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의 모의전에서는, 이기거나 자신이 정말로 쓰러질 때까지 싸웠다. 약간의 대미지를 입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선생님을 상대할 때도 진지하게 임했다. 가르친 내용 중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이해할 때까지 교사나 동급생에게 물었다. 틀을 따라 하는 반복 연습은 밤늦게까지 했다"
ㅡㅡ그것만 보면 그냥 열성적인 학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용사의 일화로는 다소 약하다.
"열심이라는 수준이 아니야. 그 녀석에게는 휴식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자유시간을 전혀 갖지 않았지. 모든 시간을 '용사가 되기 위해' 사용했다. 그 녀석은 잠을 자지 않았다. 활동의 한계가 와서 쓰러져 있었을뿐이었다. 처음에는 평민이라며 시비 걸던 사람들도, 금방 그 녀석한테 손대지 않았다. 누가 봐도 상식을 벗어난 집념이었으니까."
ㅡㅡ그렇게 노력했는데도, 그는 평범했던 것일까?
"아니, 나름대로의 성장은 있었다. 그보다는, '이 정도나 했으면 성과도 따라오겠지'라는 정도다. 노력해도 재능은 뛰어넘을 수 없다. 그건 엄연한 사실이. 결국 검술에서 나를 따라잡지 못한 것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1등이 될 수 없었다. 물론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면, 누구나 그 정도 성적은 받을 수 있다. ...... 뭐, 그 정도의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분명 졸업할 때 아레스는 수석이 아니었다. 수석은 레온이 차지했다.
"내가 수석으로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백작의 아들이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에 왕족이 있었다면 그 녀석이 수석이었겠지. 물론 나는 그에 걸맞게 성적이 우수했지만."
레온은 웃으며 말했다. 대담하면서도 호의적인 미소였다.
ㅡㅡ그런데 당신은 아레스를 친구라고 말했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그런 사이가 되었는가?
"3학년 막바지에 있었던 야외 훈련 때였다. 3년 동안 배운 것의 총결산으로서, 몬스터와 싸우기 위해 로즐로프 대삼림으로 원정을 갔지."
로즐로프 대삼림은 지금도 마물이 출몰하는 인외마경으로 알려져 있다. 팔름학원에서는 지금도 이 야외 훈련이 전통 행사로서 진행되고 있다.
"마경이라고 해도 장소에 따라 마물의 강도는 천차만별이다. 그곳은 나라가 여럿 들어갈 정도로 넓으니까. 학생들이 가는 곳은 상대적으로 약한 몬스터가 나오는 지역이다. 숙련된 모험가였던 교직원도 함께 가고, 호위를 위한 기사도 동행한다. 위험은 거의 없을 터 ......였다. 하지만 마족 중 한 명이, 이 연습을 노렸다."
이 이야기는 유명하다. 용사의 영웅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습격하는 마족을, 훗날 용사의 파티가 되는 멤버들이 물리친 것이다.
"그건 영웅담이 될 만큼 멋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솔 교사와 호위 기사들이 대부분 죽었으니까. 물론 학생들도 희생자가 발생했어. 말하자면, 왕국의 실책이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살아남은 학생들이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 것이다."
확실히 많은 희생자가 나온 덕분에 마족의 강함이 강조되고, 그렇기 때문에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마족을 물리친 용사들의 용맹함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마족은 마족 중에서도 강한 편이 아니었다. 단지 교활했을 뿐이지. 용사가 될 수 있는 학생을 죽임으로써 적은 위험으로 공적을 쌓으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교사와 기사들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았다면 좀 더 선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약하다고는 하지만, 마족이라고 하면 마물 중에서도 최강 클래스의 종족이다. 마족을 상대로 학생들은 왜 이길 수 있었는가?
"간단한 이야기다. 실력으로는 처음부터 이길 수 있었거든. 학생이라고는 해도 나나 마리아, 솔론의 실력은 월등히 뛰어났다. 다만 실전 경험이 전혀 부족했다. 약한 몬스터는 쓰러뜨릴 수 있지만, 자신들보다 강한 몬스터를 협력해서 쓰러뜨리는 방법을 몰랐다. 나는 혼자서 칼을 휘두르다가 손쉽게 쓰러졌다. 솔론은 자신 있던 마법이 통하지 않아 혼란스러워했다. 마리아는 회복할 수 없는 시체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