온몸이 마녀같은 검은 로브의 차림이었는데, 가슴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크게 열어제껴서 계곡을 보이고 있습니다.

     접수의 아저씨가 말했던 화려한 모험가들은, 전부 이런 사람들 뿐인가요? 은삐까 갑옷의 지미와 과묵한 케니스는, 이런 동료들을 전혀 거들어주지 않습니다.


     "지미 씨."

     "이런 느낌이지만, 마음씨는 고운 녀석들이야. 어때? 다음 모험에 시험해보는 걸로, "

     "절대로 거절하겠어요."

     "뭐어! 실력에 자신이 없는 거야? 그냥 잠깐 시험해보는 거고, 어느 정도 실력이 있다면 긴장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그래, 이 녀석, 무기도 지팡이도 없잖아! 마술도 분명 속임수야."

     "정말, 헬가도 참 곤란한 아이네. 마녀 씨? 뭣하면 제가 '시험' 을 해도 괜찮을까요? 후후."


     "아, 잊고 있었습니다."

     어딘가의 우주인과 교신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전 토마스 씨의 접수까지 돌아갔습니다.

     "아가씨.....저 사람들은, 꽤 실력있는....."

     "군생지에 있는 마랑이었지요? 덤으로 잡아왔으니 산정을 부탁해요."


     저는 가방에서, 베어낸 마랑의 머리를 카운터에 올려나갔습니다.

     탁탁탁탁탁.....하고 머리만 50cm나 되는 뿔 달린 늑대의 머리를 늘어놓자, 다섯 개 정도 올려놓으니 더 올려놓을 수 없게 되었고, 토마스 씨의 얼굴은 새파래졌습니다.


     "어느 게 소재인지 모르겠으니, 머리만 갖고 왔습니다. 뿔이나 이빨도 사들이나요?"

     "......뿌, 뿔을 제일 높게 사들입니다. 이 만큼을 겨우 혼자서?"

     "절반 정도는 도망갔으니, 아직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 조심해주세요."

     모피도 사들인다고 합니다만, 피는 꺼리기 때문에 해체는 못합니다. 늘어선 머리에서도 떨어져 있습니다.

     "통채도 들고 와도 되나요."

     "......확실히 보통 늑대보다 고가는 붙습니다만, 뿔이 전체의 7할이기 때문에.... 그보다도 어디에 넣어뒀습니까?"

     "여자의 비밀이에요."

     대량으로 짐을 넣을 수 있는 아이템 가방은 없는 걸까요?

     "그, 그렇습니까.......? 그건 그렇고 이 정도라니. 그 마총이 있다면 어떻게든 쓰러트릴 수 있습니까?"

     "아니요? 탄이 아까워요."

     전 가방에서 전장 180cm의 참마도 리질을 꺼내들어서, 60cm나 되는 자루를 이용하여 언월도처럼 머리 위에서 붕붕 돌리자, 마랑의 머리를 보고 가까이 다가왔던 모험가들이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사람이 있었네요. 아이템 자랑은 싫어하니 자중하겠습니다.

     이때 제가 조금 전의 파티가 생각나서 돌아보자, 모두가 입을 떠억 벌리고 제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험' 이라고 말했었네요. 제가 한 손으로 리질을 한번 회전시켜서 어깨에 걸치며 마리에게 시선을 향하자, 그녀가 얼굴을 경직시킵니다.


     "......대단해."

     놀라고 있던 은삐까 갑옷의 지미가, 감동한 듯 반짝이는 눈으로 미소를 저에게 보냅니다.

     "일반 모험가라면 한 마리를 다섯 명이 덤벼서 쓰러트리는 마랑을 다섯 마리나! '회복' 을 쓰는 마술사이면서 탁월한 거사하니, 정말 훌륭해!"

     

     그 마랑이라는 뿔달린 늑대는, 그렇게까지 강했나요?

     VRMMORPG라면 레벨 10 전후의 적이었는데, 리질의 간격에도 익숙해졌기 때문에 낙승이었습니다. 게임에선 몇 번이나 베지 않으면 안되었지만, 현실의 세계에선 목을 자르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게임보다 간단합니다.

     

     "이제 시험이라고 말하지 않을게. 누구도 당신에게 불만을 말하지 않을 테니. 당신은 우리 파티에 합당한 인재야! 자, 우리들은 당신을 환영하겠어."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양손을 벌리는 화려한 지미에게, 저도 그다지 쓰지 않는 얼굴의 근육을 움직이며 약간 미소지었습니다.


     "절대 거절입니다."


     ===================

     필요없는 해설의 요약


     수인 여자아이는 전신에 솜털이 매우 많이 난다.

     수인은 털이 많기 때문에 수인이 만드는 요리는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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