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한담] 마녀의 멋진 하루2021년 01월 14일 01시 00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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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공, 왠지 피곤해 보이는데?"
".......쫓아다니는 자가 있어요."
아르세이데스 변경백령 상업길드, 오더메이드 과의 제스는, 수 개월 전에 제휴를 맺었던 하프엘프의 말에 한쪽 눈썹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런가...... 하지만, 평소처럼 쫓아내면 되지 않겠나?"
"무력이 듣지 않는 상대도 있어요."
"........그렇군."
제스트는 그걸 듣고 한순간 '귀족' 을 상상했지만, 어쩌면 그녀와 가까운 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고쳤다.
"......오오, 그렇지 마녀 공, 마술서가 입하되었다더군."
"앗싸."
무거워진 공기를 떨쳐내기 위해 제스가 화제를 바꾸자, 마녀는 의외로 기뻐해 주었다. 감정도 음색도 평범한 채였지만, 리액션의 몸짓이 귀엽고 컸기 때문에 제스라 해도 알 수 있었다.
마녀에게서 주문받은 것은 중급의 마도서다. 제 2계급과 제 3계급의 주문이 실려 있지만, 일반 마술사들조차 마력량의 문제로 제 1계급밖에 배우지 못하는 자도 있었기 때문에, 이 변경에서는 상시로 다루는 상품이 아니었다.
"할아버지, 상급은 어렵나요?"
"상급 쯤 되면, 계통마다 나뉘고 가격이 꽤 붙을 텐데? 뭘 원하는 거지?"
"전부."
"...........어이, 자기 속성 이외엔 쓸 수 없는데? '마녀' 라고 자칭하는 만큼 취미로 모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수상한 거라도 좋으니, 뭐든 필요해요."
"하아?"
과거의 마도사가 남긴 수상한 주문이 쓰여진 메모같은 것도 존재하지만, 그걸 원하는 자는 주문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마도사 뿐이다.
"그거라면 '마술사길드' 에 부탁하게. 왕도의 상업길드에 부탁하면 모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고액이 될 거라고? 마술사길드에 부탁하지 않는 이유라도 있는 건가?"
"응. 여자의 비밀."
"또냐......"
이 마녀라고 자칭하는 소녀의 일은 상업길드의 정보망으로도 거의 알 수 없었다.
바다를 건너 있는 이스벨 대륙 출신이라고 말한 것과, 그 쪽에서도 최신예라고 생각되는 장비와 기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는 것 정도다.
제스틑 특히, 대량의 짐을 어디에서 꺼내는지 신경쓰였지만, 그녀는 항상 '여자의 비밀' 이라 둘러대며 가르쳐주지 않는다.
왕가의 비옥 중에, '위대한 자루' 라고 불리며 마차 몇 대 분의 짐을 넣을 수 있는 마도구는 있는 모양이지만, 그녀는 손가방 하나 들고 있지 않은 것이다.
어쩌면 그런 비밀도 포함해서, 마술사 길드에 부탁하게 되면 신분을 밝혀야 하니 그걸 경계하고 있는 건가.
"나도 물어봤지만, 가능하다면 왕도의 상업길드에 다시 물어봐 줘. 소개장 정도는 써 줄 테니."
"응. 할아버지, 고마워요."
"아니........"
상업길드에 있으면, 이렇게까지 솔직히 감사를 표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제스도 근질거리는 기분이 된다.
"그래서, 마술서의 지불은 어떻게 할 거지? 대금화 1닢인데."
"그거, 팔렸나요?"
"그거 말인가...... 정말로 타국에 팔아도 괜찮은가? 이 나라에서도 옥션에 내놓으면 대금화 10닢 이상은 되는, 와이번의 마석이라고?"
"이 이상 주목을 모으고 싶지 않아요. 책값은 그걸로 해주세요."
".......알겠다."
귀족들의 실태를 숨기려고 없었던 일로 해버린 와이번 습격이었는데, 그 마석을 갖고 있는 이 소녀는 신분이 드러나는 걸 싫어하여, 수수료가 드는 걸 감수하고 타국으로 팔기를 희망했다.
수많은 지식과 기술, 척 보기에도 만드는 법조차 알 수 없는 이상한 장비. 상인으로서 손님의 정보는 엄수하는 게 철칙이지만, 이 소녀를 나라에 보고한다면,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
그만 마가 껴서 그런 일을 생각하고 만 제스는, 눈앞의 소녀가 어느 사이엔가 '마총' 을 들고 있는 걸 보고 표정을 없앴다.
외모에 속으면 안된다. 이렇게 보여도 와이번을 단독으로 쓰러트릴 실력이 있는 숙련된 모험가인 것이다.
".......정보를 주지. 변경백이 네 소문을 물어보며 찾고 있다. 와이번을 어떻게 해버린 도구에 흥미가 있는 모양이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
마녀는 혼자서 밤의 거리를 걷는다. 드물게 낮에 나타날 때도 있지만, 그 활동은 대부분 아이들이 잠들 무렵에서 동이 터올 때까지다.
제스에게서 정보를 듣긴 했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요 며칠 동안 모험가 길드 주변을 모험가 같지 않은 인물이 찾고 있는 걸 눈치챘었다.
