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3-1(1)
    2023년 09월 12일 23시 57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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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크벨트의 방문을 들은 아리아드네는 생각에 잠겼다.



    (생각보다 행동이 빠르네. 바로 조사하러 온 걸까?)



     델리라와 루이즈는 횡령죄로 해고. 시빌라의 첩보 활동은 묵인하고 있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지크벨트가 확인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 아리아의 암살 시도에 관여했을 아리아드네가 알고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시빌라가 배신하지 않았는지 여부.



    (서두르지 않는다면, 속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야)



     아리아드네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서 시녀들에게 맞이할 준비를 시켰다.



    "시빌라와 아니스는 시중으로서 곁에 있어. 단, 애슐리는 지크벨트 전하에게 얼굴을 보여서는 안 돼. 그러니 이번에는 물러나도록 해."



     제1왕자파와 연결된 인물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애슐리도 그 점을 이해했는지 "알겠습니다"라며 물러났다.

     그러자 시빌라가 슬며시 다가온다.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 저도 나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당신의 정체를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고 있어. 당신도 당당하게 행동해."

    "하지만 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서 의심하고 있을지도......"



     불안한 눈빛으로 흔들린다. 그런 시빌라의 눈앞에 손가락 끝을 살짝 들이댔다. 그녀의 흩어져 있던 의식이 아리아드네의 손끝으로 집중된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들어봐."라며 그녀의 의식의 틈새로 목소리를 집어넣는다.



    "상황 증거만으로는 어느 쪽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알 수 없어. 그리고 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믿으려는 생물이야. 그러니 당신만 당당하다면 괜찮아."



     시녀인 시빌라를 숨기면 부끄러운 일이 있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대로 당당하다면, 그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속일 수 있을지의 여부는 시빌라에게 달려 있다.

     그래서ㅡㅡ그녀는 시빌라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정말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여기서 말해....... 아, 참고로 이건 협박이 아니야. 당신이 들키게 되면 나도 그냥 넘어갈 수 없으니까."

    "그, 그럼 왜 나한테 시키려고 하는 거죠?"

    "확실히, 당신은 나를 배신했어. 하지만 그것은 여동생을 위한 거였잖아? 그래서 나는, 여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당신의 신념을 믿고 있어."



     아리아드네는 지크벨트를 위해서라면 어떤 악행도 서슴지 않았다. 흑역사라며 한탄하고 있지만, 그것은 속았기 때문이다. 만약 속지 않았다면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리아드네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하지만 대답이 없자, 아리아드네는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내가 착각한 것 같네. 좋아, 물러나."



     그렇게 말하며 밀어냈지만, 시빌라는 물러나지 않았다.



    "...... 저, 열심히 할게요."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안 돼."

    "반드시 지크벨트 전하를 속여볼게요!"



     각오를 담은 금빛 눈동자가, 아리아드네를 똑바로 쳐다본다.



    "좋아. 내 운명을 너에게 맡길게."





     이렇게 하여, 지크벨트를 속이기 위한 계획을 시빌라에게 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크벨트가 아리아드네를 찾아왔다.



    "아리아드네, 며칠만이네?"

    "네, 지난번에는 신경 써주셔서 감사했어요."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아리아드네는 미소를 지으며 지크벨트를 맞이했다.



    (얼른 용건을 물어보고 돌아가길 바라지만 ...... 그런 태도를 보일 수는 없지. 겉으로는...... 그래. 조금이라도 오래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는 시늉을 해볼까?)



    "지크벨트 전하, 모처럼인데 차라도 한 잔 하시겠나요?"

    "......그래, 그렇게 하지."



     지크벨트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반응, 내가 호의를 베풀 줄 몰랐다는 뜻이려나. 뭐 실제로도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의심스럽겠지)



     밀정의 제거와 시녀 임명권 위임 저지. 전자는 당사자의 실수, 후자는 아멜리아의 독단.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지크벨트에게 불리한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아리아드네는 지크벨트를 경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도 아리아드네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크벨트는 그 이유를 생각할 것이다.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어쩔 수 없이 델리라와 루이즈를 제거했기 때문에 지크벨트에게 미안해하고 있을 가능성. 다른 하나는 지크벨트에 대한 적대감을 감추기 위해 연기를 하고 있을 가능성.

     따라서 전자의 경우로 보이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시녀를 두 명 정도 해고했다고 하던데."



     갑자기 대놓고 말했다.

     아리아드네는 "네 ......"라고 눈을 내리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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