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023년 09월 02일 19시 41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 녀석은 친구였다."
용사 아레스와의 관계를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간결했다.
옷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몸은 단련되고 탄탄하다. 잘 다듬어진 금발, 짧게 다듬어진 수염, 단정한 얼굴이지만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눈빛은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친구ㅡㅡ그와 아레스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냈으며, 사선을 몇 번이나 넘나들었던 같은 파티의 일원이니까.
레온 뮐러. 검성 레온으로 칭송받는 그는, 한때 용사 후보의 선두주자이기도 했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다만 그 녀석을 만나기 전까지 나에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없었지. 나름 신분이 높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으니까.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면 인간관계는 위 아니면 아래일 수밖에 없거든. 존경하느냐, 존경받느냐, 만나는 사람을 그렇게 평가한다. 정말 신물이 나지? 귀족이란 그런 거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지금의 레온에게는 그러한 귀족적인 면이 없다. 오히려 신분을 가리지 않는 공명정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나를 대하면서도 신분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격의 없는 말투를 구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레스를 만났을 당시는 어땠을까?
"그때의 나는 귀족이었다. 아니 지금도 귀족이지만, 귀족이라는 존재였어. 그것도 용사 후보였지. 검으로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은 없다는 자부심도 있었고, 용사는 나 자신이 틀림없다고 자만하고 있었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
레온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 녀석이 싫었다. 귀족들만 들어갈 수 있는 팔름학원에 뻔뻔하게 들어온 평민. 그것도 외모가 초라한 남자였다. 눈에 보는 것조차 싫었다."
지금도 존속하고 있는 팔름학원은 용사 양성기관으로 유명하지만, 귀족들만 들어갈 수 있는 학원은 아니다. 오히려 실력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지금이야 ...... 그렇지만. 당시에는 달랐다. 설립 초기의 이념은 사라지고, 귀족들이 자기 자식들의 스펙을 쌓는 기관으로 전락해 버렸다. 물론 돈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명분상으로는 입학에 신분이 필요 없었지만, 굳이 그런 곳에 들어가려고 하는 미친놈은 거의 없었지. 강해지고 싶다면 사설학원에 들어가거나, 유명한 검사의 제자가 되거나, 모험가로서 경험을 쌓는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ㅡㅡ그렇다면 아레스는 왜 팔름학원에 들어간 것인가?
"간단하다. 그 녀석은 용사가 되고 싶었으니까. 강한 전사가 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용사로 인정받으려면 여기밖에 없었지. 뭐, 생각해 보면 학원에 들어가지 않아도 용사가 될 수 없는 건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믿어졌고, 그 녀석도 그렇게 생각했지."
ㅡㅡ처음 만났을 때는 어땠는가?
"잊어버렸다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도 꿈으로 본다. 그를 한 번 보고는 내뱉었다. '넌 용사가 될 자격이 없어'라고."
ㅡㅡ아레스는 뭐라고 대답했나?
"'그래도 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평민에게 말대꾸를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나는 분노했지. 그 자리에서 베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교직원들이 말렸다. 학원 내에서 칼부림은 곤란하다며 말이다. 교사들도 그 녀석을 여기에 안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있었지만, 역시 죽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겠지."
ㅡㅡ아레스는 어떤 학생이었나?
"평범했어. 학원에 들어가기 전에 조금 모험을 했던 것 같았는지, 전투 기술은 어느 정도 있었고. 하지만 검법도 아류라서 기본부터 다시 배워야 했지. 졸업할 때까지 몇 번인가 시합을 했는데, 내가 진 적은 없었다."
ㅡㅡ세간에서는 용사 아레스가 학원 시절부터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건 나중에 그리 된 거다. 마왕을 쓰러뜨리자, 학원 시절의 녀석들이 손바닥 뒤집듯 칭찬을 해줬지. '학창 시절부터 용사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그 녀석은 빛나지 않았어. 하지만 이상하긴 했지."
ㅡㅡ이상하다니?728x90'판타지 > 누가 용사를 죽였는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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