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3-1(3)
    2023년 09월 12일 23시 59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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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반짝이면서, 지크벨트에게 보이지 않는 각도로 신호를 보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드에게 귀띔을 받은 아니스가 내게 다가와 무언가를 귀띔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어머, 어머니께서?"



     아리아드네도 놀란 표정을 짓는다.



    "지크벨트 전하,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사실 어머님의 상태에 변화가 생긴 것 같아서요......"

    "그건 큰일이지. 당장 병문안을 가도록 해."

    "죄송합니다. 시빌라, 지크벨트 전하를 보내드려."

    "알겠습니다."



     준비를 마친 아리아드네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그대로 지크벨트에게서 보이지 않는 위치로 물러나서, 멀리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던 애슐리를 불렀다.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 무슨 일이신가요?"

    "그래. 시빌라에게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사를 데리고 두 사람을 지켜봐 줘."

    "알겠습니다."



     애슐리가 기사를 데리고 두 사람의 뒤를 쫓는다.

     이를 지켜보던 아리아드네는 드디어 긴장을 풀었다.



    "......후우. 이제부터는 시빌라가 잘 해내길 바랄 뿐이야."



     배웅을 받는 동안, 지크벨트는 시빌라에게 물어볼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정보를 얻었으니 아리아드네에 대한 의심은 거의 풀렸을 것이다.

     이제 시빌라만 잘한다면 문제없이 속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아니스가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네. 말해도 괜찮아."

    "......그럼 말씀드릴게요. 애슐리 님을 물러나게 한 것은, 방금 전의 대화를 듣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가요?"



     나는 정답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니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왜 그런 짓을? 아스토르 백작은 제1왕자파에서도 비교적 유력한 명문가잖아요? 그런 당주의 악행을 지크벨트 전하께 고발하다니........"

    "...... 어머,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걸?"

    "모르는 체하지 마세요. 아스토르 백작은 인신매매를 하고 있는 거죠? 그걸 모르는 척하면서 지크벨트 전하께 정보를 흘린 거잖아요?"

    "역시 대단해."



     그 말에 아니스가 분노를 드러냈다.



    "설마 제1왕자파를 배신할 생각인가요?"

    "아니, 나는 제1왕자의 편을 들기로 결심했어."

    "그렇다면 왜 아군을 팔아먹는 행동을 하신 거죠? 물론 용서할 수 없는 악행이긴 하지만, 제1왕자파 사람들은 남몰래 처리하기를 원했던 것이었잖아요?"

    "아, 그 이야기? 그건 내가 지어낸 이야기야."

    "......네? 지, 지어낸 이야기라니요?"



     아니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제1왕자파의 누구도 아스토르 백작의 악행에 대해 알지 못해."

    "그런 정보를 어떻게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께서 알고서 ......"

    "알고 있는 이유는 물론 비밀이야."

    "...... 그럼. 왜 제1왕자파에 말하지 않으셨어요? 단죄를 하더라도 내밀하게 처리하는 것이 피해가 덜하잖아요?"

    "아니요. 그렇게 하면 피해가 커져."

    "...... 그건 왜."



     아니스도 그 대답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만도 하다. 그것은 아리아드네가 미래에서 얻은 답이기 때문이다.



    "아스토르 백작가는 말이지, 제2왕자파의 어떤 인물과 내통해서 몰래 제1왕자파의 정보를 흘리고 있어. 그리고 그 사실을 지크벨트 전하는 모르고 있고."



     이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같은 파벌이라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고 있는 듯한 집단이다. 결코 단결된 곳이 아니며, 비장의 카드 한두 개쯤은 비밀로 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 설마 그래서 지크벨트 전하가 처리하도록 하신 건가요?"



     아리아드네는 긍정의 의미로 미소를 지었다.



    "제1왕자파는 배신자를 제거할 수 있고, 제2왕자파는 내부 분열의 불씨를 만들 수 있어. 아주 좋은 계획이지?"

    "......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 정말 악랄한 분이네요,"



     도끼눈을 향하자, 아리아드네는 장난꾸러기처럼 덧붙였다.



    "그런데 그 내통 상대, 윌피드 후작이란 말이지."

    "......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

    "왜 그러니?"

    "아주 멋진 계획이네요."

    "그렇지?"



     아리아드네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했다.



    "자, 그럼 시빌라는 잘하고 있으려나?"



     조금 상황을 보러 가볼까 싶어 걸어가자, 때마침 돌아온 시빌라와 마주쳤다.



    "시빌라, 잘 되었어?"

    "네. 특별히 의심하는 기색은 없었어요. 단지 ......"

    "단지? 뭔가 문제라도 있었어?"



     만약 그렇다면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니요, 방금 오신 아르놀트 전하께서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돌아온 대답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 이 나라의 왕자들은 한가한가 봐?"

    "그럴 리가 없잖아요."



     시녀들 모두가 그렇게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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