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5화 멋진 황녀가 다가왔다!(2)
    2023년 09월 01일 22시 50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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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그 ...... 춤을 못 추는 거예요."



    "춤을 못 춘다니요?"



    "네, 사실 저는 열흘 정도 전에 아버지에게 입양된 참이고, 그 전까지는 계속 평민으로서 살았어요. 그래서 아직 춤 연습을 하지 못해서요."



    "그랬었나요."



    "내일부터 왕립학교에 편입하기 전에 미리 선보이는 자리라고 해서 이 무도회에도 참가하게 되었는데, 열흘 정도로는 예절을 익히기도 바빠서 춤 연습에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었어요"



    "열흘 만에 예절을 익히는 것도 힘든 일이야. 춤 연습을 할 수 없어도 괜찮아. 그럼 세브레 님은 셀레디아님께서 춤을 추자고 하면 거절하는 것이 파트너의 주된 역할인가요?"



     루나가 묻자, 세브레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씨께서 '춤을 못 춘다'는 이유로 여러 번 거절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군요. 숙녀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리고 저, 부끄럽게도 몸이 그리 튼튼하지 않아서요. 지금은 춤을 출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라고 해요."



    "어머, 그건 힘들겠네요."



     베아트리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셀레디아는 쓸쓸하게 웃었다.



    "네, 다음 무도회까지는 적어도 한 곡 정도는 춤출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싶어요."



    "다음 무도회라고 하면, 가을에는 무도회가 없으니까 겨울이네? 12월의 겨울 무도회라면 아직 날짜도 많이 남았으니 어떻게든 되려나."



    "네, 노력해 볼게요."



     격려하는 루시아나에게 세레디아는 역시나 쓸쓸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후후후, 셀레디아님의 춤을 볼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지네요. 그때는 제가 없겠지만, 셀레디아 님의 성공을 기원할게요."



    "뭐?"



     멜로디의 말에, 루시아나를 제외한 여성들이 의아한 목소리를 내었다.



    "세실리아, 겨울 무도회에는 참가하지 안 해?"



    "네, 베아트리스 님. 애초에 저는 평민이고, 이번 무도회도 렉트 씨, 가 아니라 렉티아스 님에게 파트너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참석하게 되었을 뿐이니까요."



    "맞아맞아, 세실리아 씨는 파트너가 없는 렉티아스 님이 불쌍해서 어쩔 수 없이 파트너를 해준 것뿐이지, 다른 의도는 전혀 없는걸."



    "...... 루시아나, 정말 가시 돋친 말투잖아. 그건 그렇고 세실리아 씨, 혹시 평소에는 렉티아스 님을 '렉트 씨'라고 부르는 건가요?"



    "네, 신분이 달라서 불경스럽겠지만, 렉티아스 님은 저를 친구라고 생각해주셔서 평소에는 그렇게 부르고 있어요.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아 그런 호칭은 자제하고 있었는데, 무심코 그렇게 부르고 말았네요. 실례했습니다."



    "그래요, 렉트 씨랑 ......"



    "마침 파트너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흐응~ 친구라."



     베아트리스, 미리아리아, 루나의 시선이 렉트에게로 향했다. 세 사람은 부채를 꺼내어 입을 가렸지만, 그 눈빛은 호를 그리고 있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우메아 님과 크리스티나 님과 같은 기운이 느껴진다 ......!)



     봄의 무도회에서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나이를 불문하고 여성에게 연애이야기란 맛있는 열매인 것이다.



    "...... 세실리아 씨는, 마지못해 렉티아스 님의 파트너로서 무도회에 오셨어요?"



     멜로디의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셀레디아가 그런 질문을 던졌다.



    "아니요. 평민의 신분으로 이런 화려한 자리에 초대받게 되어 매우 놀랐지만, 친구의 부탁이니 싫은 마음은 없어요."



    (아가씨를 도와주기에도 마침 좋았고)



     어디까지나 메이드가 우선인 소녀, 멜로디였다.



    "그래요......"



    "...... 셀레디아 님?"



     어딘지 모르게 건성으로 듣는 듯한 분위기의 셀레디아. 몸이 안 좋다는 말을 들었기에 혹시 몸이 안 좋아진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지만, 그녀는 금방 표정을 되찾았다.



    "이상한 질문을 해서 미안해요, 세실리아 씨."



    "아, 아니요, 그건 괜찮지만, 몸은 괜찮으세요, 셀레디아 님?"



    "네, 중간에 퇴장하게 되겠지만, 아직은 괜찮아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뇨, 그거라면 다행이고요."



     쓸쓸한 미소를 짓는 셀레디아에게 멜로디도 미소로 화답한다.

     한동안 춤에 참여하지 않고 모두들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다.



    "어머, 다들 한자리에 모여있었구나."



    "안네마리 님! 그리고 크리스토퍼 전하도!"



     루시아나가 깜짝 놀란 목소리를 내자, 모두들 자세를 바로했다.



    "그렇게 딱딱하게 굴 필요는 없어. 오늘은 모두에게 우리의 새로운 친구를 소개하러 왔거든."



     크리스토퍼가 이렇게 말하자, 그의 뒤에서 예쁜 미소년, 아니 멋진 미소녀인 시에스티나가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로드피아 제국의 제2황녀, 시에스티나 반 로드피아입니다. 내일부터 왕립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여성스러운 부드러움과 남성적인 섹시함을 겸비한 그녀의 미소가 반짝 빛나자, 베아트리스 일행은 새된 비명을 지를 뻔한 것을 필사적으로 참아야만 했다.



     참고로, 맥스웰의 미모로 내성이 생긴 모양인 루시아나와, 애초에 미남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멜로디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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