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필로그(1)
    2023년 09월 16일 19시 11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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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라 왕비 전하, 칼리드 님이 면담을 원하십니다."

    "사전 연락은 없었을 텐데?"



     연락도 없이 찾아온 칼리드의 무례한 행동에, 칼라가 눈살을 찌푸린다.



    "돌려보낼까요?"

    "...... 아니, 어떤 변명을 할지 궁금해. 집무실로 불러줘."

    "알겠습니다."



     그런 대화를 거쳐, 집무실에서 칼리드를 맞이했다. 칼라는 집무실의 탁자에 앉아 있고 칼리드는 그 테이블 건너편에 서 있다.

     칼리드는 그 뻔뻔한 대응에 불만을 토로한다.



    "칼라 왕비 전하, 왜 그런 어명을 내리신 겁니까!"

    "무슨 소리? 어명을 내리신 건 라파엘 폐하잖아."

    "얼버무리지 말아주십시오!"



    (우회적인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도 고려하지 못해. 그냥 막무가내로 대꾸할 줄이야. 이 남자는 자신이 얼마나 무식한 사람인지 모르는 것 같아)



    "칼리드, 본론으로 들어가. 나는 시간이 없어."

    "큭. 그럼 여쭙겠습니다. 왜 호프만 백작의 정당한 후계자가 리넷이라는 어명을 내린 것입니까?"



     그러니까 그건....... 이라고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삼켰다. 그를 상대로 우회적인 표현을 써봤자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애인의 자식을 당주로 삼아 가문을 물려줄 셈이었다.......라고 말하고 싶은 거네?"

    "앗. 애인이라니, 정정해 주셨으면 좋겠군요."

    "내가 호프만 여백작이 죽은 해와 아들의 나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는 거야? 혹시...... 여백작이 죽은 것도 계획 중 하나였을까?"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냥 생각난 대로 말한 것뿐인데, 칼리드는 생각보다 혼란스러워했다.



    (이 정도로 드러내다니, 아리아드네와 비교할 필요도 없네)



    "흥이 식었어. 빨리 용무를 끝내자. 내가 너를 잘라 버린 이유말이지. 그건 당신이 나와 윌피드 후작을 저울질했기 때문이야."

    "앗!? 어째서 그것을......"



     칼리드가 스스로 인정하고 만다.

     하지만 아리아드네의 말을 듣고 바로 뒷조사를 한 칼라로서는, 지금 것은 유도심문조차도 아니었다. 따라서 그가 인정해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내가 왜 알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잖아? 중요한 건 당신이 나를 저울질했다는 거지. 안 그래?"

    "자, 잠깐만요! 저는 그냥......"

    "그냥...... 뭐?"



     마지막 기회를 주었지만, 칼리드는 보기 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상대하기가 지친 칼라는 부채를 탁 치며 그의 말을 끊었다.



    "칼리드, 오늘 여기 온다고 누구한테 말했어?"

    "설마, 그럴 리가 있습니까! 제가 겉으로는 제1왕자파라는 것을 잊어버리셨습니까? 당연히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건 좋아....... 왕궁에 무단칩입한 죄인이여, 붙잡아!"



     칼라가 다시 부채로 소리를 냈다.

     다음 순간, 칼라의 호위 기사가 칼리드 앞에 섰다. 그 기사 뒤에서 부채로 입을 가린 채 차가운 눈빛을 보내는 칼라. 그것이 칼리드가 본 마지막 광경이 되었다.



    "신원 미상의 죄인으로서 처리해."



     칼라의 명령에 따라 칼리드는 끌려나갔다. 그 옆에서 칼라를 모시는 집사가 "괜찮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문제없어. 지금의 호프만 가문에는 그를 감싸줄 줄 사람이 없으니까. 게다가 그의 친정인 아스토르 가문은 인신매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굳이 조심해야 한다면 윌피드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도 칼리드를 도와줄 명분은 없다.

     이렇게 칼리드와의 대화를 마친 칼라는, 대신 지크벨트를 불러오라고 명령했다.

     얼마 후, 지크벨트가 집무실로 찾아왔다.



    "어머니, 칼리드를 투옥시켰다니 어찌 된 영문입니까!"

    "진정해, 지크벨트. 그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거야. 조금 길어질 테니 앉아서 이야기하자."



     시녀에게 차를 준비하게 하고 물러나게 했다. 칼라는 소파에 앉아서, 낮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지크벨트와 마주 앉았다.



    "그럼,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처음부터 말씀하세요. 어머니는 호프만 백작 가문을 끌어들이려고 했던 것 아닙니까? 그렇게 들었기 때문에 저도 측근의 딸을 보내려고 했다구요."

    "어쩔 수 없었어."

    "어쩔 수 없었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칼리드는 아스토르 가문 출신이잖아? 그리고 아스토르 가문은 윌피드 후작의 개였어. 그는 너에게 접근해 윌피드 후작에게 정보를 흘리려고 했던 거야."

    "그게 사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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