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2(●)――(1)
    2023년 09월 28일 19시 20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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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동대로 활동하던 맥스와 오겐의 부대가, 왕자와 장군을 버리고 도망친 20여 명의 팔리츠 기사들을 붙잡아 베르너와 합류한 것은 해가 지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을 정도로 시간이 흐른 뒤였다.



     맥스 일행은 이른 아침에 바인 왕국군의 물자를 습격하러 나간 팔리츠 군과 교대로 야영지로 들어가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들을 포로로 잡았고, 베르너에게 패한 부대에서 도망친 이들도 붙잡기 위해 매복하였던 것이다.

     숙소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보고한 맥스를 베르너가 달래며 상황을 설명한 직후, 바인 왕국군 본대에서 온 쿠페르나겔 남작과 도호나니 남작이 이끄는 부대도 도착했다.

     자세한 사정을 들은 쿠페르나겔 남작이 베르너를 칭찬했다.



     "설마 팔리츠의 왕자까지 포로로 잡았을 줄이야. 훌륭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왕자가 동행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니, 완전한 우연입니다."

     "행운은 일하는 자에게 따라오는 법 아니겠습니까."



     겸손이 아닌 진심에서 그렇게 대답한 베르너의 모습에, 도호나니 남작이 호탕하게 웃는다. 얼굴에 큰 상처가 있어서 평소에는 사나워 보이기까지 하지만, 웃을 때는 묘하게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얼굴이다. 표리일체의 성격이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작, 조금 ......"

     "이해합니다. 번거롭겠만 쿠페르나겔 남작에게 포로들을 맡겨도 괜찮을까요?"

     "알겠습니다."



     아들뻘 되는 베르너에게도 쿠페르나겔 남작이 예의 바르게 응대하자, 두 남작은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는 그 공로를 내세워도 이상하지 결과인데도 말이다.

     자신의 공이기에 남에게 맡길 생각은 없다면서 베르너가 공적을 자랑하거나 강조할 생각이 없다는 것에 안도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본대는?"

     "걱정하지 마시길. 제2기사단도 합류했습니다."



     베르너의 물음에 쿠페르나겔 남작이 대답했다. 제2기사단이 왕도 방향으로 사라졌다는 콜트레치스 후작 측의 정보는 옳았다. 다만 왕도까지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왕도 방면으로 한 번 향했던 제2기사단은, 도중에 왕도의 포글러 백작이 준비한 새로운 보급 부대와 합류한 후 그대로 동쪽으로 향한 다음 팔리츠 왕국과의 국경이 되는 강변을 따라 남하하여 식량 물자와 함께 본대와 합류한 것이다.

     베르너와 할포크 백작 등이 함정을 치는 동안, 본대는 보급 물자를 받아 다음 군사 행동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전하께서도 다음 행동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렇군요 ......"

     "자작에게도 지시가 내려졌는데, 가능하겠나?"



     도호나니 남작의 말에 베르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시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공적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한 베르너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일정을 조금 바꾸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군요."



     고개를 끄덕인 쿠페르나겔 남작, 도호나니 남작과 짧게 논의를 하고서, 일단 헤어졌다. 그 후 맥스를 비롯한 체아펠트 부대의 간부들을 모아 역할을 지시했다. 맥스가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어쩔 수 없군요."

     "불만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맥스와 아우겐이 한 것은 야영지의 보초와 도망친 기사들을 붙잡는 일이었다. 용맹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공을 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고 베르너 본인이 말한다면 반박할 여지가 없다.



     "이번엔 뒤에서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들 그런 생각으로 임해."

     "옙."



     베르너의 지시에 따라 체아펠트 부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이날 야영지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다음 날 이후를 대비한 회의도 밤늦게까지 진행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콜트레치스 후작령의 제2의 도시 포안을 지키는 수비대장과 관리는, 서로에게 불만을 숨기려들지 않았다.



     포글러 백작의 사설부대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북쪽에서 빼앗은 요새에 있던 할포크 백작의 부대가 요새를 떠나 남하를 시작해 포안의 서쪽에 있는 요새로 향할 것 같다는 보고가 들어온 것이 이날 오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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