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1 화 전 아가씨를 믿고 있어요!2021년 01월 05일 23시 22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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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들쑤심 사건' 이 일어난 날. 역시 오후의 선택수업은 휴강이 되었다. 그에 따라 렉트의 조수 업무도 쉬게 되어서, 소식을 들은 멜로디는 귀가하는 루시아나를 마중하였다.
"어서오세요, 아가씨."
"으, 응, 왔어, 멜로디. ......저기, 우리 반의 일 들었, 어?"
"예. 또 아가씨의 반이 어지럽혀졌다지요."
"......응, 맞아."
고개를 숙이는 루시아나. 멜로디는 조금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연속으로 사건이 일어나서 낙담하고 있는 걸까? 가방을 맡긴 루시아나는 침실을 향해서 허둥지둥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아가씨, 오전에 수업이 끝났다고 해도 오늘은 귀가가 빠르네요. 점심식사는 드셨나요?"
루시아나는 약간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고 대답한다.
".....응, 오늘은 약간 식욕이 없어서."
"괜찮으신가요? 뭔가 가벼운 거라도 만들까요?"
"그, 그렇네. 그래줄래?"
돌아온 루시아나는 한번도 멜로디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침실로 가고 말았다.
'아가씨, 왜 저러실까.....'
그리고 준비한 저녁은 결국 전혀 손을 안댄 채 다음날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가씨, 정말 괜찮은가요? 아침부터 안색이 그다지 좋지 않으시니, 오늘는 쉬시ㅡㅡ"
"갔다올게!"
"아가씨! ......가버렸네. 정말 왜 저러실까.....?"
아침 식사도 형식적으로만 입에 댄 것 뿐이고, 루시아나는 말도 거의 안 한 채 재빨리 등교하고 말았다.
틀림없이 어제의 사건이 원인일 것이다.
'나로선 도움이 안된다는 뜻이려나......모시는 아가씨가 믿어주지 않는다니, 역시 난 [세계 제일로 멋진 메이드] 가 되기에 아직 먼 것 같아.'
그 날 오후, 멜로디는 렉트의 집무실에서 차의 준비를 하면서 무심코 한숨을 쉬고 말았다.
집무 중이었던 렉트는, 걱정스러운 듯 멜로디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은가, 멜로디."
"네? 아, 예. 제대로 맛있게 내놓았으니 괜찮아요."
미소를 지으며 티포트를 살짝 들어 보이는 멜로디. 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모습에, 렉트는 걱정하고 만다.
.......말의 의도를 틀리는 건 항상 있는 일이지만.
"역시 어제의 건이 신경쓰이는가? 루틀버그 양도 꽤 큰일났다는 이야기던데."
"아가씨께서 큰일이라니 무슨 말씀입니까!"
멜로디는 눈을 부릅떴다. 탁 치듯이 티포트를 테이블에 놓고서, 렉트의 눈 앞에 달려들었다. 그 기세에 두 사람의 코 끝이 닿을 젛도로 거리가 좁혀졌다.
"가, 가깝다! 가깝다고 멜로디!?"
"그런 일보다 설명해 주세요!"
슬슬 기다리는 것도 한계에 도달해서, 렉트는 포기한 듯이 격한 어조로 대답했다.
"이, 1학년 A반에서 일어난 두 사건의 범인이 아닌가 하고 학교 안에 소문이 났다!"
"예에에에에에에에!? 왜 그런 이야기가 되었습니까!?"
"아무래도 학생의, 특히 1학년 사이에 상당히 퍼진 듯 하다. 임시강사인 내 귀까지 전해졌을 정도니까, 교직원들에게도 퍼진 모양이다."
"......어제 일어난 일인데, 역시 이상하지 않습니까?"
"솔직히, 소문의 출처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학교 상층부는 어디까지나 소문으로서 취급하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모양이지만, 일반 직원의 대부분은 상당한 사람들이 사실처럼 말하고 있었다. 약간 부자연스러울 정도였지. 학교장이 타이르고는 있었지만."
학생 뿐만이 아니라 교직원한테까지 의심하는 자가 있다는 사실에, 멜로디는 현기증이 일어날 것 같았다.
'아가씨의 안색이 나빴던 이유는 이것이었네. 오늘 시점에서 이 정도라면, 어제도 이미 비슷한 상황에 빠졌어도 이상하지 않아. 이런 괴로운 때에, 부탁하지 않으시다니....'
".....아가씨가 범인일 리가 없습니다."
"그녀와 그렇게 친한 건 아니지만, 뭐, 그런 음침한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겠지."
렉트가 동의해줘서 약간 안심하는 멜로디.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어주면 얼마나 든든한 가, 라고 멜로디는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렉트 씨."
"뭐, 뭐어, 네가 모시는 주인이다. 의심할 리가 없지."
이 감사의 미소는 얼마나 눈부신가. 렉트는 확 얼굴을 붉히면서 부끄러운 듯 얼굴을 돌렸다......어느 쪽이 사랑하는 소녀인지 모를 광경이었다.
조수업무를 끝낸 멜로디는 학생기숙사로 돌아오자 서둘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 오늘은 7월 2주 차 6일. 다시 말해, 저택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어떤 의미로 마침 잘됐어. 오늘은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지내게 하자. 상냥한 부모와 하루를 보낸다면 분명 조금은 마음이 풀릴 거야.'