애초에 일반 모험가는 일용직 노동자고, 실력이 있는 자는 그들과 동일하게 보이는 걸 싫어하여 특이한 모습을 하는 '화려한 자' 라고 불린다. 그 중에서 눈에 띄지 않도록 더러운 갑옷을 입고, 냄새가 안 나는 말끔한 인간이 있다면 나름대로 눈에 띈다.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손을 대기에 문제가 없는 자들이라고 알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전생에서도 항상 스토커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뒤를 밟히는 정도로는 당황하지 않는다.
"거기 아인녀, 멈춰라."
일부러 통행이 적은 장소를 골라서 걷고 있자, 주정뱅이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
일단 마녀가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하자, 약간 더러운 갑옷과 윤기 있는 머리카락의 남자가 그녀에게 예리한 시선을 주고 있었다.
"너의 일은 조사해두었다. 일단 따라와라. 순순히 따라온다면 나쁘게 대하진 않을 것이다."
".......?"
남자의 말에 마녀는 다시 고개를 갸웃하였고, 그 태도에 남자의 이마에 핏줄이 돋았다.
"아인은 인간의 말을 모르는가? 야만스러운 녀석. 어이, 이 녀석을 묶어라."
남자가 어딘가에 말을 걸자, 노지의 어둠에서 같은 모습의 남자가 몇 명 나타났다.
"마총을 갖고 있는 모양이니 조심해. 부수지 마."
"""예."""
".......?"
다시 고개를 갸웃하는 마녀에게, 남자들은 마총의 대책인지 좌우로 움직이면서 그녀를 둘러쌌지만,
"Set [Ridill] "
춤추는 듯 뛰어오르는 듯 화려하게 한 번 회전한 마녀가 거대한 외날의 검을 한번 휘두른 후 어깨에 매자, 둘러싸려 했던 남자들이 일제히 가슴가에서 피를 내뿜으려 쓰러졌다.
"......하?"
다시 혼자 남은 최초의 남자가, 쓰러진 동료들을 보며 놀라서 중얼거렸다.
"이 정도의 전력으로 뭘 하고 싶은 건가요?"
"..........."
남자는 아르세이데스 변경백 직속의 첩보부대 기사였다.
기사대를 유린한 와이번의 '소멸' 에 관련되었다고 보여지는 하프엘프를 비밀리에 붙잡고, 그때 사용했던 마도구 등을 압수하라는 명령을 변경백에게서 직접 받아놓았다.
남자는 이 변경에서 장기간 변경백을 모셔온, 신용도 신력도 있는 기사작이다. 마의 숲에 나오는 마랑 정도는 혼자서 쓰러트릴 정도의 실력이 있다. 부하들도 남자 정도는 아니지만, 고블린 정도라면 몇 번이나 사냥해왔다.
그런 부하들이 일격에 '봐주며' 쓰러졌다.
변경백은 이 하프엘프가 특수한 마도구를 써서 와이번을 쫓아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일 모험가가 쓰러트렸다면, 반드시 상업길드를 통해 와이번의 재료가 마을에도 돌게 되고, 그것이 변경백의 귀에 닿지 않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정말로 와이번이 쓰러졌고, 그 재료를 한 모험가가 숨겼다면?
"........"
남자는 눈앞의 하프엘프의 실력을 보고,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단독으로 와이번같은 괴물을 쓰러트리는 인간이 있기는 할까? 왕도의 '검성' 으로 알려진 기사단장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젊은 소녀가 그걸 했다면, 정말로 동화에 나오는 '나쁜 마녀' 가 아닌가.
"......"
남자는 그 순간, '마녀' 에게 등을 돌리며 도망쳤다.
남자에게는 지켜야 할 지위와 집이 있어서, 이런 마녀와 싸우다 죽을 수는 없었다. 먼저 변경백에게 보고하는 거다. 그것은 중요한 임무이며 결코 도망치는 게 아니다.
"어딜 가나요?"
"크헉!?"
소리없이 앞으로 돌아온 마녀의 주먹이 남자의 배에 꽂혔고, 남자는 고통의 표정을 지으며 쉽게 쓰러졌다.
다음날 아침, 아침 종소리에 눈을 뜨고 일하러 나온 마을의 주민들은, 광장의 벽에 동여매어진 남자들을 발견하고 놀라게 되었다.
남자들은 매우 떨고 있었는데, 조사협력을 의뢰받은 마술사길드에 의하면, 제 3 계급의 '경외' 라는 흑마술을 대량의 마력을 써서 유지하였던 모양이어서, 남자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와도 몇 개월 동안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차고로, 그 후에도 정기적으로 마찬가지의 상태인 남자들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이 30명을 넘긴 시점에서 대외적으로 안 좋다고 느낀 변경백은 기사를 보내는 걸 포기했고, 주민들은 '마녀의 저주' 라고 소문내었다.
"캐롤 아가씨, 오늘은 기분이 좋으신가 보네요."
"응."
마치 스트레스를 발산한 것처럼 후련한 얼굴이 된 캐롤에게, 견습메이드인 마이아가 생글거리며 말을 걸었지만,
"아가씨, 틸크님께서 오셨습니다만......"
"".......""
메이야의 곤란한 듯한 얼굴에, 캐롤과 마이아는 같은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렸다.
"캐롤, 아침부터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이러니까 아인은 안되는 거야. 과자를 갖고 왔다. 내가 안아서 먹여줄 테니까 기분을 풀어."
".........."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오빠를 보고, 세 살인 캐롤은 스트레스에 얼굴을 찌푸리면서 자그마한 주먹을 꾸욱 쥐며 부들부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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