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4 화 안나와 마이카
    2021년 01월 06일 20시 14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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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101/





     학교에서 하던 안네마리의 조사는 벽에 가로 막혀 버렸다.


     학생회원으로서 학교 측의 검사기록을 확인하거나, 슬쩍 학생들에게 물어본 것도 큰 성과가 없었고, 들려오는 것은 루시아나에 대한 의혹의 소문 뿐.


     연필과 손수건. 상황증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잡한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퍼져버린 주위의 의심. 그것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웠다.


     이대로는 진척이 안 나간다. 그래서, 그녀는 이번 변장조사를 단행한 것이다.

     학생과 교사 뿐만이 아닌, 그들과 관련된 하인들에게서 다른 시점의 정보를 얻을 수 없을까, 하고.


     어떻게든 둘러대서 만든 어느 날 오후의 자유시간을 이용해서, 메이드 복을 입은 안네마리이자 안나는, 예의 숨은 통로를 사용하여 학생 기숙사에서 빠져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발을 내디딘 것 까지는 좋았지만.....


     "음~ 이건 어떻게 해야 할까?"


     점심시간. 안나가 찾아온 곳은 지하의 하인식당이다. 물어보기에는 절호의 장소였지만, 과연 혼자서 들어와도 괜찮은 걸까?


     "여긴 우리 하인들도 이용하잖아. 들키지 않으려나?"


     이제 와서 걱정이다. 뭐, 그녀의 변장은 꽤 퀄리티가 높았으니 아마 들키진 않겠지만.


     '적어도 누구와 함께라면 눈에 띄지 않을 텐데, [안나] 가 아는 메이드는......'


     떠오르는 자는 겨우 한 명이다. 그렇다, 안나가 아는 사람은 기껏해야 검은 머리의ㅡㅡ.


     "어라? 안나 씨?"


     "어? 메, 멜로디!?"


     "와아, 역시 안나 씨였네요. 당신도 학교에 와있었네요."


     세계는 합리주의로 만들어져 있나 보다. 안나가 유일하게 아는 메이드 친구인 멜로디가 나타났다.

     그녀는 양손을 짝 하고 치면서, 안나에게 미소를 보였다. 두 사람의 재회는 전의 왕도산책 이래.

     오랜만의 재회에, 멜로디 뿐만 아닌 안나까지도 기뻐지는 바람에 당분간 조사의 일을 잊고 마는 안나였다.


     "오랜만이네, 멜로디! 내가 사준 그 인형, 소중히 하고 있어?"


     "물론이에요. 그녀는 오늘도 쌩쌩하게 있어요. 안나 씨는 어떤가요."


     "나도 찬장에 놓아두며 소중히 하고 있어. .......쌩쌩하다?"


     설마 선물해 준 인형이 저택에서 메이드를 하고 있을 줄은 생각할 수 없었던 안나였다.


     "어라, 멜로디. 아는 사이?"


     "헐, 처음 보는 애네."


     ".......미인이다."


     식당의 입구에서 대화하고 있자, 뒷편에서 사샤 일행이 다가왔다.

     

     멜로디가 중개하여, 넷이서 서로 자기소개를 한다. 그리고, 사샤가 제안을 하였다.


     "저기, 괜찮으면 우리들과 같이 식사하는 건 어때. 환영할게."


     "부디 부탁드려요!"


     정말 원하는 제안이었다. 안나는 멜로디 일행과 같이 점심식사를 먹게 되었다.


     "다행이네요. 그럼, 가자......어, 마이카는 아직일까?"


     "마이카?"


     안나의 심장이 두근 하고 뛰었다. '마이카' 라고 듣고 떠오른 것은, 태자 크리스토퍼의 전생인 구리타 히데키의 여동생인 구리타 마이카였다. 여성향 게임 매니아 동료였던 귀여운 아이였다.


     '설마 그녀도 이쪽의 세계에.........라니, 그럴 리 없나.'


     이세계전생을 했다고 해도 동명일 리가 없고, 이쪽에 있다는 말은 불행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뜻이 된다. 그건 결국,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설마 할머니가 되어서 시대를 거슬러 전생 (?) 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안나였다.


     "멜로디, 마이카라니?"


     "우리 가문의 견습메이드예요. 제 후배가 되네요. 조금 전까지 같이 있었지만, 갑자기 아는 사람을 찾았다며 뛰쳐나가 버려서. 쫓아가려 했지만, 먼저 드시라고 말하며 가버렸지 뭐예요."


     "그런가. 잠깐 만나보고 싶었는데."


     "네, 다음 기회가 된다면 사이좋게 지내주세요. 노력가이며 착한 아이니까요."


     "오, 그거 기대되네."


     안나와 멜로디는 서로 미소지었고, 그 후 다섯 명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그 무렵. 멜로디와 헤어졌던 마이카는......


     "기다려~!"


     "......"


     "기다리라니까~!"


     마이카는 학생 기숙사 구역의 통로를 전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서 달리는 자는,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만났던 그 소년.


     말끔한 견습시종의 차림을 하고 있지만, 그 보라색 머리와 죽은 듯한 눈은 간단히 잊을 수 없다.

     "기다리라니, 꺄악!?"


     하지만, 수녀 아나벨보다 빠르다고 칭송되던 그녀의 다리힘으로도 쫓아가기는 커녕 점점 거리가 벌어져 갔다. 필사적으로 달렸지만 체력도 한계에 도달해서, 마이카는 지면에 다리가 걸리며 넘어지고 말았다.


     "으으, 아야야."


     다행히 긴 스커트 덕분에 무릎이 까지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아픈 것은 아프다.


     그러자 마이카의 머리 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자그마한 손이 내밀어졌다. 올려다 보니, 그곳에는 처음 전생했던 날, 마이카를 슬럼가에서 구해줬던 소년의 모습이 있었다.


     마이카는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눈앞의 소년이, 마왕의 꼭두각시로서 여성향 게임 '은의 성녀와 다섯 가지 맹세' 의 제 4 공략대상자, 뷰크킷셀이라는 사실을.






     이 만남은, 게임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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