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3(●)――(1)
    2023년 09월 28일 20시 37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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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트레치스 후작령에서는 제2의 도시라고 불리지만, 왕국 직할령보다는 규모가 크게 작아서 많은 수의 기사와 병사들이 안에서 숙박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낮에 공격할 때는 많은 병사들이 들어왔지만, 이후 대다수는 마을 밖으로 나가 야영을 하고 있다.

     다음날에 왕국군 본대가 입성할 때를 대비한 준비를 하는 한편, 절대 고압적으로 나오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진 탓에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영주관에는 할포크 백작과 도호나니 남작이 들어갔고, 베르너와 쿠페르나겔 남작은 제각기 영주관 근처에 있는 마을 숙소를 임시 직무 장소로서 접수했다.

     지휘계통은 백작, 자작인 베르너, 쿠페르나겔 남작, 도호나니 남작의 순서로 되어 있지만, 지도부가 한 곳에 모였다가 화재 등의 사고라도 발생하면 전군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숙소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콜트레치스 후작 측 기사의 대부분과 시종 등은 베르너의 부대가 마을에 들어서는 것과 거의 동시에 도망쳤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도망친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한편, 포안 출신의 사람으로 구성된 경비대는 표면적으로는 순순히 항복했지만, 속마음은 어떨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일단은 사그의 잔당 같은 것이 없기를 기도하자."

     "내일의 일도 있으니까요."



     마을을 점령한 당일 밤, 베르너는 노이라트, 슌첼 등과 함께 주로 서류 작업에 몰두했다. 다음 날에는 제2의 도시 포안을 반란군인 콜트레치스 후작 측으로부터 탈환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어서, 왕국군 본대와 왕세자 휴벨이 마을에 들어올 때 일종의 퍼레이드 형식의 행진을 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일은 할포크 백작이 담당하고, 마을의 치안 유지는 도호나니 남작이 담당한다. 베르너가 바쁘게 서류를 챙기고 있는 것은 향후 주요 보급로의 중계지가 될, 얼마 전 베르너가 함락시킨 요새와 관련이 있다.



     포안이 함락되면서 습격을 대비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베르너의 부대와 교체차여 포글러 백작의 장남과 카우프펠트 자작이 물자 집결지가 된 요새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요새 부근의 지리와 모험가 부대의 경계태세 등을 포함한 인수인계 서류의 작업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공적을 세운 체아펠트 부대 소속 기사나 용병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등의 업무도 있다. 베르너가 현재 자세하게 평가하는 것은, 팔리츠 군의 야영지 발견과 보급로에 나타난 몬스터 퇴치에 참여한 모험가 부대의 공적을 평가하는 일이다. 배후에서 일한 사람들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것은 약탈 등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기는 하지만, 베르너 자신의 업무가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설마 그런 방법으로 이곳 포안을 공략할 줄은."

     "마군이 피노이에서 하려고 했던 것과 생각 자체는 같지만 말이지."



     베르너의 경우, 정확히 말하면 전생의 지식이긴 하지만 독창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노이라트에게 재미없다는 듯이 대답하자, 슌첼이 입을 열었다.



     "마군의 방식으로 공략했다는 등의 소문이 나버리면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요."

     "[못난 시인은 흉내를 내고, 잘난 시인은 훔친다]고 하더라. 나처럼 못난 사람은 적의 방식이라도 흉내내야지."



     전생에 그런 말을 한 시인이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베르너가 대답했다. 하지만 베르너는 애초에 콜트레치스 후작령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왕도가 절대적으로 안전해졌다는 보장도 없고, 수많은 군대를 동원하는 시간은 재정적으로도 짧은 편이 좋다.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 베르너의 본심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갑자기 맥스가 노크를 하고서 들어왔다.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본 베르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맥스에게 마을 밖에서 야영을 하고 있는 체아펠트 부대의 지휘를 맡겼기 때문에,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기 때문이다.

     맥스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연다.



     "베르너 님, 베르너 님을 꼭 뵙고 싶은 분이 왔습니다만."

     "나한테?"

     "예."



     베르너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단순히 만나러 왔다는 말에 맥스가 불쾌한 표정을 지을 리가 없고, 서약인회나 마을의 유력자라면 할포크 백작에게 가야 할 터이기 때문이다.

     상인이라면 굳이 맥스가 올 리가 없다는 말은...... 거기까지 생각한 베르너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입장이 붕 떠 있는 사람이 한 명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알았어, 만날게."

     "괜찮십니까?"

     "귀찮으니 차라리 빨리 처리하기로 했거든."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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