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식량을 실은 수송대가 뒤따라올 것을 예측하게 하고, 요새 부근에서 보급선을 끊을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하기 위해 주저 없이 본대 자체를 미끼로 삼은 왕세자 휴벨 전하가 무섭다고 베르너는 속으로 신음하면서 잘게 자른 빵을 입에 집어넣었다.
물론, 그 '겉으로 보기에는 단절의 기회로 보이는' 보급선에 덫을 놓을 생각을 해야 했던 베르너로서는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좀 더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에 빵을 삼키고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서방의 상황은 어떻지요?"
"콜트레치스 후작 쪽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군. 삼백 명도 안 되는 병사들과 모험가들로 잘도 속이고 있으니까."
"포글러 백작의 기사들은, 난민을 호송할 때 오천 명 정도의 취사의 연기를 그 눈으로 보았으니까요"
포글러 백작가의 깃발을 든 군대가 콜트레치스 후작령의 서쪽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상은 포글러 백작의 장남과, 베르너 등과 함께 난민 호송 임무에 참여했던 카우프펠트 자작이 부장으로서 이끄는 수백 명의 부대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병사들로 보이는 것은, 마치 대군이 있는 것처럼 매일같이 연기를 내뿜는 것과 포글러 부대에 동행하는 모험가들이 적극적으로 주변의 몬스터를 사냥하여 많은 병사들의 식사를 공급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발각됐을 때의 대응책도 문제없을 것 같군."
"그때는 포글러 백작의 부하들이 화려하게 도망쳐서, 상대방을 적의 거점으로부터 떼어놓을 예정입니다"
"차라리 적을 여기까지 끌고 왔으면 좋겠다만."
할포크 백작의 맹렬한 웃음에, 베르너는 쓴웃음에 가까운 미소를 지었다.
도망친 군대를 쫓아다니다 보면, 쫓는 쪽은 어쩔 수 없이 무리한 추격을 하기 마련이다. 이 요새 근처까지 적이 온다면, 그 적군은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확실히 싸우기 쉬운 상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전황을 바꾸는 것이 좋다는 것은 베르너도 할포크 백작도 잘 알고 있다.
"그럼 자작, 그쪽은 잘 부탁하겠네."
"알겠습니다. 그럼 예정대로."
식사를 마친 베르너가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떠난 것은, 준비할 것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자신의 후각이 더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그대로 맥스 일행을 모아 준비가 다 된 것을 확인한 후, 절반은 맥스에게 맡기고 베르너는 자신이 이끄는 인원에게 중계지가 될 마을로 출발 지시를 내렸다.
베르너 일행이 물자 집결지인 요새를 출발한 지 며칠 뒤.
콜트레치스 후작가의 원군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팔리츠의 귀족, 쿠뉴벨 백작은 콜트레치스 영지의 도로 근처에서 지휘하는 장군들과 말들과 함께 버티고 있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맑은 날씨였다. 하지만 햇볕을 피할 수 없는 언덕 기슭에서 이른 아침부터 갑옷을 입은 채 햇볕을 쬐다 보면, 어느새 갑옷 안쪽에 열이 쌓이게 된다. 견디기 힘들지는 않더라도 고통스러울 것은 분명하다.
적의 보급부대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 몬스터가 출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갑옷을 벗고 대기할 수 없다는 것이 힘든 부분이다.
"백작님, 안 오지 않습니까."
"어제는 분명 인근 마을에 왔을 텐데........"
고급스러운 갑옷을 입은 젊은 기사의 물음에, 백작은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