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맞대고서 천천히 숟가락을 움직이며, 클로이는 여전한 맛있음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계란의 푹신함도 참을 수 없고, 절묘하게 익혀진 스테이크는 다른 차원의 경이로움이다.
"아, 행복하다......"
클로이의 행복한 표정을 바라보다가,
"뜨거우니 조심해라"라고 말한 주인장이 기분 좋게 주방으로 돌아간다.
짬이 난 것 같은 첼시가 "이건 덤이야~"라면서 잔에 담긴 와인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카운터 너머에 앉아서, 싱글거리며 턱을 괸다.
"요즘 어때? 잘되는 느낌~?"
"좋은 느낌이야. 첼시 덕분에 손님과 대화도 잘 통하게 되었어."
"그건 다행이네~ 코코 씨는 이해력이 빠르니까."
첼시가 웃는다.
그녀는 처음에 이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항상 혼자 카운터에 조용히 앉아 있던 클로이를 위해 이것저것 신경을 써주던 다정한 소녀다.
클로이가 "가게에 온 손님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라고 하소연하자,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우선 말을 부드럽게 해 보는 건 어때요~?"
"말을 부드럽게?"
"코코 씨, 말투가 딱딱해요~"
"어, 그랬나?"
"그래요~. 모험가들을 상대하는 가게니까, 좀 더 부드럽고 센스 있는 농담 하나라도 던져줘야죠~"
'센스 있는 농담이란 무엇일까'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클로이였다.
확실히 첼시의 말에도 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일단 첼시에게 배운 '회복약을 빨다'라는 말을 써봤더니, 가게에서 바보 취급을 당했다.
"하하하! 코코, 너, 그런 농담도 하는구나!"
그래, 이게 바로 센스 있는 농담이라고 이해한 클로이.
이후 첼시의 가르침에 따라 "완벽하다구", "그게 말이지~"같은 말을 써보았다.
그 후, 두 사람은 별일 아닌 이야기를 나눈다.
두 사람의 대화에, 조용히 컵을 닦고 있던 마스터가 왠지 모를 미소를 지으며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조금 지나자.
밖에서 모험가들로 보이는 남성들이 웃으면서 들어왔다.
그러자 첼시가 카운터에서 나와는 "어서 오세요~"라며 달려갔고,
주인장도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 뒷모습을 지켜보고서, 클로이는 무심코 카운터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최신 신문을 집어 들었다.
사이파에는 신문사가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 이렇게 술집이나 길드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왕도의 신문을 비치해 놓는다.
클로이는 겹쳐진 신문지를 5장 정도 넘겼다.
'왕태자비 출산! 국왕 폐하의 열 번째 손자!'
'중앙 던전에서 신규 루트 발견!'
'브라이트 왕국으로부터 우정의 증표로서 흑백묘를 선물로 받다!'
너무 평화로운 모습에, 클로이는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여긴 평화롭고 좋은 나라네. 역시 던전 자원이 많아서 그런가?)
그리고 모국인 브라이트 왕국의 내용이 적힌 페이지를 열자마자 한숨이 나왔다.
(...... 뭐, 이쪽은 별로 평화롭지 않은 것 같긴 하지만)
'나로우 제1왕자, 비샤스 후작가의 양녀 프리실라 영애와 정식으로 약혼하다'
'국왕 폐하, 식전 중 의식불명, 뭔가의 병일지도'
'둘째 왕자, 낙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후유증이 우려됨'
'또다시 유명 마도구사의 실종, 이번이 세 번째'
첫 번째 기사를 읽으며 클로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 왕자님, 진짜 바보였구나.
신문의 정보에 따르면, 클로이가 출국한 지 몇 달 후,
콘스탄스와 나로우 왕자가 양측의 협의 하에 원만히 파혼했다.
새로운 약혼녀에는 프리실라가 선택되었고, 그녀의 집안은 자작으로 승작되었다고 적혀있었다.
(뭐라 말할 수 없다는 느낌).
그리고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사를 읽으며,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수상쩍어. 국왕 폐하와 둘째 왕자에게 동시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건 보통 생각해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요즘은 이런 부자연스러운 기사들만 나오네)
시골에서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가족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정국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콘스탄스와 오스카는 과연 어떨까. 괜찮을까?
(게다가 마도구사가 실종이라니......)
실종된 세 사람은 모두 아는 사람들이다. 모두 실력자이며, 존경하던 사람들이다.
(...... 모두 무사하길 바라지만)
신문을 접어서 카운터 구석에 다시 놓아둔 다음, 돈을 내고서 가게 밖으로 나간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차가운 반달이 하늘에 둥둥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