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3-2(1)
    2023년 09월 13일 18시 40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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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아드네는 아르놀트의 방문 소식을 듣고 그가 기다리는 응접실로 서둘러 향했다. 방에 들어서자, 그는 창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 그의 금발이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다. 회귀 전의 삶을 살아온 아리아드네에게는 연하남의 느낌이지만, 그래도 그 모습은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그림 같은 모습이다.

     그렇게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자, 시선을 알아차린 아르노르트가 고개를 든다.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아뇨, 오히려 제가 더 기다리게 했어요"

    "지크벨트 전하를 만났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셨습니까?"

    "네, 재주껏 돌려보냈으니까요."



     아리아드네가 미소를 지었지만, 아르놀트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하지만 아르놀트의 입장에서, 지크벨트는 대립파의 수장이다. 자신이 가져야 할 왕좌를 빼앗으려는 자를 만났다는 말을 들었으니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ㅡㅡ라고 아리아드네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물론 그렇지 않다. 회귀 전의 대인관계에 얽매여 있던 아리아드네는 다소 둔감한 면이 있다.



    (괜한 핑계를 대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런데, 아르놀트 전하께서는 어떤 용무로 오셨나요?"

    "아아, 그렇지요. 얼마 전 부탁하신 물건을 전달하러 왔습니다."

    "...... 설마 저기 벽가에 늘어선 것들이 그거예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의식에서 벗어나 있던 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는 최고급 드레스들이 이 정도면 충분하겠냐는 듯이 진열되어 있다.



     이성이 선물한 드레스를 입는 것은 나름 깊은 의미가 있다. 그것도 파트너가 선물한 드레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아르놀트가 후원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드레스를 달라고 애교를 부리며 부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다.



    "아리아드네 황자 전하의 취향을 몰라서 어울릴 것 같은 드레스를 준비했습니다. 부디,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께서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해 주시길."

    "이 중에서 고르는 건가요?"

    "당일날에 입으실 드레스를 선택하면 됩니다. 이미 이 옷들은 모두 당신의 것이니까요."

    "...... 아, 네."



     조금 먼 곳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아드네는 이후 아르놀트가 준비한 드레스를 하나하나 입어보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아르놀트가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고 아리아드네의 취향을 존중해 주었다는 것이다.



    (지크벨트 전하였다면 마음대로 결정하고서 끝났을 텐데)



     그에 비하면 수고롭기는 하지만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리아드네는 순백색 원단을 바탕으로 푸른색 프릴과 자수 장식이 들어간 디자인을 그날 입을 드레스로 선택했다.



    "아르놀트 전하, 이 드레스를 입도록 하겠어요."

    "아주 잘 어울리는군요. 그 드레스를 입은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를 호위할 수 있다니, 지금부터 기대가 되네요."

    "네. 저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ㅡㅡ하는 식으로 여러 일이 있었지만, 아르놀트는 가볍게 협의를 마치고 돌아갔다. 이렇게 해서 그날의 준비는 끝났다.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자, 하이노가 나타났다.



    "하이노, 그러고 보니 할 일이 있다고 했었지?"

    "네. 실은 ...... 황녀궁의 업무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뭐?"

    "아리아 황녀 전하께서 침상에 계신지라... 제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처리했지만, 황녀 전하의 사인이 필요한 업무가 있어서요."

    "...... 아아, 그래. 그랬었어."



     회귀 이전에는 아리아가 사망하면서 강제로 아리아드네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그때의 아리아드네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하이노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었다.

     이번에도 위임한 줄 알았지만, 확실히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위임한다는 선택도 있지만......)



    "알겠어요. 어머니를 대신해 제가 집무를 맡겠습니다."

    "그건......"



     하이노가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아마도 맡기는 것을 원했던 것 같다.



    (나는 하이노를 믿어. 그에게 맡기면 황녀궁을 유지하는 것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거야. 하지만 나는 지크벨트 전하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얻어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하이노에게 맡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를 알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가진 아리아드네 자신이 집무의 최종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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