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9화 렉티아스 프로드의 고뇌(2)
    2023년 08월 31일 20시 36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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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지 ...... 만)



    "...... 각하, 아가씨를 찾았는데도 왜 그렇게 침울한 표정을 짓고 계십니까?"



     그것이 의문이었다. 사랑하는 세레나를 잃은 레긴버스 백작에게는 실종된 친딸만이 유일한 희망이자 구원이었을 텐데, 왜인지 계속 표정이 좋지 않다.

     세실리아가 무도회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기뻐했을 때가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 그럴 리가 ...... 그래,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엄청나게 어색한 미소다.



    (설마, 각하는 그 소녀가 진짜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셨을까?)



     아니, 만약 그렇다면 왜 그 소녀를 데려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렉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



    "...... 각하, 보고는 이상이니,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그래, 알겠다."



     렉트는 인사를 하고서 레긴버스 백작의 집무실을 떠났다. 그가 떠난 후, 클라우드는 등받이에 기대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 더, 감동할 줄 알았다. 감격해서 안아주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건만 ......"



    (왜냐면, 사랑하는 세레나와 나의 딸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해. 그럴 터인데, 나는 ......!)



    "왜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걸까 ......?"



     처음 딸을 만났을 때, 분명 세실리아를 보았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



    "그저 은발에 푸른빛을 띤 눈동자를 가진 소녀로만 ...... 보였다..."



     그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분명 클라우드와 세레나의 피를 물려받았을 텐데,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딸과의 만남은 짧게 끝났다. 피곤할 거라며 선심 쓰는 척하며.



    "미안, 세레나. 나는 아버지로서 실격이야 ......"



     집무실의 창문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저 푸르고 맑은 하늘이 보일 뿐이었다.





    ◆◆◆





    "렉토잖아! 오랜만인데?"



    "...... 세브레."



     백작을 떠나 돌아오는 길, 렉트는 저택을 나가는 길에 동료인 세브레 파프핀토스와 재회했다. 그는 오랜만의 재회를 반가워하며 다가왔다.



    "와, 벌써 반년 만이네. 잘 지냈어?"



    "그래, 나는 그랬는데. 너는 괜찮아? 계속 이웃 나라에서 아가씨를 찾고 있었다지?"



    "물론 괜찮지. 그리고 지금은 역할을 완수한 기쁨에 몸 상태도 최고라고!"



     세브레는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무심코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솔직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하다.



    "...... 드디어 아가씨를 찾았다다더라. 축하해, 세브레."



    "오, 너도 들었냐. 고생했지만 잘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어."



     두 사람은 걸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 네가 찾아낸 아가씨는 정말로 은빛 머리와 유리색(군청색) 눈동자를 가진 아가씨였어?"



    "물론이지. 아름다운 머리와 눈동자를 갖고 계신다고. 너에게도 만나게 해주고 싶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은 것 같으니 여름 무도회 때나 볼 수 있을 것 같아."



    "최근에 저택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름 무도회에 나간다니? 여러 가지로 괜찮을까?"



    "왕립 학교에도 새 학기부터 다니게 하겠다고 각하께서 말씀하셨으니까. 아무래도 무도회에서 먼저 선보일 생각이신 것 같아."



    "...... 꽤나 급작스러운데."



    "빨리 귀족 사회에 익숙해지게 하려는 의도겠지. 그래도 아가씨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설마, 재빨리 기숙사에 보내서 얼굴을 보지 않으려는 의도는 아니겠지?)



     설마 그건 아닐 거라며, 렉트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일단 무도회에서는 내가 파트너를 맡을 예정이지만, 아가씨께서는 계속 평민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춤을 출 수 없어. 다음 무도회를 기대해야겠지. 너는 무도회에 어떻게 할 건데?"



    "...... 나도 아는 사람에게 파트너를 부탁했으니까 참석할 예정이야."



    "호오, 네가 파트너를 데리고 온다는 말은 처음 들었는데. 누군지 기대되는걸."



     진심으로 기뻐하는 세브레. 아마 렉트의 파트너가 진짜 세레스티 아가씨일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세브레가 백작을 속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럴 이유도 없고, 이득도 없다. 그렇다면 어떤 우연에 의해 우연히 조건에 맞는 딸을 발견한 것일까 ......?



    (...... 모르겠다)



     답 같은 건 나올 리가 없다. 아직 본인을 만나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결국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렉트는. 세브레의 배웅을 받으며 백작 저택을 떠났다. 세브레는 셀레디아 아가씨의 호위기사로서 저택에 자주 드나든다고 한다.



    (아아, 멜로디의 비밀, 세레나의 정체, 셀레디아는 대체 누구인가? ...... 고민이군)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렉트는 점점 더 무거운 비밀을 쌓아가고 있었다 .......

     


     

     소설 3권 2023년 9월 20일에 발매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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