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 비로드의 마녀
    2021년 01월 10일 14시 07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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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651eh/6/





     늦은 밤ㅡㅡ밝은 달의 밑에서 나무 사이의 그림자에서 그림자로 이동하듯이, 한 남자가 절 안고 소리 없이 달려갑니다.

     여자다운 비명을 지르고 싶은 부분이었지만, 입가까지 모포로 틀어막혀 있기 때문에, 효과는 그렇게 없겠지요. 상대를 화내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것 같지만, 그런 짓을 하면 맞기만 할 뿐이고 성가십니다.

     아직 숲 안인 걸까요? 마이아가 '떨어진 별장' 은 1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고 말했으니, 숲의 경계는 애매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지나자 물의 냄새가 나는 곳에서, 그 유괴범은 저를 지면에 내팽개쳤습니다.

     모포가 없었다면 살갗이 까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의 아프지 않았던 건, 장비하고 있는 [수호의 반지] 의 덕분일까요.


     "울지도 않을 줄이야.....인간의 감정조차 없는 건가."

     "........."


     밝은 달의 밑. 나무 사이에 둘러싸인 샘같은 장소에서, 그 남자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예쁜 곳이네요...... 남자와 여자가 밀회를 즐기기에는 좋아 보이는 장소이지만, 공교롭게도 저희들에겐 그런 달달한 분위기는 없습니다. 사안 발생.

     모포 위에 턱 하고 앉은 저에게 말을 건 유괴범은, 삼십 세 정도의 갈색머리 남성ㅡㅡ그 마총폭발사건을 수습해줬던 집사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감정을 나타내는 걸 잘 못하지만,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무섭다구요. 그냥 혼란스러워 하는 게 귀찮다고 생각될 정도로는 진정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플레이어 캐릭터가 된 탓일까요?

     그런 의문에 조용히 고개를 갸웃하자, 집사의 얼굴이 혐오로 일그러지며, 말을 내뱉습니다.

     "인간의 말도 이해 못하는가, 더러운 피가."

     "......."


     더러운 피....... 아마, 아인을 말하는 걸까요?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일단 이 사람이 절 가여워해서 그 집에서 도망치게 해줬다는 희망 찬 생각은 버리도록 하지요.

     이 사람의 독단? 아무래 그래도 당주의 의향을 무시하면서 까지 해를 입히려 하는 걸까요? 그렇다고 한다면ㅡㅡ

     "어머님?"

     "그 분을 가볍게 부르지 마, 금기의 아이가!!"

     역린을 건드린 모양입니다.

     여태까지 얼굴은 찌푸렸어도 냉정했던 집사가,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절 차버렸습니다.

     "윽."

     아얏! 너무 아파. 차여버린 저는, 충격 때문에 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웅크립니다.

     보통이라면 골절......아니, 세살배기라면 내장이 파열되어도 이상하지 않았겠지만, 장비하고 있는 '수호의 반지' 덕분에 심각한 대미지는 없습니다.


     "그 분의.....아가씨의 고통의 백만분의 일이라도 알겠느냐, 망할 자식!"

     "........"

     이 사람은 아가씨를 '안주인님' 이 아닌 '아가씨' 라고 불렀습니다.

     다시 말해 이 집사는, 아르세이데스 변경백에 고용된 것이 아닌, 어머님의 실가에서 따라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머님을 매우 소중히 합니다.

     "네가 태어났기 때문에 아가씨가 얼마나 상처입었는지 알겠어?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알겠어? 너만 존재하지 않았다면, 메리님은 행복해졌을 텐데!!"

     ".........."

     다시 걷어차려 하는 집사의 다리를, 전 옆으로 둘러서 피했습니다.

     "건방지게 피하다니, 저주받은 금기의 자식!"

     그렇게 외친 집사가 거리를 좁혀서 다시 차버립니다.

     이번에는 피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막은 팔의 위로 차버려서, 저는 차가운 샘물의 안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콜록."

     입에 흘러 들어온 물을 뱉어냅니다. 운 좋게도 샘은 그다지 깊지 않아서, 무릎을 꿇은 채로도 얼굴을 내밀 수 있었습니다.

     "........."


     ......타개책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약간 몸이 튼튼해도, 약간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어도, 결국은 세 살짜리 아이입니다. 다 큰 어른이 죽일 셈으로 공격을 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적어도 마법을 쓸 수 있다면...... 아니, 적어도 어른의 몸이었다면 어떻게든 했을지도. 뭐 어느 쪽도 생떼에 불과하지만요.

     목숨 구걸을 해보아도 소용없겠지요. 그의 말로 보면 더러운 피ㅡㅡ아인에 대한 명백한 증오가 느껴집니다. 그게 없어도 어머니의 일 때문에 절 살려둘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일은 어머님이 명령하셨나? 아니면 그의 의지로?

     확실히, 제가 태어나서 생긴 어머님의 불행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전 죽고 싶지 않습니다.


     "푸웁."

     샘에 들어온 집사가 저의 얼굴을 샘에 눌러버렸습니다.

     "괴로운가? 하핫, 좀 더 괴로워해!"

     ".....아."

     "으랴앗!"

     저를 바로 죽이려는 게 아니라, 몇 번이나 들어올리고 다시 물에 담궈버립니다.

     .......나, 여기서 죽는 걸까?

     예정과는 다르지만, 다시 한번 태어날 수 있었는데......


     "어때, 알겠냐! 아가씨가 맛본 고통은 이런 것이 아니라고! 너 때문에 메리님의 명예는 상처가 났고, 그 상냥했던 실가의 안주인님한테까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ㅡㅡㅡㅡ하아? 뭡니까 그거?

     한순간 포기하려 했던 저의 마음에 '분노' 의 화염이 타오릅니다.

     꽤나 하찮은 이유로 죽이려고 했던 거네요?

     실가의 어머니에게 거절당했다고, 자기가 낳은 딸을 죽이는 겁니까?


     저, 약간 기가 약해져 있던 모양이네요. 노력해도 사망플래그를 회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그 가족과 떨어졌는데 새로운 가족은 그 이상으로 어찌할 수가 없어 보였으며, 모두가 저를 매도하며 죽이려 하였으니까요.

     정말 이 무슨 하찮은 세계인 걸까요.

     조금......화가 났습니다.

     단념하거나 도주하는 것은, 저 '답지' 않네요. 그렇죠? 할아버지. 묻지마 살인마에게 반격하며 죽었던 제가, 너무 조용했었네요.

     

     ㅡㅡ [다음 번엔, 오래 살고 행복해지거라] ㅡㅡ


     "......."

     "이 자식, 아직도 저항하는 건가!"

     제가 집사의 팔을 붙잡자, 그는 화가 나서 저의 목에 손을 댑니다.

     저는 전력으로 발버둥칩니다.

     도망쳐? 누가? 저는 싸우겠습니다. 악역영애로서.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보다 오래 살아서, 반드시 자랑하러 갈 거니까요.


     "ㅡㅡSetup [Witch Dress]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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