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 각오2021년 01월 10일 16시 23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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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Setup [Witch Dress] ㅡㅡ"
각오를 다진 순간, 저의 입에서는 이 세계의 단어가 아닌 영어로 된 '커맨드' 가 흘러나왔습니다.
상대의 급소를 노린 일격에 집사가 간단히 날아가 버립니다.
힘이 솟아오르는 듯한 감각. 집사를 쫓아 뛰쳐나가는 저의 몸은 의식조차도 두고 가버릴 정도로 빨랐고, 박차는 지면을 깨트리면서 대지를 달려나갔습니다.
너무 빠른 속도 때문에, 방향을 바꾼 것 만으로도 대지가 부숴지고 튀어오릅니다.
방해되는 나무를 차서 부숴버리며 고속으로 달려나간 저에 대해, 집사가 '주문' 을 영창하는 소리가 들리자, 이 세계의 주문이 저의 안에서 게임의 단어로 변환되어, 기억하고 있던 게임의 마법이 언록되었습니다.
" [Fire Arrow] "
집사의 파이어 애로우를 저의 파이어 애로우가 요격하빈다.
숲으로 도망치려 하는 집사를 쫓아서, 제가 리빌을 들고 나무를 베어버리자, 열려진 시야의 안에서 집사가 눈을 부릅뜨고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시야의 높이가 익숙한 것으로 돌아왔습니다.
커져버린 손을 휘감은 것은, 금속으로 보강된 검은 장갑.
그 몸에 휘감긴 것은, 흑장미와 가시줄기가 새겨진, 피로드의 광택을 발하는 새빨간 미니드레스.
전신의 요소마다 검은 금속의 파트로 보강하고, 무릎 위까지 오는 하이힐의 롱부츠도, 드레스와 마찬가지로 적색과 흑색.
저는 전력으로 대항하기로 결심하고, '전력' 으로 싸울 수 있는 장비를 추구했습니다.
그 마음이 키워드가 되어서, 제가 전력으로 싸우기 위해, 제가 게임에서 익숙한 장비를 '한 세트'로 장비하는 '커맨드' 를 사용했습니다.
부분 갑옷으로는 안되었습니다. 온몸이 한 세트인 '시리즈' 장비이기 때문에 동시에 장비되었고, 저의 몸도 그것에 '맞추어서' 전력으로 싸울 수 있는 '모습' 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이 게임에서 '유니크 장비' 를 입은 지금의 저는 이렇게 불렸습니다.
"나는ㅡㅡ'마녀'야."
제가 그렇게 이름을 대자, 집사의 눈동자가 당혹스러운 듯 흔들립니다.
그러고 보니 마이아가 이야기해준 동화에선, '나쁜 마법사' 는 '마녀' 로 등장하는 것이 보통이었네요.
조금 진정되었습니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VRMMORPG의 플레이어 캐릭터가 되어있는 모양입니다.
이 몸이라면 리질도 쓸 수 있겠지만, 문제는 저의 의식이 이 몸의 반응속도에 따라오지 못한다는 점이네요.
몇 그루의 나무를 단번에 베어버린 것은, 기세에 의한 '우연' 입니다. 의식이 절반 날아갔기 때문에 멋대로 몸이 움직인 모양이지만, 이 정도까지 진정되면 반대로 지금의 몸을 제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위험하기 때문에 리질을 가방에 넣어두자, 집사도 진정되었는지 저를 노려보며 품에서 화려한 단검을 꺼내들었습니다.
"마녀라고....웃기지 마라. 어느 곳의 모험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금기의 아이' 를 어디로 숨겼지!?"
과연, 머리색과 눈동자 색이 같은 하프엘프여도, 지금의 제가 '캐롤' 이라고 인식할 수는 없는 모양이네요.
당분간 경계하고 있던 집사였지만, 제가 당분간 가만히 있자, 그래서 가담했다고 느꼈는지 저의 몸을 이곳저곳 보며 싱긋 웃었습니다.
"동족의 소문이라도 들었나? 저건 너희들 엘프족과는 관계없다. 조용히 넘겨준다면 좋게 봐줄 수도 있다만?"
".............."
의미를 알 수 없어서 고개를 갸웃하자, 그 한순간의 틈을 타서 집사가 단검으로 찔러들어왔습니다.
뭐, 틈 따윈 의미가 없었지만.
"Set [Hermes] "
챙!
"뭐라고!?"
제가 꺼내든 '헤르메스의 단검' 이 집사의 단검을 튕겨냈습니다. 이것도 비주류 무기 중 하나였지만, 그보다도 지금, 집사의 움직임이 느릿하게 보였습니다. 이건 검증이 필요하겠네요.
제가 헤르메스를 들고 집사의 공격에 대비하자, 그는 자신의 손에 있는 화려한 단검을 보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습니다.
"네, 네놈, 잘도 아가씨한테서 받은 단검을!"
아, 날의 부분이 크게 나가버렸네요. 이 헤르메스는 더블레어지만 그렇게 공격력은 강하지 않은데...
"싸구려입니까?"
"웃기지 마!!!"
화내고 말았습니다. 아하, 과연. 아가씨란 어머님을 말하는 거였네요. 꽤 사이가 좋아보입니다.
