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8화 맥스웰의 미소(1)
    2023년 08월 30일 22시 55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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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8월 25일이 되었다.

     루시아나 일행이 공식적으로 왕도로 돌아오는 날이다.

     멜로디가 먼저 인적이 드문 길가에 문을 열고, 그곳에서 약 두 시간의 여정을 거치며 그들은 왕도에 도착했다.



    "왕도여, 내가 돌아왔다!"



     마차의 좌석에 앉아 왼손을 가슴에 대고서, 오른손을 하늘을 향해 내미는 루시아나.



    "아가씨, 어디서 그런 말투를 배우셨어요?"

    (어디선가 연극이라도 본 걸까?)



    "왠지 말하고 싶어서 그랬어!"



     루시아나는 혀를 내밀며 귀엽게 웃었다.



     '빈곤귀족'이라고 놀림을 받지만, 썩어도 귀족. 입장할 때 길게 줄을 서는 평민들과 달리, 루시아나의 마차와 렉트의 말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왕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휴, 이제 당당하게 왕도를 누비고 다닐 수 있겠어. 사바의 공기가 참 맛있어!"



    "저기, 아가씨, 정말로 어디서 그런 말투를 익히셨어요?"



    "왠지 모르게!"



    ('사바'는 불교 용어인데...)



     하지만 이 세계는 어째선지 지구의 고사를 알지 못하면 통용되지 않는 관용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전생할 때 멜로디의 안에서 제멋대로 알아들을 단어로 번역되어서 그렇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멜로디는 그렇게 해석했다.



    "지금까지 신세 졌다. 나는 여기서 이만 실례하지."



     정식으로 왕도로 돌아와서 렉트도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볼일을 보러 가는 것 같다.



    "어디 볼일이라도 있으세요?"



    "백작 각하께 멜로디...가 아니라 세실리아 양이 무도회에 참석한다고 말씀드려야 해서."



    "폴라는 어떻게 할까요? 아직 드레스 준비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요."



    "무도회가 시작될 때까지 그곳에 맡겨도 될까. 아마 본인한테 말해도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으니까."



     쓴웃음을 짓는 멜로디와 렉트. 드레스 같은 무도회 패션에 대한 폴라의 열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렉트의 말을 전혀 부정할 수 없었다.



    "가족 분들도 걱정할 테니,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전할게요."



    "부탁한다. 그럼..."



    "네, 다녀오세요."



     웃으며 손을 흔드는 멜로디의 배웅을 받으며, 렉트는 루시아나 일행과 헤어졌다.



    (......『다녀오세요』인가........)



     단순한 인사말일 텐데, 왜인지 아주 근사한 말처럼 느껴져 가슴을 두근거리며 레긴버스 백작에게로 향하는 렉트는...... 무엇을 상상했던 것일까?



    "아, 맞다!"



    "무슨 일이세요, 아가씨?"



     뭔가를 떠올린 듯이 놀라는 루시아나.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맥스웰 님께 무도회의 대답을 보내야 해! 깜빡할 뻔했어."



    "아, 확실히 그렇네요. 일단 저택으로 돌아가자마자 답장을 쓰도록 해요. 제가 전해드릴게요."



    "응! 부탁해, 멜로디! 류크, 빨리 저택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바쁘지만 무도회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





     같은 날. 멜로디 일행이 왕도로 돌아가기 조금 전. 왕세자 크리스토퍼의 방에, 주인인 크리스토퍼와 안네마리, 그리고 맥스웰 세 사람이 모여 있었다.



    "레긴버스 백작가에서 여성용품의 구입을?"



    "네, 갑자기 여성용품의 구매가 늘어난 것 같아요. 상업 길드에서 온 정보랍니다."



     크리스토퍼 일행은 상업 길드를 지원하면서 길드를 통해 어느 정도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거기서 들어온 것이 바로 앞서 말한 정보였다.



    "레긴버스 백작의 누님이 남편을 잃었다고 하던데. 그쪽의 가능성은?"



    "아니요, 주로 우리 나이 또래의 아가씨들을 위한 물건들을 구매하고 있어요. 그중에는 여성용 속옷이나 잠옷 등도 있어요."



    "...... 보통 그런 것들은 주문 제작하지 않을까?"



    "급하게 필요한 거겠죠. 칫수가 안 맞아도 되니 빨리 원했던 모양이네요."



    "그건 다시 말해 ...... 너희들이 보는 꿈의 중요한 인물인 '성녀'를 드디어 찾았다는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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