자신이 그랬으니까......멜로디는 어머니 세레나와의 추억을 곱씹으면서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이윽고 저녁이 되자, 루시아나가 돌아왔다.
"어서오세요, 아가씨."
"응, 나 왔어."
인사를 나누고, 멜로디는 루시아나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내심 '오?' 라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보다 약간 기색이 좋은 듯한.......?'
"아가씨, 저택에 돌아갈 준비는 되었어요. 언제든지 나가실 수 있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차를 한잔만 마시고 나서 가도 될까."
"네, 물론이에요."
힘든 일도 있었기 때문에 빨리 부모를 만나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어제보다도 약간 진정된 모양이다. 학교는 괜찮았던 걸까. 의문으로 생각하ㅕㄴ서도 멜로디는 홍차를 따랐다.
"고마워, 멜로디. .......하아, 맛있어. 역시 멜로디의 홍차는 최고네."
"감사해요. 그런데 아가씨, 오늘은 점심식사를 드셨나요? 혹시 아직이라면 뭔가 가벼운 거라도 마련해드릴 수 있는데요....."
그런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멜로디에게, 루시아나는 쓴웃음을 띄웠다.
"......멜로디, 혹시 내 소문, 들어버렸어?"
"어, 아, 그......예."
루시아나의 물음에, 멜로디는 왠지 뒤가 켕기는 기분이 되고 만다. 그런 멜로디의 모습에 루시아나는 더욱 눈썹을 내리며 싱긋 웃었다.
"미안해, 어제는 아무 말도 안 해서."
"아니요, 그런 일은....."
"걱정을 끼치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 태도 쪽이 더욱 걱정을 끼치고 말았네. 씩씩하게 행동할 셈이었는데.....난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비난에 약한 모양이네."
"아가씨......"
실제로, 게임에서의 루시아나의 마음도 결코 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에 비하면 꽤 안색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네요."
"........응. 실은, 어제부터 반의 모두들에게는 약간, 아니, 꽤 의심받은 모양이었어. 불운이 겹친 모양이야. 설마 사건 발생 시 두 번 전부 내 분실물이 발견되다니. 상황을 보면 내가 수상하다는 분위기가 생긴 거야. 뭐, 직접 물어본 건 아니지만, 그, 모두의 시선이 좀 그랬어."
"그럼 어째서......"
"그래도, 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알았으니까. 어제는 나도 동요해서 도망치듯이 돌아갔지만, 오늘 몇 명의 학생들이 날 믿어준다고 말해줬어."
루나와 페리안, 그리고 사건의 피해자인 루키흐도 그렇게 말해줬다고 한다.
"평소에 아가씨와 사이좋았던 분들이네요. 모두, 아가씨를 잘 이해하고 있나 보네요."
"응. ......이상하네. 지금도 많은 학생들에게 의심받는 상황인데, 정말 몇 명, 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알게된 것 만으로도, 그것 만으로도 마음이 온화해졌는걸."
루시아나는 싱긋 미소지었다. 아직 약간 우울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기쁜 것처럼 보인다.
"아가씨, 저도 다른 분들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아가씨를 믿고 있으니까요! 아가씨를 모시는 메이드로서, 이점은 절대로 누구에게도 지지 않아요!"
굳은 의지를 담은 멜로디의 말에, 루시아나는 눈동자를 깜빡이면서 놀랐다.
그리고 무심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후후, 후후후후.......고마워, 멜로디. 다시, 마음이 따스해졌어."
"네, 몇 번이고 말하겠어요. 전 아가씨를 믿고 있어요. 얼마든지 따스해지세요!"
약간 연기가 들어갔지만, 거의 오버리액션인 멜로디. 왼손을 높게 들고, 오른손으로 가슴가를 대는 자세는 어딘가의 연극배우같은.....은 너무 과장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루시아나를 즐겁게 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루시아나의 눈동자가 반짝 빛난다.
"........그래, 그럼, 멜로디가 날 따듯하게 해줘야겠어!"
루시아나는 찻잔을 테이블에 놓고.....야수처럼 멜로디에게 뛰어들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흐흐흐, 좋지 않은가. 자, 그 부드러운 살결로 날 따뜻하게 만들어라!"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잖아요오오오오오!?"
설마 그 풀 죽었던 상태에서 이런 상태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멜로디는, 루시아나에게 밀려 쓰러져서 당분간 일어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리고ㅡㅡ.
"아, 상쾌한 기분! 루시아나・루틀버그 완전부활이야! 본인은 매우 만족스럽다네!"
".....그러니까, 그런 대사 어디서 배운 건가요, 아가씨."
'뭔가 정말 더럽혀진 기분......'
물론 꾸욱 안겨져서 데굴데굴 굴러다녔던 것 뿐이어서 멜로디의 몸은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완전히 안색을 되찾아서 어째선지 피부가 부들부들 탱탱하게 되어버린 루시아나를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후후후, 고마워, 멜로디. 역시 넌 내 최고의 메이드야!"
그렇게 들으면, 뭐라 불평할 수 없는 멜로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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