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1화 세실리아의 만남(2)
    2023년 08월 31일 23시 00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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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아트리스, 미리아리아? 전부 다 봄 무도회에서도 들었던 대사잖아. 그리고 루나, 우린 그냥 입장한 것뿐이지 딱히 행사 같은 건 하지 않았는걸?"



     루시아나의 대답에 베아트리스와 밀리아리아는 어이없어했으며, 루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렇게나 눈에 띄게 입장해 놓고 무슨 소리야?"



    "어? 눈에 띄었어?"



     성에 온 이후 줄곧 긴장한 상태였던 루시아나는, 주변의 반응을 살필 여유가 전혀 없었다. 눈을 부릅뜨는 루시아나의 모습에 맥스웰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것보다 그녀를 소개할게, 세실리아 씨야. 지난번에는 팟~ 하고 나타난 줄 알았더니 휭~ 하고 사라져 버려서 제대로 인사도 못 했잖아."



    "루시아나 님, 팟~ 하고 휭~이라뇨......."



     쓴웃음을 짓는 멜로디. 그 말에 정신을 차린 세 사람이 자기소개를 하자, 그녀도 대답한다.



    "세실리아 맥머든이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그녀는 평민이니 다들 살살 대해줘."



    "어머나, 저렇게나 아름다운데 평민이라니. 우리가 잘 보살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정말 그래. 무도회에는 불손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야. 우리한테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마."



    "감사합니다. 하지만, 괜찮을 거예요. 렉티아스 님께서 지켜주실 테니까요."



    """어머나!"""



    "쳇!"



     활짝 웃으며 대담한 말을 하는 세실리아의 말에 루나 일행은 환호성을 질렀다. 덕분에 루시아나의 혀를 차는 소리는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았다.

     렉트는 눈썹을 찡그리면서, 얼굴이 붉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광경을 본 맥스웰은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얼굴을 살짝 돌리며 참았다.



    "왠지 아주 즐거워 보이네요."



    "안네마리 님!"



     당분간 담소를 나누고 있자, 이들에게로 안네마리가 다가왔다.



    "평안하셨습니까, 안네마리 양."



    "평안하셨나요, 맥스웰 님."



     서로 웃으며 인사하는 두 사람. 맥스웰의 인사를 시작으로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말을 주고받는 안네마리. 마지막으로 그녀의 시선은 멜로디에게 향했다.



    "당신이 지난 무도회에서 천사라고 칭찬을 받았던 사람이구나."



    "분에 넘치는 말씀이세요. 저는 세실리아 맥머든이라고 합니다."



     빈틈없이 아름다운 인사예절을 보이는 멜로디. 다른 영애들이 '나보다 더 잘할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는 사이, 안네마리는 .......



    (지난번에 내가 이런 미소녀를 놓쳤다는 거야!? 난 바보야!!!!)



     압도적인 후회. 안네마리는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나는 봄 무도회에서 당신의 춤을 못 보고 말았어. 루시아나 씨와 함께 낙원 같은 멋진 춤을 추었다고 들었는데, 오늘 꼭 보았으면 해."



    "나, 낙원이요?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할게요."



     설마 루시아나와의 춤에 그런 평가가 붙을 줄은 몰랐던 멜로디는, 입가에 경련이 일어나려는 것을 애써 참으며 대답했다.

     그런 모습도 귀엽다. 미소녀는 어떤 표정이든 다 귀엽다. 안네마리는 빙긋이 웃으며, 그만 자신의 욕망을 말하고 만다.



    "내년의 봄 무도회에서는 부디 나와 함께 '동성 커플 댄스'를 추도록 하자."



    "네? 아, 저기....... ......"



    "그것 말씀인데요, 안네마리 님!"



     대답에 머뭇거리던 멜로디를 감싸는 그 말은, 설마 하던 루시아나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세실리아 씨의 내년도 댄스 일정은 이미 저로 채워져 있거든요. 아무리 안네마리 님이라도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어요."



    "잠깐, 루시아나!?"



     루시아나의 단호한 태도에 베아트리스는 깜짝 놀랐다. 설마 후작영애이자 '완벽한 숙녀'라고 칭송받는 안네마리를 상대로 루시아나가 그렇게 나올 줄이야.



    "어머, 정말 그랬어, 루시아나 씨?"



     왠지 모르게 주변에 긴장감이 감돈다.



     멜로디를 좋아하는 루시아나 VS 미소녀를 좋아하는 안네마리, 지금부터 장렬한 대결이 시작된다!











     ...... 같은 일은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음. 그럼 이렇게 하자. 왕태자 전하와 의논해서, 내년의 동성 커플 댄스는 열 곡 정도로 해달라고 부탁해 볼게. 어때?"



    "좋아요, 안네마리 님! 내년에 세실리아 씨와 열 번이나 춤을 출 수 있는 거네요!"



    "...... 그 부분은 조금 양보해 주셨으면 좋겠어, 루시아나 씨."



    (나, 내년 봄 무도회에도 참석하는 거야 ......?)



    "정말 루시아나도 참. 우리도 잊지 말아 줘."



    "그래, 루시아나. 내년에는 나하고도 춤출 거니깐!"



    "저도 잊지 마세요, 루시아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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