"네놈, 용서 못한다!"
"........"
........용서 못 해? 그건 저의 대사입니다.
챙!
제가 가볍게 내지른 단검이 다시금 집사의 단검의 날을 나가버리게 합니다.
그리고 나서 몇 번이나 휘둘러보아도, 왠지 제대로 공격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움직임이 빨라서 인식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전투스킬의 영향인지, 몸이 정한 형태대로 움직이려 해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입니다.
흠....... '형태' 입니까.
챙!
"큭."
제가 연이어 내지른 날카로운 찌르기에, 집사가 당황한 듯 뒷편으로 물러섭니다.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것이 정해진 움직임이 '형태' 라고 한다면, 무기의 '형태' 와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좋은 게 아닐까요?
칭, 챙!
갑자기 사람이 바뀐 것 같은 공격을 시작한 저에게, 집사는 언뜻 봐도 초조함을 내보이면서도 화가 난 듯한 감정을 드러냅니다.
"왜 맞추려 하지 않는 거냐! 얕보고 있나!"
"음, 왜냐면 이거, 식칼이니까요."
헤르메스는 딱 보아도 식칼입니다. 식재 이외의 고기는 썰고 싶지 않습니다.
"칫."
집사는 혀를 차며 뒤로 물러나면서, 다시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 '만물을 관장하는 흙이여. 자갈이 되어, 나의 적을 때려부숴라' [스톤 브릿트] !"
집사의 주문에, 저의 주위에서 자갈이 떠올라서 저를 향해 날아듭니다. 아, 또 언록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만한 수가 되면, 같은 마법으로 대항하는 건 무리네요. 그러니ㅡㅡ
채채채채채채채채챙!
회전하면서 '검무' 를 써서, 모든 돌멩이를 단검으로 쳐냅니다.
"이, 이 괴물이! [트리플 엣지] !"
실례되는 말을. 아마도, 스톤 브릿트로 허를 찌르려고 한 것이겠지요. 돌멩이와 마찬가지로 느리게 보이는 집사의 찌르기에, 저는 '전투기술' 의 존재를 떠올립니다.
분명, MP를 소모하여 무기를 매개로 쏘아보내는 단음절의 무속성 마법이라고 설명서에 쓰여져 있었지요.
" [Gale Edge] "
제가 자아낸 단검의 '전투기술' 이 집사의 '전투기술' 을 받아내자, 그는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바보같은...... '질풍 찌르기' 라니!"
이쪽에서는 그렇게 불리는 모양이네요.
검증해 보았지만, 이쪽에서도 저의 힘은 충분히 통합니다.
이쪽에선 '레벨' 의 개념은 없고, 기능에 의한 능력의 상승만 있는 모양이지만, VRMMO에서의 저의 레벨은 95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게임의 초기에선 스킬의 상승치는 50이 한계고 레벨도 올라가기 어려웠었지요. 그것이 퀘스트로 스킬렙 100까지 해방되고, 레벨도 100을 넘길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스킬 50이라는 수치가 '인간의 한계' 였다고 가정한다면 평범한 인간과는 상당한 힘의 격차가 나버리겠네요.
ㅡㅡ투웅ㅡㅡ
"......"
아, 위험합니다. 검증에 시간을 너무 들였습니다.
심장의 고동이 격해지고, 몸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집니다.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지고, 몸에서 빠져나가는 '열' 에 제가 뒤로 물러서면서 자신의 몸을 끌어안자ㅡㅡ
"....아."
퐁, 하고 입고 있던 [Witch Dress] 가 벗겨지듯이 해제되어서, 원래의 자그마한 캐롤의 모습으로 돌아온 저를 보고, 집사가 놀란 얼굴을 하였습니다.
"......."
"...........하, 하하, 뭐야 이건? 설마 네가 마술로 변신했던 거였나! 진짜로 마녀로군!"
놀라고 있던 집사는 지면에 주저앉은 저의 상태를 이제야 이해한 건지, 경직된 얼굴로 일그러진 미소를 띄웠습니다.
"시간이 다 되었냐? 마력을 다 써버린 거냐, 어리석은 금기의 자식이! 결국 더러운 피 따윈 그 정도라는 뜻이다!"
그렇네요,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각오가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그를ㅡㅡ인간을 죽이는 걸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네년은 끝이다! 아가씨를 위해 죽어라!"
날이 나가버린 단검을 쥐고, 집사가 다가옵니다.
사랑하는 '아가씨' 를 위해 확실하게 저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다가옵니다.
각오는 되었지만 부족했던 각오. 하지만, 전 이제 망설이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저항하겠습니다.
"Set [Break Revolver] "
타아아앙!!
지면에 손을 대며 불러내자, 지면에 그립이 묻혀지는 형태로 나타난 마총에서 총알이 발사됩니다.
들 수 없고, 조준도 할 수 없어. 그러니, 당신이 사선 위로 다가오는 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집사가 놀란 얼굴로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며, 솟아나오는 피에 울면서 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그는 피를 토해내면서 쓰러졌습니다.
"......바이바이."
저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굳혔습니다.
이 세계에서 '악역영애' 로서 운명과 마주할 '각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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